- '비밀의 집' 서하준 "힘이 돼준 가족·팬들 있어서 포기 안 했죠" [인터뷰]
- 입력 2022. 10.13. 16:03:46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서하준이 ‘비밀의 집’으로 또 하나의 성장사를 썼다.
서하준
지난 10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 MBC ‘비밀의 집’은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쫓는 흙 수저 변호사가 세상과 맞서 싸우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비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치밀한 복수극.
서하준은 극 중 머리 좋고 위트도 넘치며 사랑 많은 변호사 우지환으로 열연을 펼쳤다. 우지환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진실을 좇는 인물이다.
‘비밀의 집’을 통해 또 하나 배우고 성장했다는 서하준이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일문일답으로 풀어냈다.
▶종영 소감을 전한다면.
작품이 끝날 땐 실감을 못 하는데 일일드라마가 100회가 넘어가면 안 가던 시간도 빨리 가서 아쉽다. 배우들, 스태프들과 8개월간 동고동락했는데 아쉽고 그 다음은 약간 자신에 대한 질타도 하고 시원섭섭하다.
▶일일드라마 특성상, 긴 호흡을 달리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일일극은 배우들한테 도움이 크게 되는 장르다. 배울 것도 많다 시스템이나 체력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장르이기 때문에 참 좋은 장르라 생각한다.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다. 힘들지만 보람된 힘듦이라 뭘 하면 항상 배운다. 시간이 지나면 그 힘든 시간을 활용하고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아닌가?’라면서 더 힘들어 볼 걸 하는 아쉬움도 든다.
▶복수극이었던 ‘비밀의 집’은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였다. 극을 이끌어가는데 부담도 따랐을 터.
부담 있었다. 웬만하면 안 느끼는데 부담이 됐던 게 어머니를 잃고 지환이 주축이 돼서 사건이 흘러가고 쏠리다보니 부담이 됐다. 그 중에 한사람으로서 주체적인 인물인데 전달이 잘못되어지면 극 전체가 어떻게 될 수도 있으니 그런 부담이 있었다.
▶우지환라는 캐릭터를 구축하기까지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쉽진 않았다. 캐릭터를 잡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기보다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 지환이는 정직하고 바른 이미지라 대사를 할 때도 대사가 없을 때도 리액션이 있는 상황에도 동작 하나하나가 국한돼있는 느낌이었다. 우지환이 주머니에 손 넣고 하기도 그렇고 편하게 하기도 그러고 저만의 느낌이지만 중간에 경직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우지환의 모든 대사들이 무거워서 그렇다보니 자칫하면 가벼워 보이지 않을까 해서 손동작이나 편하게 있는 것 하나에 고민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어려웠던 것 같다.
▶직업이 변호사였던 만큼, 법률 용어가 있는 대사도 소화해야했다.
이번 작품에서 자존심이 상했다. NG를 내는 건 배우의 특권이지만 저는 가능하면 안 내고 처음 그대로 밀고 가는 편을 선호하는데 이번 작품에서 유독 NG를 냈다. 매체연기에 데뷔하고 9년 동안 한 문장에서 두 번이나 NG를 낸 건 처음이었다. 집에 와서까지 그 대사가 생각나더라.
▶외적인 변화에도 힘주었다고.
우지환이 흑화할 때 살을 빼보자는 제안을 주셔서 단기간에 3-4kg을 빼보긴 했다. 사실 저는 감량이 편하다. 무식욕자라서 먹는 재미를 잘 모른다. 밥은 먹어도 5~10분 내로 끝내고 밥보다 잠이 중요하다. 밥은 살려고 먹는다. 8개월 동안 일하면서 메뉴를 고른 적이 없다. 식사량이 없는 편이라 오히려 많이 먹어야 할 때가 힘들다.
▶지난 6개월 동안 드라마에 집중해왔다. 인간 서하준의 삶으로 돌아가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8개월 동안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으니 아들, 오빠로서 돌아가서 집에 충실하고 있고. 해보고 싶었던 리스트들 실행하고 있다.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꾸준히 하고 있고 레슬링을 시작했다. 일을 하다보면 받는 스트레스를 일상에서 풀고 싶은 욕구가 있지 않나. 저는 그게 운동이다. 레슬링에서 강한 분들을 만나서 겸손도 알아가고 재밌더라.
▶데뷔 14년 차 배우가 됐다. 지금까지 연기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가족. 그 다음은 팬들과 응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이다. 제가 중도에 포기 안하고 여기까지 온 건 많은 분들의 도움 없이는 안 됐다. 저라는 존재가 나약한 걸 알아서 주변에서 힘을 주고 믿어주지 않았다면 못 왔을 걸 알기에 감사하다. 제 인생에서 3분의 1을 이 직업으로 살고 있으니까 이왕 시작한 만큼 좋은 성과를 내고 인생 끝까지 해보고 싶다.
▶팬들에게도 한 마디 전한다면.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린다. 이 세상에 어떤 단어로 표현해도 안 될 정도로 감사하다. 이유 불문하고 제 편이 돼주고 항상 힘을 주시고 그런 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느껴지는 만큼 보답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게 속상하다.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게 없어서 죄송한데 그 마음이 진심이다. 언젠간 보답할 수 있게 제 인생이 끝날 때까지, 검은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살겠다.
▶남은 올해는 어떻게 보내고 싶은가.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서 지내다 연말에 좋은 자리에 불러주시면 거기 나가서 올해 마무리를 할 것 같다. 감사하게도 데뷔하고 한 해 마무리를 시상식에서 보내왔다. 단 한 번도 상을 받으려고 연기를 한 적은 없는데 시상식에 오는 게 목표인 분들도 있다는 걸 알고 이 감사함을 몰랐구나 싶었다. 감사한 마음으로만 갔는데 매년 빠지지 않고 마무리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더라. 좋은 자리에서 다 같이 마무리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블레스이엔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