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 염정아 “영화만 4번 봐, 볼 때마다 폭풍오열” [인터뷰]
입력 2022. 10.14. 15:54:04

'인생은 아름다워' 염정아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저는 이 영화의 대본을 볼 때부터 폭풍오열 했어요. 찍을 때도 그렇고, 영화를 본 후에도 오열했죠. 여러 번 시사를 보고 왔어요.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더라고요. 관객분들도 많이 웃고, 우신 것 같아요.”

어느새 촉촉해진 눈가다. 그때 그 감정이 되살아난 듯 눈시울을 붉히다가도 이내 곧 환한 미소를 지었다.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 배우 염정아의 이야기다.

2020년 2월 6일 크랭크업 한 ‘인생은 아름다워’(감독 최국희)는 당초 그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개봉이 연기됐다. 약 2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염정아는 “개봉 소식을 듣고 너무 좋았다. 되게 기다리고 있었다. 빨리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상황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지금 딱 시기가 좋은 것 같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자신의 생일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염정아)과 마지못해 그녀와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류승룡)이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는 국내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탄 이 영화는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던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을 제치고 역주행을 시작했다.

“저도 울다, 웃다 반복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어디에 털이 났을까 걱정이다’란 평이에요. 하하. 개봉하면 남편과 둘이서 일반관에 가 관람해요. 이번에는 일반 시사가 있어서 총 4번 봤는데 볼 때마다 점점 더 울게 되더라고요. 어김없이 눈물이 나는 장면은 아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장면이었어요. 진봉이가 저에게 파티를 열어줬을 때도요. 그러면서 ‘뜨거운 안녕’ 노래를 부르는데 눈물이 났어요. 진봉이가 혼자 청소할 때도 눈물이 났고요.”



국민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드라마 ‘SKY 캐슬’뿐만 아니라 영화 ‘시동’ ‘완벽한 타인’ ‘카트’ 등 작품에서 변화무쌍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염정아. 이번 영화에서는 추억의 첫사랑을 찾아 나선 아내 세연으로 분해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했다.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기도.

“배세영 작가님이 꼼꼼하게 대본을 쓰셨더라고요. 저는 처음 읽을 때부터 세연이었어요. 재밌고, 슬프고, 중간중간 노래 가사가 와 닿기도 했죠. 촬영하는 내내 행복하고, 슬픈 감정의 반복이었어요. 영화 볼 때도 그랬죠. 공감이 많이 되는 부분들이었어요. 제가 꼭 세연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진봉 같은 사람이 있을 것 같고, 세연도 어딘가에 있을 것 같았어요. 제 주변에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요.”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다. 극에 등장하는 플레이리스트는 누구나 편하게 듣고,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들로 구성됐다. 그러나 대중음악을 이야기에 녹이는 과정은 녹록치 않았을 터. 반 년 넘게 이어진 보컬 레슨부터 한 곡당 5~6회 이상 반복해서 녹음한 배우들의 열정으로 탄생된 ‘인생은 아름다워’다.

“저희는 전문 가수,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 부담을 내려놓고 시작하자고 했어요. 가수처럼 노래를 잘할 필요가 없었죠. 감정을 잘 전달하면 돼서 대사하듯 노래를 하자고 했어요. 가이드 녹음할 때는 노래 부르기에 급급했어요. 나와 있는 반주에 노래를 부르는 박자에 맞춰 부르기 급급했죠. 그 노래를 가지고 현장에서 립싱크를 하고 불렀어요. 다 찍은 후 본녹음을 연습했죠. 그때 감정이 제대로 들어갔어요. 이번에 촬영하면서 가이드 때부터 녹음을 제대로 해야 하는구나를 느꼈죠.”

뮤지컬 장르에서 음악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안무다. 동선에 따라 움직이고, 춤을 추는 것 역시 염정아에게는 쉽지 않았던 도전이었다.

“너무 힘들었어요. 다른 분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동작 하나 틀리면 다시 해야 하니까 쉽지 않았어요. 손, 발을 맞춰야하고, 가사도 외워야 해서 계속 헷갈리더라고요. ‘솔로예찬’이라고 처음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어요. 그 신도 힘들었고, 휴게소에 들어가서 찍는 신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틀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면서 열심히 찍었죠.”



염정아는 이전부터 뮤지컬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1991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그는 연기 인생 처음으로 뮤지컬 장르에 참여하며 필모그래피를 넓혔다.

“항상 뮤지컬 영화를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어요. 인터뷰 때마다 해서 기사가 많이 났었죠. 그거 보고 감독님께서 캐스팅한 게 아닐까 싶어요. 하하. 그런데 막상 도전하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었어요. 노래나 춤을 잘 할 거란 자신감이 있었는데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다신 안 한다고 했어요. (웃음) 영화를 보고 나서는 기회가 되면 또 좋은 작품으로 한 번 정도 더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으로 류승룡과 부부로 만난 염정아는 사사건건 부딪히는 현실 부부의 리얼한 생활 연기를 선보이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최고였어요. 귀여운 진봉이 그 자체였죠. 미워하려고 해도 미워할 수 없었어요. 현장 분위기도 재밌게 만들어주셨죠. 현장에서 제일 연장자셨는데 많이 웃게 해주셨어요. 그 어떤 캐릭터도 귀여움으로 만드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너무 재밌으시고요.”

‘인생은 아름다워’에는 삶의 희로애락이 다 들어가 있다.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 학창시절 친구와의 우정부터 따뜻한 가족애까지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이야기를 그려냈다.

“제가 세연이로서 일상을 살아왔어요. 진봉은 가장으로서 가부장적이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죠. 둘의 사이가 나쁘지 않아요. 그냥 엄마, 아빠일 뿐이죠. 그러다가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고, 세연은 자신의 인생이 너무 불쌍하다고 여기는 거예요. ‘나는 언제가 제일 행복했고, 찬란한 시기였지?’라고 생각하죠. 그땐 진봉이랑 만난 건 생각도 못했을 거예요. 정우 오빠를 좋아했던 시절이 찬란했다고 생각해서 그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죽음을 앞두고 있으니 당당학 남편에게 얘기한 거죠. 둘이 여행을 떠났고, 결국 세연이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은 진봉이를 처음 만나 사랑했던 것임을 알게 돼요.”

염정아는 ‘인생을 아름다워’를 보는 내내 ‘행복’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영화 보는 시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웃고, 울어도 행복하다는 마음을 느끼셨으면 해요. ‘보는 내내 좋았어’라고 기억됐으면 하죠. 또 한 번쯤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 볼 계기를 만들어주는 영화가 됐으면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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