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 불편해서 잔상이 더 오래가는 '크리스마스 캐럴'
입력 2022. 12.07. 11:04:26

'크리스마스 캐럴'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불편하다. 마음이 불편해지는 영화다. 일우·월우가 겪는 고통에 가슴이 미어지고, 누군가에는 일상일 수도 있는 잔혹한 현실에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2시간가량의 러닝타임 동안 ‘크리스마스 캐럴’(감독 김성수)은 무관심과 외면이 낳은 사회적 문제의 정곡을 찌른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쌍둥이 형 일우(박진영)는 싸늘한 주검이 된 동생 월우(박진영)를 확인한다. 월우의 사건이 의뭉스러운 점들만 남긴 채 단순 사고로 종결되자 일우는 복수를 결심한다.

문자훈(송건희)이 월우를 죽게 만든 가해자라고 판단한 일우는 앙갚음을 하기 위해 소년원에 들어간다. 그러나 사실상 소년원 실세인 문자훈에 일우 혼자 대항하기는 쉽지 않았다. 각종 폭력이 난무한 소년원 생활도 겨우 버텨낸 일우는 월우를 돌봐주던 상담교사 조순우(김영민)의 도움을 받아 철저히 복수 계획을 세운다.

복수의 날을 갈던 일우는, 점차 알지 못했던 월우의 이야기 그리고 그날의 충격적인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작가 주원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쌍둥이 동생 ‘월우’(박진영)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박진영)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소외계층이 겪는 고립과 단절부터 이들을 바라보는 혐오의 시선, 발언까지 사회적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어낸다. 폭력에 제대로 저항 한번 하지 못하는 월우와 문자훈(송건희) 패거리로부터 갖은 모욕을 당해도 아무말 못하는 손환(김동휘) 등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약자들이 홀로 감내하는 고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문자훈은 일우와 월우, 손환을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로 멸시하고 조롱한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월우를 책임져야하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면서도 돈을 벌기 위해 철거민들에 폭력을 행사하는 등 소외계층 가정의 아이러니한 모습이 일우를 통해 그려진다. 하지만 이들을 보듬어줄 따뜻한 시선도, 이들을 보호해줄 어른도 영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른다운 어른의 부재가 절실히 느껴진다.

배우들의 열연은 참혹한 상황을 더욱 옥조이며 관객을 숨 막히게 한다. 박진영은 131분간의 짧지 않은 러닝타임을 손색없이 이끌어간다. 전작 tvN ‘유미의 세포들’의 유바비로 만났던 박진영의 사랑스러운 얼굴은 온데간데없다.

쌍둥이 형제 일우, 월우로 1인 2역을 소화해내며 박진영은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어두운 표정과 핼쑥해진 모습의 일우는 안타깝다 못해 안쓰러움까지 자아낸다. 발달장애를 가진 월우의 천진난만한 웃음 역시 짠하고 쓸쓸하다. 분노에 찬 행동과 욕설로 감정을 드러내는 일우와 달리 월우는 절제된 표현 안에서 오로지 눈빛과 몸짓만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했다. 적재적소하게 완급 조절을 이뤄낸 박진영의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특유의 총명하고 맑은 눈빛을 잠시 접어두고 과감한 도전에 뛰어든 박진영에 감히 찬사를 보내고 싶다.

송건희는 소년원의 실세로 괴롭힘과 폭행을 서슴지 않는 문자훈으로 불량하고 악랄한 10대의 모습을 완벽 구현해낸다. 김동휘는 살아남기 위해 폭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비밀을 숨기고 있는 손환의 복잡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린다. 허동원은 “너흰 학생이 아니다. 범죄자다”라고 낙인찍고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는 교정교사 한희상으로 극의 공포감을 불어넣는다. 김영민은 일우에 친절을 베풀지만 잘못된 신념으로 월우의 죽음에 피할 수 없는 책임을 지는 상담교사 조순우로 분해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만큼 폭력성 수위는 상당하다. 성폭행, 학대, 성 착취 등 눈뜨고 보기 힘든 가혹한 폭력행위 장면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문제작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복지 사각지대로 인해 발생하는 학대와 방치, 무분별한 폭력 등 우리 사회에 일어나선 안 될 가슴 아픈 일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영화를 통해 사회의 이면을 마주하면서 느껴지는 불편함을 온전히 들여다보고, 이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오늘(7일) 개봉됐다. 러닝타임은 131분. 청소년 관람불가.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주)디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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