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양현석 발언보다 중요한 쟁점 [셀럽 현장]
입력 2022. 11.03. 11:19:47

양현석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양현석 전 대표가 공익제보자 A씨를 협박한 적 없다는 주장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피고인 신문에서 각종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지난 1일 양현석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의 혐의에 대한 12차 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과 서증 조사를 진행했다.

양현석은 2016년 발생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A씨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널 연예계에서 죽이는 거 일도 아니다'라는 말이 오역돼 '너 하나 죽이는 게 일도 아니다'로 바뀌었다"며 억울함을 드러낸 그는 재판이 이어진 3년 동안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다가 왜 이제야 입을 열게 됐을까. 침묵 대응을 일관하던 YG 측이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입을 열었다.

◆ "착한 애가 돼야지" 양현석, A씨와 만남은 단순 위로차?

양현석은 12차 공판에서도 YG 사무실에서 A씨를 만난 점을 인정하면서도 거짓 진술을 종용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A씨를 만나 오히려 걱정과 위로를 건넸다는 것. "'착한 애가 돼야지'라는 건 마약을 하지 말라고 걱정하는 얘기" "위로하고 들어주는 분위기"였다는 그의 주장처럼 단순히 A씨가 '착한 아이'가 되기를 바랐던 걸까. 비아이와 A씨가 마약으로 연결돼 있음을 알고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그다.

그럼 양현석은 비아이에게 직접 확인하면 됐을 일인데 굳이 A씨와 만남을 가진 이유가 무엇일까. 양현석은 "A씨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비아이는 한 번도 양성이 나오지 않아 마약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아이에게는 마약 의혹에 관해 묻지 않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비아이는) 담배와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아이였다"는 게 이유다.

또한 이날 핵심 쟁점은 협박 당했다고 주장한 날, A씨가 찍은 사진이었다. 검찰 측은 A씨의 사진에 대해 국과수 검증을 거쳤고, 누군가에게 전송받은 흔적 등 조작의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양현석 측은 동일성을 인정 못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 속 캠페인 문구, 화장실 구조, A씨와 양현석이 만난 시간대의 주변 풍경의 영상까지 제시하며 반박했다. 양현석 측은 "A씨가 협박의 증거로 촬영했다지만, 얼굴도 없는 사진은 협박의 증거가 되지 않는다"며 "사진은 정교한 위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A씨가 공판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마약을 했다는 점을 두고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A씨가 제출한 사진 증거에 대해서는 아이폰 탈옥의 흔적도 의심하는 상황. 재판부는 이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에 대해 살펴봐야 하지만 국과수 감정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 진술 번복이 이유?…2016년 비아이 소환 조사 왜 안 했나

사실 A씨와 양현석의 대화 내용 속 발언이나 사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양현석이 비아이에 대한 경찰의 마약 수사를 실제로 무마한 정황이 있는지 검증하는 일이다.

앞서 A씨는 2016년 8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체포돼 대마초를 구해달라는 비아이와의 대화 내용을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같은 달 이뤄진 조사에서 A씨는 "대화를 나눈 건 사실이지만 대마초를 건네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이후 2019년 6월 A씨는 양현석이 2016년 자신에게 비아이 마약 혐의에 대해 진술 번복을 요구했다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2016년 A씨의 증거 제출에도 비아이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비아이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A씨의 공익 신고가 알려지고 약 3개월 만이다.

당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졌다면 양현석의 협박 및 개입 여부 등 여실히 드러났을 것이다. 양현석 측의 주장하는바 역시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는 5년이 지난 후에야 기소돼 정황 증거, 간접 증거일 뿐이라는 것.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이 지적되는 이유다. 양현석 측은 경찰 유착 관계에 대해선 "혐의 인정이 안 됐으며 기소도 되지 않은 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 소속 가수들의 잇따른 마약 논란→YG 내 자체적 마약 검사

양현석이 직접 나섰음에도 비아이의 마약은 막을 수 없었다. 양현석은 이날 "빅뱅의 한 멤버가 대마초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며 "이후 관리 차원에서 제가 매달 자체적으로 소속사 아티스트를 상대로 마약 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양현석에 따르면 비아이 역시 검사 대상이었고, 결과는 음성이었다. 양현석이 직접 소속 아티스트들을 단속했지만 비아이의 마약 복용 사실은 진실로 드러났다.

비아이는 2021년 9월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비아이는 YG를 떠나 아이오케이로 이적했다.

잇단 소속 가수들의 마약 논란으로 소속사 내에서 자체 검사를 할 정도라니, YG엔터테인먼트가 그만큼 마약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한 '셀프 마약 검사'는 "예방 차원"이라고 하지만 YG의 은폐 의혹을 더욱 키우는 꼴이 됐다.

이 재판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12차까지 왔다. 현재 양현석과 A씨의 대화 속 발언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양현석의 회유, 협박 여부를 가리는 일이다. 재판부는 결심 공판 기일을 오는 14일로 지정했다. 결심 공판에서는 변호인의 최종 의견, 양현석의 최후 진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부는 검찰 측이 제출한 서증과 증거 등을 통해 A 씨의 진술 번복이 회유와 협박을 통해 이뤄진 것인가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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