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더 글로리’ 따라했다가…혐오가 된 ‘SNL’ 패러디
- 입력 2023. 02.02. 10:17:2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구도와 MZ세대 조롱‧비하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던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3’(이하 ‘SNL’)가 결국 선을 넘어버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학폭 가해 장면을 패러디했다가 희화화 논란에 휩싸인 것. 피해자에게 평생 트라우마가 될 사건을 희화화해 뭇매를 맞고 있는 ‘SNL’이다.
'SNL'
지난달 28일 공개된 ‘SNL’에서는 ‘더 글로리’를 패러디한 ‘더 칼로리’란 제목의 코너가 그려졌다.
송혜교 주연의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해당 작품의 초반에는 박연진 패거리가 문동은의 몸을 고데기로 고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2006년 5월 청주에서 실제로 벌어진 ‘고데기 학폭’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것이다. 중학교 3학년생 A양 외 2명이 동급생에게 고데기, 옷핀, 책 등으로 고문을 당했던 실제 사건이다. 당시 A양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은 가정에 돌려보내 관찰하게 하는 수준의 처분만 내린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SNL’은 학폭 피해자들에게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끔찍한 장면을 쥐포구이 장면으로 가볍게 다뤄 구설수에 올랐다. 이수지는 송혜교가 열연한 문동은 역을, 주현영은 임지연이 맡은 박연진 역을 패러디한 모습으로 등장, 문제의 장면을 고데기로 쥐포를 태웠다. 주현영이 “고데기 열 체크 좀 해볼까?”라고 말하자 이수지는 쥐포가 타는 장면을 보며 “지금 먹어야 해”라고 괴로워하는 연기를 펼치기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수지는 주현영의 살을 찌우게 만드는 계획을 최고의 복수라고 칭하며 뚱뚱한 체형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장면으로 불쾌감을 더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SNL’이 학폭 피해자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고, 희화화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 깊고, 어두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폭이 개그 소재로 삼기에 적합하지 않은 데다 그저 가볍게 웃어넘길 일에 불과한 것인지 제작진들의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SNL’은 최근 ‘선을 넘고 있다’는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과감한 패러디로 마니아층을 형성했지만 여적여 구도, MZ세대 비하, 엉터리 수어 사용 등을 웃음의 도구로 활용해 구설에 오른 바. 일부 시청자들은 ‘공감’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대중들의 의아함은 커져만 갔고, 이는 곧 불쾌감으로 번졌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적정선을 벗어난 코미디는 불편 요소를 가져오기에 웃음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를 요할 필요가 있다. 상처를 주지 않고 웃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많다. 해학과 풍자의 방향이 약자를 향하는 순간, ‘조롱’과 ‘혐오’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쿠팡플레이 'SNL'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