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도 만족한 김영광의 새 얼굴 [인터뷰]
입력 2022. 12.02. 17:43:43

김영광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만족도는 95점. 다른 작품도 항상 높은 점수였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재밌었다."

본인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변신이었다. 멜로 장인으로 손꼽히던 김영광은 기괴하고 독특한 연쇄살인범을 연기하며 성공적인 도전으로 마무리됐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썸바디'는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개발자 섬(강해림)과 주변의 친구들이 의문의 인물 윤오(김영광)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김영광은 뒤틀린 욕망을 가진 살인마 성윤오로 분해 파격 연기 변신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썸바디'가 공개된 후 그는 "감탄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영광은 "어떻게 풀릴지 궁금했다. 음악과 소리가 다 붙었을 때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몰랐는데 그런 데에서 오는 긴장감이나 윤오의 공포감이 잘 설명된 거 같다"며 "그래서 감사하고 다 보고 나서도 감회가 새로웠다. 감독님한테 연락해서 연신 감탄했다. 다 계획이 있으시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다른 작품에서도 다뤄진 연쇄 살인마들 역과는 또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그는 "'썸바디' 윤오를 만나고 준비할 시간이 길게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도 욕심이 나더라. 더 강하게 무섭게 해야 되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방식으로 공포를 줄지 예상이 되면 무섭지 않겠더라. 어떤 생각을 할지 읽지 못하게 하면 공포감이 크겠다고 생각해 최대한 준비했던 과정을 빼려고 노력했다"면서 "현장에서 본능적이고 충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생각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썸바디'는 잔인한 장면은 물론 노출, 베드신 등 고수위로도 주목받았다. 그동안 선한 이미지의 로맨스 주인공을 도맡았던 김영광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됐다. 과감하게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정지우 감독이 있었다.

김영광은 "악역도 해보고 싶었다. 일단 정지우 감독님이라는 것에 대한 압도적인 게 있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꼭 해보고 싶었고 감독님과 여러 차례 만나면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감독님을 더 좋아하게 됐고 신뢰하게 됐다.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찍으면서 저를 많이 믿어주셔서 행복했다. 찍으면서 '이렇게 재밌게 만들어갈 수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이 캐릭터와 가까워졌고, 매력을 느꼈던 거 같다. 또 모든 촬영 스태프와 배우들이 한 장면, 한 장면을 만들면서 정성을 들인다고 생각했을 때 더 매력을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김영광은 도전을 위해 을지로에서 직접 건축설계사에서 인턴으로 생활하고 취재하는가 하면 체중을 94kg까지 증량했다가 72kg로 다시 감량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을지로에서 촬영하기도 했고,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킨 분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기도 했다. 건축가들이 굉장히 완벽주의자라고 하더라. 사람이 어디서 걷게 되고 앉게 되는지 완벽하게 설계해서 만들려고 노력하는 부분들이 윤오와 닮아 있는 부분이 있었다. 실제 인턴을 해보니까 사무실에서 움직임이 실제로 편해지기도 했고, 도움이 됐다"며 "오랜 것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더 이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준 거 같다"고 밝혔다.

또 "처음에 준비할 때 거대한 사람이라 94kg까지 찌웠는데 얼굴도 같이 쪄서 귀여운 얼굴이 나오더라. 날카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감량하기로 했다. 촬영까지 3개월 정도가 남아 있어서 열심히 뺐다"며 "촬영하면서는 윤오의 감정선에 따라 더 많이 빼긴 했다. 촬영 막바지에는 72kg였다. 윤오로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이 인물이 피 말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더 많이 뺐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그의 노력이 화면 안에 고스란히 담겼고, 미스터리한 심리묘사로 '김영광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주변에서도 그의 변신에 놀랐다고.

김영광은 "아는 동생이 '제가 아는 형이 맞냐'며 찐 반응을 보이더라. 작업을 함께 했던 다른 감독님들도 '장난 아니다'라고 했다. 뿌듯했다. 윤오로서 인물처럼 보여서 그럴 수도 있고, 기괴한 작품이긴 하지만 매력적인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런 매력들에 대해서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신인배우를 기용하기로 유명한 정지우 감독은 이번에도 강해림, 김용지, 김수연 등 신인 배우들을 발굴했고, 김영광은 합을 맞추면서 선배로서 이끌며 중심을 잘 잡아줬다. 그는 "신인인데도 잘하셨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본인이 바라보는 본인의 캐릭터가 분명히 있어서 선배긴 하지만 코치나 그런 것들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며 "제가 꼭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다. 오히려 각자 원하는 방향대로 감독님이 지휘를 해주셨고, 같이 찍을 때 호흡도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지우 감독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그는 "디테일하고 배우를 정말 사랑하신다. 그게 느껴진다. 그래서 감독님을 정말 좋아하게 됐다. 어느 날 집에서 혼자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전화가 와서 '혼자 힘들게 생각 안 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의지가 됐다. 저는 티를 안 냈다고 생각했는데 전화가 와서 감동이었다. '이렇게까지 나를 신경 써 주시는구나' 배우로서 사랑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감독님의 매력이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김영광은 '썸바디'에 대해 계속해서 도전, 변신이라고 표현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매기면서 95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다양성에 관해서 얘기를 많이 했었다. '썸바디'를 하면서 도전이라 생각했고, 잘하고 싶었다. 그래서 만족도는 95점이다. 다른 작품도 항상 높은 점수였지만, 재밌었던 거 같다. 앞으로를 위해서 5점은 빼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데뷔 15년차인 김영광은 여전히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도전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대가 컸다. 그는 "다른 인물을 만들고 그 캐릭터처럼 보일 때 희열이 굉장히 크다. 저를 보시는 분들에게 그 사람처럼 보인다는 말을 계속 듣고 싶다.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고, 꾸준히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무엇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결과는 둘째치고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밝혔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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