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20년 만에 찾아온 선물 '사막의 왕' [인터뷰]
입력 2022. 12.28. 15:12:36

양동근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양동근에게 '사막의 왕'은 배우 생활 20년 만에 찾아온 선물 같은 작품이다. 실제 딸 셋을 둔 아빠로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공감과 위로를 얻었다는 양동근이다.

왓챠와 김보통 작가가 선보이는 새로운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사막의 왕'(극본 김보통/ 연출 김보통, 이탁, 이태동)은 돈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과 돈이 다가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극 중 양동근이 연기한 동현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죽음을 맞닥뜨리지만 어린 시절 외계인에게 선물 받은 초능력으로 다시 살아나 12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생명을 얻는다. 동현은 바쁜 회사 생활로 그동안 딸(박예린)에게 소홀했던 것을 후회하며 남은 시간을 딸과 함께 보내려고 애쓴다.

"처음 대본을 보고 내 상황과 맞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저도 아이들을 키우고 먹고살기 위해 로버트처럼 일을 한다. 정말 자식 앞에서는 여느 아빠와 다를 바 없다. 동현도 남은 12시간 동안 무얼 하겠냐는 질문에 곧바로 딸을 찾아간다. 모든 아빠들의 마음은 비슷할 거다. 겉으로 보기엔 우리가 아무 의미 없이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자식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지점에서 눈물샘이 터졌다. 딸을 가지고 있는 아빠들을 백 프로 공감하실 거다"

동현의 선택을 백 번 공감했다는 양동근. 그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양동근 역시 20년 만에 본인 작품 연기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세상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하다 보니 흘러 흘러 어디론가 와서 그 안에 들어가서는 일을 한다. 나도 연예인을 하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나'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돈을 버는 목적과 가치관은 각자 다르다. 내가 연기한 동현은 정말 사랑하는 딸만을 위해서 일을 한다. 나도 그렇게 일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제 삶의 전성기 마냥 일이 많이 들어와서 감사하는 반면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 일을 해야 한다. 대본에 그려져 있는 그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본 것 같다"

양동근은 이런 장면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김보통 작가가 현실적인 부분을 잘 꼬집어내 표현했다고 말했다.

"김보통 작가는 보통 작가가 아니다. 저는 사실 드라마나 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이다. 캐릭터를 통해서 다루는 감정이나 대사들이 다 거기서 거기다. 36년째 대본을 보고 있는데 이번 작품을 보고 김보통 작가님의 접근은 보통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다른 작품을 연기할 땐 감정신에서 눈물을 강요한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딸에게 '의미 없어 보이는 돈 버는 일이 우리 딸을 만날 수 있는 아빠한테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는 대사를 할 때 뒷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접근이 너무 좋아서 인상 깊었다. 20년 만에 찾아온 배우로서 선물 같은 장면이 됐다"

아역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36년 차 베테랑 배우가 된 양동근. 예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네 멋대로 해라'때가 24살이었다. 세상 무서울 게 없었다. 그때는 연기만 할 줄 아는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가족이라는 구성원 안에서 매일 생활하다 보니 소통하고 주고받는 것들이 있다. 와이프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이 행복하다"

양동근은 올해 '치얼업' '커넥트' '금혼령' '사막의 왕' 등 다작하며 제3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가정을 이루고 많은 부분이 변화했다는 양동근은 다작을 하는 이유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도 아이들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가족은 제 삶의 모든 부분이다. 아빠들만이 느낄 수 있는 공통분모, 고민들이 있다. 일이 정말 힘들고 고되다. 그럼에도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자식이 없으면 그냥 고된 일만 하는 육신 덩어리였을 텐데 이 일을 꼭 해내야 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 준 존재다. 아이들에게 배운 게 너무 많다. 아이들은 정말 하늘이 준 선물 같은 존재다. 그런 멋진 선물을 받을만한 준비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물을 받게 된다. 부모가 열심히 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런 존재이구나를 알게 되고 배우는 것 같다"

[셀럽미디어 신아람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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