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신하균의 새로운 도전 '욘더' [인터뷰]
- 입력 2022. 10.25. 07:00:00
-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배우 신하균이 '욘더'를 통해 위로와 여운을 선사했다. 삶과 죽음을 초월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 '욘더'는 배우 신하균에게도 하나의 큰 도전이었다.
신하균
지난 14일 첫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연출 이준익, 극본 극본 김정훈·오승현, 원작 김장환 ‘굿바이,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 기억과 망각, 불멸과 소멸 등에 대해 사유하고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담겼다.
신하균은 아내 이후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 역을 연기했다. 아내로부터 자신을 만나러 오라는 의문의 메일을 받고 그녀를 다시 마주하게 되지만 그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끼는 인물이다.
"순서를 거꾸로 촬영을 했다. 욘더에 가기까지 과정을 보여주고 욘더에 도착해야는데 계절상의 이유로 욘더를 먼저 촬영했다. 5, 6부를 촬영하고 거꾸로 촬영해서 굉장히 어려웠다. 어느 정도 선까지 표현하고 어떤 인물로 보여줘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다. 욘더에서 행복한 순간들이 많은데 그걸 먼저 찍고 나니까 역으로 어떻게 다시 1부부터 끌고 갈까, 감독님도 그 부분에 고민이 많으셨다. 그만큼 득이 된 부분도 있는거 같고 새롭게 표현된 것도 있다. 표현을 크게 하지 않아도 미세한 변화를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였다"
재현은 내면이 잘 드러나지 않고 시종일관 차분하고 담담하다. 신하균은 이런 재현의 슬픔과 고통을 눈물보다는 텅 빈 눈동자, 충혈된 눈, 이마의 힘줄만으로도 완벽하게 표현 보는 이들에게 감정을 전이시켰다. 재현의 감정이 시청자들의 고민을 앞지르거나 넘어서지 않도록 철저한 선을 지킨 것.
"가져가야 될 감정이 있고 표현 수위가 있는데 넘치지 못한다. 재현이라는 인물은 괴물처럼 폭발하거나 그런 게 없다. 그 안에서 미세한 감정 표현으로 호흡, 눈 떨림, 시선, 미세한 부분을 보시는 분들이 집중해서 저 사람의 심리는 뭘까 따라가게 만드는 표현이 중요하다. 그 선을 타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슬픔 분노를 표출하면 오히려 쉬운데 이 안에서 응축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을 했다. 그렇다고 너무 안 하면 집중이 깨지고 그 선을 타는 게 어려웠다"
신하균은 재현이라는 캐릭터에 공감을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분명 존재했다. 그는 인물보다는 전체적인 이야기를 공감하고 그 인물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이야기에 공감을 많이 하고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고 표현할 때는 외적인 부분을 더 많이 생각한다. 캐릭터에 공감해서 이야기를 참여하는 것보다 이야기에 공감해서 참여하는 경우가 더 많다. 캐릭터가 내가 생각하는 부분과 다르고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어도 이야기 안에서 인물이 해야 하는 걸 표현하는 게 배우의 몫이라 생각한다. 재현을 다 공감하진 않아도 이야기 안에서 재현의 몫을 하기 위해서 표현돼야 할 부분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연기했다. '욘더'는 죽음 이후에 어떤 세계에 대해서 무언가를 그리는 것보단 죽음을 통해서 지금 어떻게 살아가느냐, 어떻게 사는 게 더 좋은지를 고민하는 이야기다. 내가 살아가는 생각과 비슷하다. 지금 최선을 다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자는 그런 주의다. 미래보다는 현실에 충실하면서 살고 있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OTT 진출작이자, 첫 번째 휴먼 멜로작이기도 하다. 신하균과 이준익 감독은 2032년의 근미래를 배경으로 ‘욘더’라는 가상 세계를 어떻게 구현해낼지 끊임없이 상의하고 고민했다.
"굉장히 유쾌하신 분이고 현장에서 파이팅이 넘친다. 직접 달려 나오셔서 디렉션도 주시고 오케이도 시원하게 주신다. 아닌 건 아니다 맞는 건 맞다고 명확하게 말을 내려주셔서 굉장히 시원시원하다. 함께 고민하는 지점이 많다. 계속 의심하고 이런 장르, 이야기가 처음이라 그런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다. 현장에서 원래 대본에 없는 대사, 상황들을 다음날 오셔서 제시해 주시기도 한다. 대화를 통해서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많이 물어보신다. 기회가 된다면 또 함께 작업하고 싶다"
그 결과 '욘더'는 감성의 깊이가 다른 휴먼 멜로를 선보였다는 호평을 불러일으켰다. 유연하면서도 노련한 연기로 죽음, 남겨진 사람들이 현실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이야기한 신하균. 여전히 새로운 장르와 배역에 도전하는 게 즐겁다는 천상 배우 신하균의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연기는 항상 어려웠다. 처음 시작할 땐 되게 막막하다.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안 해보고 새롭고 독창적이고 제 능력치에 벗어나는 역할이라도 마음에 들면 도전하는 편이다.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표현할 수 있을까? 막상 하다 보면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촬영장에서 표현이 잘 안되거나 결정이 잘못된 게 느껴지면 돌아오는 길에 굉장히 반성도 하는 편이다. '욘더'를 통해 지금껏 해보지 않은 절제된 감정안에서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 나가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새로운 부분을 느끼게끔 할 수 있다는 점이 보람된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