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크 사면초가, 이선희 팬 클럽 공격까지
입력 2022. 12.23. 12:15:57

이선희

[유진모 칼럼] 가수 겸 배우 이승기(35)가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 권진영 대표를 비롯한 임원 4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 횡령,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가운데 가수 이선희(58) 팬클럽연합이 후크를 향해 이승기와 관련해 제기된 여러 가지 루머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선희 팬클럽연합은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가수 이선희 팬클럽연합에서 후크엔터테인먼트에 강력히 요구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5가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번 세무 조사 및 소속사 가수의 수익 정산 법적 분쟁에서 우리 아티스트(이선희)를 후크엔터테인먼트의 방패막이로 내세우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또 "우리 아티스트에 대한 근거 없는 각종 루머, 가짜 뉴스와 악성 댓글에 대한 정정 기사 및 명예 훼손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요구한다. 가수 이승기 데뷔 후 우리 아티스트와의 사실 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이승기와 이선희이 관계가) 스승과 제자란 타이틀로 우리 아티스트의 입장이 매우 곤란해졌는데 가수 이승기가 방관하고 있는 점이 이해 불가."라고도 의문을 던졌다.그러면서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우리 아티스트의 음원, 음반을 비롯해 콘서트, 행사, 광고 등 모든 활동의 수익 분배 구조를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전적인 책임은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있다. 국민 가수로서의 이미지 실추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한다."라고 촉구했다.

그야말로 후크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백척간두에 서 있는 분위기이다. 팬클럽연합의 후크에 대한 요구는 현재 팬들의 위치가 어떠한가를 보여 주는 아주 현실적인 사례이다. 연예인이든 정치인이든 팬(지지자)이 만들어 준다. 지지자가 돈을 벌게 해 주고, 유명해지게 만들어 준다. 돈과 명예를 제공해 주는 사람은 팬과 지지자이다.

연예인이든 연예 기획사이든 가장 무서워할 사람은 투자자도, 정치인도, 연예계 '큰손'도 아닌, 대중이라는 것을 새삼스레 깨우쳐 준 것이다. 또한 팬클럽연합의 행동은 지금까지 드러난 후크와 이승기의 관계로나, 이선희라는 가수의 성격에 미루어 볼 때 '울고 싶지만 성격상 울지 못하는데 뺨 때려 주는 격'이라고 할 수도 있다.

즉 마음 약한 이선희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게 안쓰러운 팬들이 보다 못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양새인 것. 업계에서 다 알다시피 후크는 권 대표가 이선희라는 이름을 앞세워 출범시킨 1인 기업이었다. 이선희 입장에서는 아들 혹은 조카 같은 가수 지망생 이승기도 돕고, 동생 같은 매니저가 차린 기업이자 자신의 소속사인 후크도 돕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니 이승기의 스승이라는 마케팅 기법에서 발을 빼기 힘들었고, '어, 어, 어'하는 사이 그냥 이승기 스승이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으니 그녀로서는 이승기 편을 들 수도, 후크 편을 들 수도 없는 것이다. 그녀 역시 막다른 길에 몰렸다.

이선희는 1992년 자신의 매니저 겸 작곡가 윤희중과 결혼해 딸 하나를 낳았지만 6년 만에 파경을 맞았고, 윤희중은 세상을 떠났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녀는 2006년 9살 연상의 재미동포 건축 사업가 정모 씨와 재혼했지만 14년 만에 이혼했다. 20살에 갑자기 슈퍼스타가 된 이후 철저하게 윤희중의 보호를 받아 온 그녀이기에 사실상 세상 물정에 그리 밝지 못한 편이다.

그저 음악밖에 모르는, 심성 착한 그녀의 최대의 관심사는 오로지 딸과 음악일 뿐이다. 팬클럽연합의 성명에서 본질에서 벗어난 내용은 '스승과 제자란 타이틀로 우리 아티스트의 입장이 매우 곤란해졌는데 가수 이승기가 방관하고 있는 점이 이해 불가.라는 내용뿐이다.

이승기 입장에서는 데뷔 때 '이선희의 제자'라는 타이틀이 황송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이선희에 못지않은 스타가 되어서는 굳어진 타이틀을 부인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되면 '올챙이 시절 생각 못 하는 개구리'가 될 뿐인 데다 국내 정서상 옳게 비치지 못했기에.

현재 이승기로서는 이선희의 입장을 봐줄 처지가 못 된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결국 자신이 그토록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도록 만들어준 후크 및 선배 연예인에게 하극상을 하고, 민폐를 끼치는 배은망덕한 인물이 되는 것은 피할지 모르지만 가슴 속에 맺힌 한은 풀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피해 연예인을 만드는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승기의 주장이 모두 맞는다면 후크가 다른 연예인의 수익 정산을 제대로 해 줬다고 믿기 힘들어진다. 이승기는 일부 임원들이 자신의 광고 모델 개런티 중 10%를 에이전시에게 떼어 줬다고 속이면서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안 샐까?

현재 후크에는 이선희와 이서진을 비롯해 아직 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서범준과 최규리가 소속돼 있다. 서범준과 최규리에게 이승기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이선희야 성격상으로 보나, 권 대표와의 관계로 보나, '이승기' 스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그렇다 치고, 이서진은 왜 침묵할까? 그는 후크의 그늘에서 성장한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성장한 뒤에 후크로 갔다.

[유진모 칼럼/사진=김혜진 기자, 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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