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오빠 사기 혐의에 선 긋는 강민경과 가족이란?
- 입력 2023. 02.07. 11:50:25
- [유진모 칼럼] '열정페이' 논란으로 여론의 호된 뭇매를 맞은 바 있는 다비치 멤버 강민경(32)이 가족 때문에 또 안 좋은 이야기에 연루됐다.
강민경
지난 2일 투자자 박모 씨 등 19명이 부산 연제경찰서에 '강민경의 부친 A 씨와 친오빠 B 씨가 부동산 개발 회사를 함께 운영하면서 2017년 9월께 개발 계획이 뚜렷하지도 않은 경기도 파주 문지리 소재 임야를 2년 안에 개발될 것이라고 주장해 총 12억 원의 부동산 개발 계약을 체결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고소인들은 부산 소재 경매학원 원장 한모 씨를 통해 B 씨 소유로 알려진 임야를 평당 40만 원에 매입했다. 그들은 '계약한 토지가 2년 내 주택 용지로 개발되지 않으면 원금을 2배로 상환한다.'라는 내용의 한 씨와 B 씨와의 계약서와 더불어 한 씨가 사업 설명회에서 "유명한 가수의 아버지가 실수할 리 없다."라고 한 발언 등을 믿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그 토지는 계약한 지 6년이 지난 현재까지 개발이 진행되지 않았고, 한 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된 상황.
이 글을 근거로 할 때 이번 일은 강민경과 무관하다. 그녀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조차도 잘못된 일이다. 지난번의 '열정페이'의 주체는 강민경이었기에 모든 매질을 그녀가 오롯이 받아 내야 했던 게 당연했다면 이번 일에 그녀가 거론된다는 것은 억울하다.
그러나 A 씨는 강민경의 아버지이고, B 씨는 오빠이다. 한 씨가 사업 설명회에서 "유명 가수의 아버지인 A 씨가 실수할 리 없다."라고 말한 것은 사기 의도 엿보이지만 A 씨가 강민경의 아버지라는 것은 사실이다. 거짓말로 속인 게 아니라 사기 의도로 그 사실을 강조했다는 해석이 가능할 따름이다.
이번 글에서 강민경 측은 그녀가 18살에 가수로 데뷔한 이래 부친의 불미스러운 금전 문제를 수차례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2016년 결국 무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사기 혐의로 피소된 바 있다. 딸이 대놓고 '문제'를 인정하고, 그래서 왕래를 끊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뭔가 냄새가 살짝 풍기기는 한다.
그렇다면, 강민경은 최소한 2016년 이후 공개적으로 A 씨와 B 씨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만천하에 알렸어야 했다. 그녀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수시로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해 왔다. 이미 오래전부터 아버지의 성향을 알았고, 그래서 만남을 단절했다면 자신의 이름 때문에 희생되는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튜브와 SNS에 '관계 단절'을 알렸어야 현명했다. 이번 입장문도 피해자 발생을 방지하기 위함이라 하지 않는가.
왕래를 끊었다지만 그녀의 프로필에는 여전히 가족 관계에 부모, 오빠, 남동생, 애완견이 표시되어 있다. 육체적으로는 당연하고, 법적으로도 아직 가족이라는 증거이다. '헤겔의 가족철학'(배장섭)에 따르면 부부와 미혼의 자식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완전히 평등한 존재자, 하나의 인격으로 존재한다.
그런데 이 인격은 가족의 재산을 필요로 한다고 한다. 가족의 재산 속에 실재적, 대자적으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리고 대자적 단계의 가족은 자녀를 통해 즉자-대자적으로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굳이 이 저서가 아니더라도, 동양적-한국적 정서를 차치하고라도 전 세계적인 인류의 보편적 정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고, 핏줄은 부정하기 매우 어려운 관계이다.
강민경의 아버지나 오빠가 설령 사기꾼이라고 할지라도 아버지나 오빠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같은 피가 흐른다고 범죄자의 성향까지도 공유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절연했다고 해도 가족은 가족이다. 가수와 사업으로 큰돈을 번 그녀로서 자신을 낳고 키운 아버지를 지켜 주는 데 어느 정도 노력은 했어야 하지 않을까?
그게 그녀의 첫 번째 패착이고, 두 번째는 회사에 대한 배려이다. 그녀는 사업가로서 최소한 자신의 회사 임직원들을 위해 자신의 이미지를 좋게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마땅하다. 그렇다면 그녀는 아버지와 오빠가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방지에 먼저 앞장섰었어야 회사의 '얼굴'로서 마땅했다. 만약 그랬다면 이번 땅 투자 사기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법적으로 부모와 갈라서든지.
가족이 재산 속에서 실재적, 대자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세계에서는 필수이다. 가족과 사회는 다른 차원에서 구성되어야 하지만 결코 다른 조직이 아니다. 진심이냐, 생존의 수단이냐의 차이일 따름이다. 강민경의 입장에서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는 박수홍에게 직접적 피해를 입힌 것이 의심되는 그의 형보다 못하지는 않은 게 아닐까?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