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벨’ 김래원 “과장 뺀 연기, 호흡·흐름·밸런스가 더 중요해졌죠” [인터뷰]
입력 2022. 11.12. 08:00:00

'데시벨' 김래원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지금까지 작품하면서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중점 두고 연기했다면 최근에는 극 스토리에 제가 빛나기보다 극이 재밌어 보이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어요. 배우 생활을 꽤 오래 했는데 이제야 조금 내려놓고 전체 비중에 중점을 두고 연기 하고 있죠. 이번에는 적절하게 잘 됐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 있는 중이고요.”

배우 김래원이 달라졌다. 아니, 정확히 그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김래원이 개봉을 앞둔 영화 ‘데시벨’(감독 황인호)은 소음이 커지는 순간 폭발하는 특수 폭탄으로 도심을 점거하려는 폭탄 설계자(이종석)와 그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김래원)이 벌이는 사운드 테러 액션이다.

극중 김래원은 테러의 타깃이 된 전직 해군 부함장 역을 맡았다. 소음 반응 폭탄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대부분의 액션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

“고생은 많이 했는데 애초에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극 흐름에 맞게, 과장되지 않게 잘 따라가면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중점적으로 생각했던 건 과장되지 않은 표현이었죠.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글로는 너무 재밌고, 스토리도 재밌었어요. 막상 영상으로 담겼을 땐 관객들이 저를 강도영의 시점으로 봐주시니까 과장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호흡과 극 흐름, 밸런스에 신경 쓰면서 했어요.”



김래원에게 전체를 보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자연스러운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건 주‧조연, 단역분들도 마찬가지 일거예요. 본인이 극 안에서 해야 할 몫, 나의 캐릭터가 빛날 연기를 하느냐, 비중이 바뀐 거죠. 극 상황에 도움이 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지 바뀌었어요. 같이 호흡하는 배우들의 호흡도 중요해졌고요. 그러면서 밸런스를 찾아갔어요. 같이 부딪히지 않아도 긴장감 있게 그려내려 했죠.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고, 감독님과 의논하며 촬영했어요.”

1997년 데뷔해 어느덧 데뷔 26년차가 된 김래원.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쌓은 경험이 현재의 여유로 바뀐 것일까.

“그러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아직 미숙하지만요. 어려서부터 제 중심으로 연기했던 것도 있고, 극 자체가 저의 중심으로 쓰인 것도 있었죠. 더 완성도 있고, 완벽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까지 보완해서 해야 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아직 미숙하지만 눈을 떠가는 것 같아요. 제가 하는 게 잘못됐을 수도 있어요. 배우로서 앞으로 연기가 어떨 것 같냐 라고 질문하시면 뭐라 말씀드릴지 모르겠더라고요. 제 안에 정리가 안 됐어요. 10년 후에도 정리가 안 될 수도 있어요. 그 과정 중에 있는 게 제가 해나갈 이유인 거죠.”

김래원은 ‘데시벨’에서 도로를 질주하는 카 체이싱 장면부터 파도풀에서 진행된 수중 액션, 고층 빌딩에서 이뤄진 와이어 액션, 맨몸으로 펼친 격투 장면까지 몸을 던져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액션 팀에서 대역을 해주기로 했어요. 반 정도는 협의된 사항이었죠. 저는 현장에 가면 위험을 안 가리고 하는 성향이에요. 이건 선택의 문제였죠. 화려함이냐, 진정성이냐. 저는 워낙 예민하고, 꼼꼼하고, 디테일한 편이에요. 동작 하나도 극 흐름에 감정이 있잖아요. 감정이 들어가는 액션이라 액션팀이 하면 단순히 화려하게 표현되니까 선택의 문제였어요. 저는 감정에 따라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카 체이싱 액션도 직접 하느냐, 안 하느냐, CG로 할 것인가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그럼 직접 운전을 하자고 해서 완성된 장면이에요.”



김래원은 이종석과 팽팽한 대립 구도를 그린다. 두 캐릭터는 테러를 막기 위한 고군분투와 타깃을 궁지에 몰아넣는 위협으로 긴장감을 형성한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장면이 현장에서 처음 만나는 것이었어요. 그전에 미팅, 시나리오 리딩을 했지만 현장에서 만나 얘기를 많이 나눴죠. 선배들에게 워낙 잘하고, 저에게도 물어보더라고요. 같은 배우라면 아무리 후배여도 연기에 대해 얘기하는 건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제가 말하는 부분이 안 좋아질 수도 있거든요. ‘너의 식으로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아?’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두루뭉술하게 던져도 유연하게 자기 식대로 표현하더라고요. 누가 얘기한다고 자기 식으로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처음으로 스크린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린 차은우를 향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잠수함 내에서는 아무도 말을 못 걸었을 거예요. 엄숙한 분위기였거든요. 은우는 영화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처음엔 본인도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것 같아요. 영화 촬영하고, 선배들도 있으니까 장난이 아닌 걸 느꼈을 거고요. 굉장히 열심히 했고, 영화가 처음인데도 잘 했어요. 자기 몫을 아주 잘해줬죠.”

후배들을 향한 칭찬을 이어가던 김래원은 자신도 최근 선배 한석규의 조언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다짐한 그다.

“일주일 전에 오랜만에 한석규 선배님과 통화를 했어요. 진지하게 얘길 하시더라고요. ‘너 지금이 제일 좋을 때야’라고. ‘이제부터 시작이야, 지금까지 연습한 거니까 정말 잘 해봐’라고 2~3번 얘기하셨죠. 정확하게 저에게 인지 시켜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선배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한 번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앞으로 하게 될 게 많구나 생각이 들었죠. 다시 한 번 마음을 잡고, 열정을 불태워보려고 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마인드마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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