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롤리' 정수빈, 함께한다는 것에 대하여[인터뷰]
입력 2023. 02.16. 15:25:40

정수빈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부담감이 없었다면 솔직하지 않은 거겠죠. 고민도 많았고요. 하지만 늦게 합류한 만큼 누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신예 정수빈이 부담감을 딛고 '트롤리'를 마쳤다. 첫 지상파 데뷔, 교체 투입까지. 심적 압박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 속에서도 제 몫을 해낸 그다.

지난 14일 종영한 '트롤리'는 과거를 숨긴 채 조용히 살던 국회의원 아내의 비밀이 세상에 밝혀지면서 부부가 마주하게 되는 딜레마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딜레마 멜로다.

정수빈은 극 중 비밀을 간직한 김수빈 역을 연기했다. 김수빈은 김혜주(김현주), 남중도(박희순) 부부에게 찾아온 의문의 불청객이다. 이들과 얽히며 파란을 일으키는 인물로, 후반부 극의 핵심 키 역할을 했다.



정수빈은 당초 캐스팅됐던 김새론의 음주운전 하차로 '트롤리'에 가장 늦게 합류하게 됐다.

"감독님이 마지막 미팅을 했을 때 '시간이 1~2주 밖에 없는데 괜찮냐'고 물으시더라. 수빈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어떤 배우가 맡아도 책임감 갖고 열심히 할 것 같았다. 차마 '제가 맡아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하진 못했다. 미팅이 끝나고 나서 후회했었다. 그런데 곧바로 연락이 왔다. '수빈 씨가 그리는 수빈이를 응원해보고 싶다. 같이하자'라고 하시더라.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엄청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자신의 이름과 같은 동명의 캐릭터를 맡은 것에 대해 "대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이름이 같아서 정이 갔었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언젠가 '수빈'이라는 동명 친구를 연기해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는데 '트롤리'를 통해서 이루게 됐다. '수빈'이를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부담감도 상당했다고. 정수빈은 "1~8화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였다. 2주라는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준비하는 기간 동안에는 혼자라고 느껴져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는 걱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더라. 선배님들에게 정말 많이 기댔다. 소통할 수 있는 선배님들이 계셔서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처음 촬영에 갔을 때 '수빈아 안녕'이라고 엄청 많이 반겨주셨다. 저에게 큰 힘이 됐다"라고 털어놨다.



김현주, 박희순 등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한 '트롤리' 촬영 현장은 정수빈에게 특별한 경험이 됐다.

"(김) 현주 선배님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았다. 혜주라는 역할을 통해서 정말 다양한 곡들을 연주하시더라. 선배님처럼 다채롭게 연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현주 선배님과 연기를 할 때 애써서 연기할 필요가 없었다. 혜주 같은 좋은 어른이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왔다. (박) 희순 선배님은 따뜻한 분이셨다. 먼저 다가와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희순 선배님에게서는 '연기를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느꼈다. 본질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걸 배웠다. 선배님들에게 매번 많이 배웠다. 비워내는 법도 알게 됐다. 이번 현장에서 크게 느꼈던 건 만약에 제가 선배가 된다면 '트롤리'에서 만난 선배님들처럼 선후배 관계가 아니라 연기자 동료로서 소통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함께 연기하는 행복감이 뭔지 느끼게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냐 묻자 "수빈이가 혜주(김현주)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수빈이 죽은 혜주의 아들 지훈의 사진을 건네면서 '엄마 많이 좋아했다. 원망하지 않았다. 미안해했다'라고 말한다. 지훈이를 대신해서 지훈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진심과 진심이 통해야 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그 장면을 찍을 때 서로가 믿었을 때 통하는 따뜻한 기운을 느꼈다. 현주 선배님께서 그 장면을 촬영하고 나서 '우리 잘 통했다'라고 말씀해 주시더라. 정말 행복했다"라고 답했다.

정수빈은 지난해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을 시작으로 디즈니+ 시리즈 '3인칭 복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 '트롤리'까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2022년을 되돌아보면서 '배우 하기를 잘했다'라고 생각했다. 여러 인물들을 연기하면서 정말 다양한 삶을 살아봤다. 여러 직업들, 그리고 그들의 삶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됐다. 배우로서 더 다양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 그 인물을 잘 표현해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저 역시 그 인물들을 통해 위로를 많이 받았다. '트롤리'를 통해서는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에 빠졌을 때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전차를 다 함께 멈추면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같이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려고 한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는 '액션'을 꼽았다. 그는 "'아일랜드' 촬영 때 김남길 선배님이 액션을 대부분 다 직접 소화하시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때 와이어도 잠시 타긴 했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평소 액티비티한 걸 굉장히 좋아한다.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이 해고 싶다"라고 희망했다.

마지막으로 정수빈은 "'진정성'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했을 때 배우이기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더라. 노력 중이다. 매 작품마다 깨달음을 얻고 있다. 작품을 통해 제가 받은 빛들을 잘 모아서 따뜻한 기운으로 잘 돌려드리고 싶다.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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