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령’, 첩보부터 추리까지…새해 열 ‘스파이 액션’ [종합]
- 입력 2023. 01.11. 18:01:07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벼랑 끝, 호텔에 모인 5명. 이중 항일조직 스파이라 불리는 ‘진짜 유령’은 누구일까. 새해를 여는 스파이 액션, 영화 ‘유령’이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유령'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시사회 후 간담회에는 이해영 감독, 배우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이 참석했다.
‘유령’은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의심을 뚫고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의 멈출 수 없는 작전을 그린 영화다.
이해영 감독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재미있는 장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 감독은 “스파이 장르로 이야기가 열리고, 중간까지 끌고 가고 싶었다. 넘어가서는 액션 장르에 가깝게 뜨거워지고, 역동적인 느낌이 들도록 작업했다”면서 “전체적으로는 캐릭터 무비로 보였으면 했다. 하나하나 빛이 나고, 호연이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개연성을 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라고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점을 언급했다.
‘유령’은 심리 위주의 첩보 영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이내믹한 액션이 끌고 가는 멀티 캐릭터 영화다. 잡고자 하는 사람, 잡혀선 안 될 사람, 의심하는 사람, 들키고 싶지 않은 사람, 반드시 뚫고 나가서 작전을 성공시켜야 하는 사람까지 생사를 걸고 격돌하는 액션으로 이어진다.
경무국 소속 총독부 통신과 감독관 무라야마 쥰지 역을 맡은 설경구는 이하늬와 액션신에 대해 “전혀 불편함 없이 오히려 제가 힘에 겨웠다. 팔다리가 길고, 이하늬 배우의 힘에 부쳐 많이 버거웠다. 저는 기술이 없어서 힘으로 하나보니. 이하늬 씨가 대단했다”라고 놀라워했다.
이하늬는 총독부 통신과 암호 전문 기록 담당 박차경 역으로 분했다. 이하늬는 “차경이라는 역할은 너무 애정 하는 캐릭터다. 연기하는 내내 행복했다. 최근에 연기 많이 했던 톤들이 웜톤에 가까웠다. 쿨톤을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다. 밑에서는 마그마처럼 붉은 색, 나도 모르게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겉으론 드러내선 안 됐다. 연기하면서 재밌더라. 일차원적으로 감정을 쏟아내는 캐릭터가 있다면 꾹꾹 눌렀지만 비집고 나오는 캐릭터가 있지 않나. 차경은 삶을 위해 사는 캐릭터가 아닌, 죽기 위해 사는. 어찌 보면 생즉사 사즉생이었다. 그 당시 살았던 독립투사들이 그렇게 살았구나 생각하면서 죽음을 위해 사는 삶은 어떨까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액션신을 6개월간 머리에 달고 살았다. 액션을 위해 체력을 준비해놔야겠다 싶더라. 막상 그 날이 됐을 때 체력이 준비되지 않았으면 이도저도 안 되겠다는 걸 생각했다. ‘유령’하면서 ‘연기를 하려고 해도 체력이 받쳐줘야 하는구나’를 느꼈다. 보통 합을 맞춰서 멋있게 찍는 액션과 다르게 힘의 실랑이가 있어야 하는, 주먹을 잡고 뜯고 이런 감정이 들어있는 액션이다 보니 테이크가 몇 번만 가면 트레이닝 할 때도 힘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역도산과 붙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 막상 역도산을 만났는데 주먹이 들어갔는데 안 빠지더라. ‘네가 죽거나, 내가 죽거나, 네가 살거나, 내가 살거나’ 이런 액션이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이해영 감독은 “처음 액션을 구상할 때 무술감독과도 이야기하고 가장 첫 번째로 원했던 것은 성별의 대결로 절대 보이지 않았으면 했다. 남녀가 싸우는 느낌이 어떤 순간에도 없었으면 좋겠고, 동등한 캐릭터 각자의 입장과 감정이 있으니까 두 사람이 성별 떼고 붙자는, 기세로 붙자고 설계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당연히 설경구 선배님이 키도 크고, 피지컬이 우월하시다. 이하늬 배우가 액션을 설경구 선배님에 비해 덜 했고, 여배우라 케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호텔 방에서 몸싸움 신을 먼저 찍었는데 두 컷 정도 찍은 후 ‘선배님 괜찮으신가’란 생각이 들더라. (설경구를) 살펴가며 찍었던 기억이 난다. 이하늬 배우가 선배님을 ‘역도산’이라고 표현했는데 이하늬 배우는 ‘마동석’이었다”라고 비유해 웃음을 자아냈다.
설경구, 이하늬의 액션신은 물론, 박소담과의 호흡도 관전 포인트다. 이하늬는 박소담과 액션 호흡에 대해 “소담 씨는 살아있는 기백이 좋더라. 누구를 만나도 단단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평소엔 살갑던 친구가 연기에 들어갔을 땐 배우구나, 동생이지만 존경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라고 칭찬했다.
그러자 박소담은 “박소담과 이하늬라는 사람이 만났을 때 차경의 대사, ‘살아’라는 말이 저에게 굉장히 필요했던 말이었다. 혼자 많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제가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에게 받았던 에너지가 너무 컸다.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니까 그때 제가 느꼈던 감사함, 감정들이 막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박소담은 2021년 11월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유두암 소견을 들었으며 같은 해 12월 수술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여기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제가 너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케미가 좋았다는 이야길 들으니 너무 기쁘고, 감사하더라. 제 영화를 보고 이러면 되나 싶지만 찍는 내내 너무 감사했다. 선배님들에게 받은 게 너무 커서 이 영화 홍보를 통해 다 돌려드리고 싶다. 너무 감사하고,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소담의 이야기를 들은 이해영 감독 또한 눈물을 훔쳤다. 이 감독은 “오늘 배우분들과 영화 보니까 빛나는 모든 순간들을 감사하게 해주셨다. 어려운 촬영들이 많았다. (박소담이) 컨디션이 좋을 때가 아니었고, (상태를) 모를 때였다. 제가 너무 극한까지 요구하고, 많은 걸 시켰구나 생각이 났다”라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다독였다.
‘유령’의 원작은 마이지아 소설 ‘풍성’이다. 이해영 감독은 “아마 국내에서 원작을 읽으신 분이 거의 없을 거다. 저도 번역본 파일을 받아 봤다. 처음 이 소설을 받았을 때 막막하더라. 아무런 영감이 없어서 고민을 했다. 원작 소설은 추리극을 충실히 따른다. ‘유령’이 누구인가를 추리 플롯이 형성돼 있다. 목표 지점도 유령이 누구인가를 밝혀낸다. 그 플롯이 저를 자극하진 않더라. 유령이 누군가를 궁금해 하는 이야기라면 재미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엔 놓으려고 했다”면서 “어느 날, 반대로 생각하면 재밌을 수 있겠다 싶더라. 유령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어 작업했다. 그게 바로 원작과 큰 차이다. 발상을 거꾸로 한 거니까”라고 밝혔다.
또 “박차경의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다. 제작보고회 때 백지에 이하늬란 점 하나 찍었더니 ‘유령’이 됐다고 했다. 이하늬가 안 하면 못 만들겠다 싶을 정도로 작업했다”라며 “스파이 장면으로 가면 정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들 것 같았는데 그렇게 끌고 가면 지루할 수 있을 것 같더라. 구미를 당기기 위해 변주를 주고, 온도를 올리는 장면으로 구상했다. 원작 소설에서 멀리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첫 단추가 ‘유령이 누구인가’에서 시작해 원작과 완벽히 다른 이야기에 닿을 정도로 창조됐다”라고 설명했다.
‘유령’은 오는 18일, 설 연휴를 앞두고 개봉된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박소담은 “못 보여드린 만큼, 걱정 끼친 만큼 2023년, ‘유령’을 시작으로 더 많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건강하게 잘 살아가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박해수는 “많은 힘듦을 겪으면서 노력했는데 극장에서 영화를 보니까 여러 생각, 감정이 왔다 갔다한다. 기쁘기도 하고 감격스럽고 감사하기도 하다. 정말 뜨겁게 만들었다. 언제 또 이렇게 만들 수 있을지, 이 배우들을 다시 또 만날 수 있을지 만나고 싶고 뜨거웠던 순간들이 한 컷 한 컷 더 아름답게 영화로 나온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서현우는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 이렇게 목격한 팀워크, 앙상블이 고스란히 장면에 녹았다고 생각한다. 새해를 맞아서 이런 좋은 에너지들을 극장에서 마음껏 느끼고 받아가서 힘차게 시작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해영 감독은 “이번 영화는 유독 쉽고 수월하게 넘어갔던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매번 늘 발품을 요하고 에너지를 요하고 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하고 하면서 정말 공을 많이 들이게 하는, 손이 많이 가게 한 영화였다. 며칠 전까지 후반작업을 하면서 오늘 완성된 영화를 비로소 보면서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오갔다. 영광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아닌가 싶다”라고 마무리했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