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이슈] 이승기·박효신·슬리피...가요계 잇단 미정산 법적분쟁
입력 2022. 11.22. 17:31:21

이승기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누난 내 여자니까~’ 한 번 씩은 불러봤다는 ‘내 여자라니까’의 노래 가사다. 이 노래는 대한민국 여심을 흔들며 ‘연하남 필수곡’으로 자리매김한 이승기의 대표곡이다. 데뷔와 동시에 ‘국민 남동생’ 타이틀을 얻으며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던 이승기가 음원수익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 가요계에서 가수와 소속사 사이의 수익 정산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소속사의 미정산 문제는 좀처럼 뿌리를 뽑지 못하는 가요계의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되풀이 되는 사태에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지난 21일 디스패치를 통해 이승기가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에 내용 증명을 발송한 내막이 밝혀졌다. 18년 간 가수 활동을 하면서 벌어들인 음원 수익을 이승기는 전혀 받지 못했던 것. 특히 그동안 정산 문제에 대해 이승기는 투명하게 고지 받지 못해왔다는 주장도 전해지면서 정산 미지급뿐만 아니라 노예계약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승기가 2009년 10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벌어들인 음원 수익만 96억 원. 여기에 2004년부터 2009년까지 5년 치 정산 자료가 소실돼 확인이 불가한 음원 수익도 합친다면 약 100억 원이 넘는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후크 권진영 대표도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언론을 통해 저희 회사 및 저 개인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 사실 여부를 떠나 많은 분들께 면목이 없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이기에 부끄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추후 후크엔터테인먼트나 저 개인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명확히 확인되면, 물러서거나 회피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권 대표는 어느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음원수익 미정산, 노예계약 의혹 등은 빼놓은 입장문에 의문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승기가 음원수익을 받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속사와 미정산 문제로 법적대응에 휘말렸던 박효신, 슬리피도 재조명되고 있다.


박효신은 지난해부터 음원수익, 계약금 미정산 등의 이유로 소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이하 ‘글러브’)와 법적 분쟁 중이다. 2016년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만료한 후 박효신은 신생 기획사였던 글러브로 이적했으나, 계약 당시 약속했던 전속계약금을 6년 가까이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박효신은 2019년부터는 팬미팅, 콘서트는 물론 음원 수익까지 정산받지 못했다.

이에 박효신은 지난해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으나 소속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법정공방으로 이어졌다. 당시 박효신은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를 통해 “전부터 조금씩 미뤄져 오던 정산금은 콘서트 정산금까지 더해져 받을 수 없었고, 지난 3년 간은 음원수익금과 전속계약금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라며 “최대한 원만하게 상황을 해결하고자 참고 또 참으며 많은 노력을 했지만 기다림의 시간만 반복되고 길어질 뿐이었다. 기도하던 제 마음과 기대와는 다르게 오히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지금의 소속사와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슬리피는 2019년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이하 ‘TS’)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해 2억여 원을 배상받았다. 그는 TS가 정산 내역서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고 숙소의 월세, 관리비가 밀려 퇴거 조치까지 당했고 일부 계약금과 방송출연료 등도 미정산됐다며 생활고를 고백한 바 있다. 이후 양측은 합의 하에 전속계약은 해지했으나 법적 분쟁은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은 지난 6월 슬리피가 TS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어 법원은 전 소속사가 계약급을 미지급하고 방송 출연료 및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슬리피의 주장을 인정하며 2억원의 손해배상 금액을 명령했다. 이외에도 슬리피는 TS와 정산과 관련한 분쟁을 진행 중이다.

슬리피는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무엇보다 3년 가까이 이어진 법정 공방에서 제가 억지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 받았다는 것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라며 “지난 3년 동안 묵묵히 싸워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조용히 대응하며 이렇게 결과가 나오면 여러분께 말씀드리겠다. 항상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최근 소속사의 형태, 구성이 다양해짐에 따라 간판 가수를 내걸고 있는 1인 기획사, 소형 기획사들도 많은 추세다. 특히 인연과 각별한 사이로 이어지는 경우 믿음, 의리 하나만으로 이어가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들도 넘어가게 되고 이를 누군가는 악용하면서 기생구조로 뒤바뀌게 된다. 결국 악재의 몫과 불운한 이미지를 떠안게 되는 것 또한 아티스트가 입는 피해다.


돈 문제는 곧바로 생활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항상 민감한 사안이다. 연예계의 수입 구조 상, 즉각적인 수입을 관리하고 확인이 어려운 프리랜서 개념인 연예인들은 정산 문제가 꽤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다. 그래서 더더욱 정산 관련 문제에는 상호 간의 투명한 관계가 필요한데 연예인이 벌어온 수익으로 소속사 배불리는 데만 관심이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탈로 날 일이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받는다’는 말이 여전히 옛말이 아닌 가요계의 이면이 씁쓸함을 자아낸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수와 소속사가 맺는 계약 내용에 대해 “계약서가 획일화 되어있지 않는다. 법률적으로 되어 있는 게 아니고 표준 계약서에 따라서 작성하는데 표준도 모든 걸 다 담고 있진 못하다. 계약 조건이나 세부적인 것들을 위해 부수합의서라는 게 존재하는데 부서 합의서에는 표준계약서 안에 정확히 나와 있지 않은 부분을 양자가 협의해서 어떻게 할지 정한다. 한 마디로 분배 방식이 너무나 다양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 다들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준 계획서는 동일하지만 수익 부분을 어떻게 나눌지 세부적인 것들은 부속합의서에 있는데 양식이 없다. 그래서 그게 세분화된 분배나 규정, 여러 가지 부분을 적시되어 있게 된다. 부속 합의서 없이도 가능하지만 대체로 거의 만들어지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승기가 18년 동안 발매한 앨범 수익을 한 푼도 정산 받지 못한 상황은 업계에서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관계자는 “양자가 신뢰를 갖고 정확한 분배를 협의한다. 그걸 하지 않을 수 없다. 계약서에도 어떻게 정산할지는 분명히 규정되어있다. 규정되어있지 않으면 계약을 할 수 있겠나. 통상적으로 제작비를 제외하고도 투자되는 부분이 있을 건데 직원들의 인권비나 홍보 비용이나 기획사가 책임지는 것이 있을 것인데 아티스트에 전가하거나 그런 건 분배 방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음원 수익의 정산은 소속사에서 하는데 사실 속이려고 마음먹으면 속일 수 있다. 숫자를 속이지 않으면 공지하는 비용을 더 떠넘길 수도 있다. 가령 홍보에 얼마를 썼다 거나. 그런데 홍보는 회사에서 하는 것이지 가수의 수익에 노동력을 더하는 건 아니다. 홍보는 그 범위 안에서 회사가 투자하는 거다. 근데 통상적으로 회사가 그걸 조작하는 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정산은 믿음이 전제가 돼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기와 후크와의 갈등 사태에 대해선 “계약서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부수합의서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아야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정확한 육관의 해석이다”라면서도 “협의를 어떻게 했는지가 관건이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계약서의 내용을 알기 이전에 판단하는 건 섣부르다. 다만 이승기가 신인이나 무명 가수도 아니고 국내 최고의 엔터테이너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는 의아스러운 건 맞다. 그가 벌어들인 수익이 어마어마할 건데 0원이라는 건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분쟁이 생겼다는 자체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 특급 대우를 해줘야하는 게 맞는데 사실은 아티스트가 내용 증명 발송 이야기가 나왔다는 자체가 소속사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추론을 할 수 있겠지만 신중하게 바라 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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