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집' 조한철 "25년 연기 인생…조금씩 나아가고 있어 다행" [인터뷰③]
- 입력 2022. 12.30. 16:26:17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조한철이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부터 내년 활동계획까지 이야기했다.
조한철
조한철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장은재, 연출 정대윤·김상호, 이하 ‘재벌집’) 종영을 앞두고 셀럽미디어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 조한철은 극 중 순양그룹의 창업주이자 회장 진양철(이성민)의 차남으로 계산이 빠르고 사업가 마인드가 있지만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달고 있는 순양화재보험 사장 진동기 역으로 분했다.
진동기는 진양철이 고집하는 장자승계 원칙으로 늘 열등감에 사로잡혔다. 삼남매 중 가장 인정 욕구가 높고 장남이라는 이유로 순양을 물려받게 될 진영기(윤제문)를 견제하며 순양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인물이다.
승계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진동기는 무리수를 두며 삐뚤어진 야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진동기를 연기한 조한철은 야망과 거리가 먼 성격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야망은 누구나 있는데 그 야망 때문에 제가 스스로 힘들어지는 걸 못 견딘다. 스트레스 받는 일이라든지. 그래서 진동기처럼은 못 산다. 차라리 처분을 빨리해서 그 돈으로 여생을 행복하게 살 것 같다”라며 “어릴 때 연기를 시작할 때 부모님이랑 싸워가면서도 했던 사람이다. 세속적인 야망보다 개인적인 행복, 만족이 더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얄미운 행동을 하는 캐릭터여도 유독 조한철에게는 ‘밉지 않은 악역’이라는 수식어가 따른다. 진동기 역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망에 사로잡힌 캐릭터였다. 조한철은 “딜레마이긴 한데 그렇게 배웠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악역이어도 ‘난 나쁜놈’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분은 없을 거다”라며 “그런 역할을 해도 처음 읽으면 나쁜데 생각하다보면 ‘왜 나쁘지. 이렇게 살았겠구나’ 상상하다보면 어느 정도 애정이 간다”라며 “연민까지는 가야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늘 지금은 이게 맞나 의심이 들기도 한다. 고민이다 항상 정답은 없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막을 내린 ‘재벌집 막내아들’은 회귀 인생이 윤현우(송중기) 꿈이었다는 용두사미 결말로 혹평이 쏟아진 바 있다. 조한철은 작품의 의도에 따른 결말을 언급하며 개인적인 주관을 말했다. 그는 “결말로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일이 별로 없지 않나. 배우나 캐릭터에 대한 개개인의 애정이 어떻게든 행복하길 바랄 텐데 주제를 따라가야 한다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결말은 다소 보시는 분들한테 당장은 성에 안 차더라도 나중에 그 드라마를 생각하고 다시 보게 되는 경우 그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애초에 생각한 주제대로 밀고 가는 게 맞다. 주인공이 행복하다는 것보다 그런 점에선 잘 맞는 결말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1998년 연극 ‘원룸’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조한철은 어느덧 데뷔 25년차를 맞았다. 지난 연기 인생을 돌아본다면 조한철에겐 어떤 시간이었을까. 그는 “행복하게 산 것 같다. 행복이라는 게 상대적인 거지만 지금까지는 연기하는 판이 조금씩은 좋은 환경으로 나아간 것 같아 다행이다. 행복감과 만족감이 있고 운이 좋은 배우란 생각이 든다”라고 안도했다.
그러면서 “20대에는 사랑을 많이 받는 배우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은 그때 그러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25년 간 한 계단씩 좋은 환경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앞으로 바람은 지금과 같거나 많이 말고 조금씩 나아갔으면 한다”라며 “많은 작품 했을 때 사람들이 나를 지겨워하지 않을까 불안도 있지만 다행히 크게 지겨워하시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온 것 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느끼시게 끔 새로운 것도 해나가겠다”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조한철의 ‘다작’ 행보는 2023년에도 계속된다. 내년 공개를 목표로 촬영 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경성크리처’에서 조한철은 또 한 번 연기 변신할 예정이다. 그는 “오랜만에 무거운 인물이다. 묵직한 인물이라 연기하면서 무게감이 보여질까 고민했다. 너무 오랫동안 그런 인물을 안 해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과묵하고 진지한 인물이다. 많은 분들이 보시지 못했던 인물이 아닐까. 제가 연기한 인물 중에 저도 기대되는 작품이다”라고 귀띔했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눈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