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랑해.” 유승준, 기부나 봉사해 본 적도 없이
입력 2022. 11.18. 15:01:45

스티븐 유

[유진모 칼럼] 가수 겸 배우 스티브 승준 유(46)는 왜 한국에 들어오려고 7년째 소송 중일까?

1997년 재미동포로 복수국적자였던 유는 대한민국에서 가수로 데뷔해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평소 ‘아름다운 청년’의 이미지를 마케팅하며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당연히 군대에 입대하겠다.’라고 공언했지만 2002년 1월 공연차 출국했을 때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법무부로부터 입국 금지 처분을 당했다.

2015년 10월 그는 주LA총영사관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한국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6년 9월 30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 2심에서도 총영사 측이 이겼지만 2020년 3월 대법원이 결국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유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유는 주LA총영사관총영사를 상대로 비자 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재판부가 청구를 기각하자 다시 소송했다. 지난 17일 서울고법 행정9-3부에서 열린 항소심 마지막 변론에서 유 측은 “재외동포법에 따르면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이탈한 이도 38세가 넘으면 체류 자격을 부여해 줘야 한다. 외국인보다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최종 판결은 내년 2월에 나온다.

2019년 9월 방송된 SBS 예능 ‘본격연예 한밤’에서 그는 “한국에서 다시 영리 활동할 계획이 없다. 그래서 F4 비자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비자든 상관없지만 변호사가 그걸 추천해 줬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사랑하기에 가고 싶은 것이다. 그냥 한국이 그립다.”라고 말했다. 자식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또 “입대하겠다고 한 것은 대국민 약속이 아닌, 팬들과 약속이었다. 왜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하느냐? 제가 정치인이냐? 국민과 약속했냐? 전 연예인이다. 제 팬들과 약속했고, 그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첫 번째, ‘외국인보다 못한 대우’. 그는 재외동포이긴 하지만 엄연히 외국인이다. 국적에 대한 개념은 멀리 잡지 않아도 이미 고려 때 피보다 앞섰다. 고려 출신 몽골 명궁들의 이야기를 굳이 들출 필요도 없다. 세계 최강국 미국만 하더라도 ‘오리지널’ 미국인은 없다. 그야말로 인종 전시장이지만 공식적으로 인종 차별은 금기이다.

어디에서 태어났건, 어느 피를 타고 났건 중요한 건 스스로 선택한 국적이다. 유는 한때 복수국적자였고, 군 입대를 앞둔 시기에 스스로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선택했다. 본인이 인정하듯. ‘외국인만도 못한 대접’을 받는 게 아니라 ‘외국인으로서의 대접’을 받고 있는, 지극히 당연한 상황이다.

두 번째, F4 비자와 영리 활동의 생각이 없다는 주장. F4 비자는 단순 노무 업종을 제외하면 직업 선택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되는 등 선거권, 피선거권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 국민에 준하는 권리가 보장된다. 즉 가수나 배우 활동이 가능하다. 변호사가 그걸 선택해 줬다는 주장이 사실인지와 함께 그 주장의 저의는 불투명하다. 게다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에는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

세 번째, ‘한국을 사랑한다.’라는 주장. 사랑은 그 사람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아니, 들어갈 수 없으므로 영원히 알 수 없다. 그러니 유의 주장의 진위 여부는 영원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말이 진심이라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해 주기 위해 최소한 군 복무는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그토록 대한민국을 사랑한다면 대한민국에서 한국인들로부터 떼돈을 벌 때 대한민국을 위해, 한국인을 위해 기부나 봉사 활동 등에 앞장섰어야 마땅한 것 아닐까? 그가 땡전 한 푼 내놓았다거나, 봉사 활동을 했다는 보도는 접할 수 없다. 오히려 세금이나마 제대로 냈는지 믿음이 안 갈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군 입대가 국민이 아닌, 팬들을 향한 약속이었다는 주장. 그가 군에 입대하겠다고 말했다는 건 전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국방부가 발표한 것도 아니다. 누가 물어 본 것도 아닌데 그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수시로 떠들었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다. TV, 신문, 잡지 등은 유의 팬들만 보는 게 아니다.

여기서 그는 ‘팬들에게 하는 약속인데.’라는 전제 조건을 단 한 번도 단 적이 없다. 그건 그냥 불특정 다수를 향해 떠든 것이지, 팬 미팅 때 국지적으로 한 말이 아니다. 그러고서는 이제야 ‘대국민 약속이 아닌, 팬들과의 약속.’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건 무슨 논리와 논법인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그는 노다지 광산인 대한민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동안에 청룽(성룡)의 도움으로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그러면서 한류를 더욱 절감했을 것이고, 그럼으로 어떻게든 대한민국에 들어가고 싶었을 것이다. 입국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치열하게 소송하는 것으로 미루어 단순히 관광 목적은 아닌 듯하다.

그의 주장에는 오류가 가득하지만 한국어가 서툴러 그러려니 하고 이해한다면 한국을 사랑하는 게 맞을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자존심 싸움이고, 그것마저 아니라면 한국에서의 돈벌이에 미련이 남아서일 것이다.

[유진모 칼럼 / 사진=스티븐 유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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