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니' 익숙함과 신선함 사이…드라마 흥행 이을까 [씨네리뷰]
입력 2023. 01.30. 15:07:28

\'상견니\'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사랑하고 헤어져도 만남이 헛되지 않게”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만 드라마 ‘상견니’가 3년 만에 영화 ‘상견니’(감독 황천인)로 재탄생해 돌아왔다. 드라마에서 느꼈던 짙은 여운과 아련한 스토리를 다시 한 번 재현하며 ‘상견니’는 3년의 기다림이 조금도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지난 25일 ‘상견니’는 개봉 주 신작 예매율 1위 기록, ‘아바타: 물의 길’에 이어 전체 예매율 2위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 속에 국내 개봉했다. 지난 28일 개봉 4일 만에 10만 관객 돌파하며 현재(29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4만 5,206명을 기록 중이다.

‘상견니’의 인기 돌풍은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당초 하루만 진행 예정이었던 ‘상견니’ 주역들인 배우 가가연, 허광한, 시백우의 내한 무대인사는 예매 오픈 직후 1분 만에 전석 매진되는 기염을 토한 바. 뜨거운 예매 성원에 힘입어 추가 편성되었고 전 회 차가 모두 매진됐다.

앞서 ‘상견니’는 중국에서 개봉 27일 만에 박스오피스 4억 위안 돌파, 대만에서는 1억 대만 달러를 넘기며 최고 흥행작으로 이름을 올린 바. 한국에서도 두터운 원작 팬 층을 보유한 만큼 ‘상견니’의 인기몰이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영화 ‘상견니’는 2009년,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이 우연히 만나 묘하게 가슴 설레는 기시감을 느끼면서 시작되는 멀티버스 판타지 로맨스. 2019년 방영된 드라마 ‘상견니’를 원작으로 하되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해, 독립적인 작품으로 재구현했다.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은 처음 만났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묘한 설렘을 느낀다. 이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해 서로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2017년 의문의 사고로 복잡한 타임라인 속에 갇혀버린 리쯔웨이와 황위쉬안은 반복되는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의 갈림길에 놓인다. 다시 만나도 헤어질 수밖에 없는 무한굴레를 끊어내기 위해 이들은 서로의 시공간 속으로 뛰어든다.

주연배우 허광한이 “‘상견니’는 팬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밝힌 대로 당초 영화 ‘상견니’는 원작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드라마 ‘상견니’는 전 세계 OTT 플랫폼을 통해 10억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대만을 넘어 아시아를 휩쓴 메가히트 타임슬립 로맨스로 흥행신화를 썼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무수한 ‘상친자’(상견니에 미친자들)들을 양산,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바. 이에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상견니’는 큰 기대를 모았다.

다만 영화 ‘상견니’는 원작에서 같은 소재와 캐릭터들만 가져왔을 뿐, 완전히 다른 세계관으로 시작된다.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의 로맨스, 모쥔제와 천원루, 왕취안성의 서사도 새롭게 구축됐다.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원작팬들에게는 스토리상 전개와 타임라인을 이해하는데 다소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무래도 같은 배우들이 동일한 캐릭터를 연기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먼저 본 사람이라면 원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21부작에 걸쳐 풀린 드라마와 달리 2시간의 러닝타임 내에 각 캐릭터들의 시점에서의 이야기들을 설명하고, 새로운 캐릭터까지 추가되면서 원작과 연결 지어 해석하려고 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또 타임 슬립이 시작되고부터는 서로 다른 평행세계에서 얽히고설킨 사건의 실마리들을 따라가기 바쁘다.

그럼에도 ‘상견니’의 타임루프에 익숙한 원작 팬들이라면 몰입해서 즐길 수 있다. 고도의 지적 유희를 요하는 ‘상견니’ 특유의 매력을 그대로 녹여내 뒤엉킨 타임라인과 다양한 복선들을 추론하면서 빠져들게 만든다.

‘상친자’라면 더 고민할 필요없이 볼 가치가 충분하다. ‘상견니’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우바이(Wu Bai) ‘Last Dance’와 낡은 테이프도 타임슬립의 중요한 연결고리로 등장하고, 원작의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곳곳에 숨겨져 있어 반가움을 자아낸다.

운명적으로 재회한 리쯔웨이와 황위시안의 아련하고 가슴 절절한 로맨스는 다시 한 번 깊은 뭉클함을 선사한다. 반복되는 만남과 헤어짐의 고통 속에서도 무모한 노력을 거듭하며 황위시안만을 사랑하는 리쯔웨이의 애틋한 순애보가 심금을 울린다.

드라마에 이어 또 다시 호흡을 맞춘 세 배우의 호연도 빛났다. 상반된 두 캐릭터로 1인 2역 연기를 펼친 가가연과 허광한, 짠내와 애절함을 오가는 짝사랑을 그린 시백우가 만들어낸 앙상블이 깊은 감동을 전한다.

이외에도 원작 OST를 부른 손성희가 새로운 삽입곡 ‘눈물이 기억해(眼泪记得你 Remembered)’으로 참여해 ‘상견니’의 아련한 감성을 배가시킨다.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린 드라마와 다르게 영화는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장식해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인기 드라마가 다시 영화로 재탄생하며 꽤나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준 ‘상견니’. 3년의 기다림 끝에 다시금 상친자들 곁으로 찾아온 ‘상견니’가 드라마에 이어 영화까지 흥행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오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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