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트맨3', 마블페이즈5 호기롭게 열었지만…글쎄 [씨네리뷰]
- 입력 2023. 02.16. 18:43:42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마블 페이즈 5의 문을 여는 첫 단추가 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감독 페이튼 리드, 이하 ‘앤트맨3’)가 영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세계관을 무한 확장시키기 위해 끌어온 양자영역과 멀티버스는 어디선가 본 듯한 기시감이 들어 진부하다 못해 따분하다. 더 큰 스케일의 더 큰 볼거리만 노리다 불협화음만 키운 꼴이 됐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지난 2015년 ‘앤트맨’과 2018년 ‘앤트맨과 아스프’에 이은 ‘앤트맨’의 세 번째 시리즈. 미지의 세계 ‘양자 영역’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가 MCU 사상 가장 강력한 빌런이자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마주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최악의 위협에 맞서는 블록버스터다.
스캇의 딸 캐시 랭(캐서린 뉴튼)이 개발한 장비로 인해 스캇 랭(폴 러드)과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호프 반 다인의 부모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 남편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라스)는 양자영역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들을 양자영역으로 불러들인 이는 어벤져스의 숙적이자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이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무기로 캉은 MCU의 모든 타임라인 속에 존재하는 인물이다. 캉은 자신을 양자영역에 가둔 재닛 반 다인에 복수를 시작으로 우주 정복을 위한 욕망을 드러낸다. 세계를 파멸로 몰고갈 캉에 맞서 앤트맨 패밀리는 저마다의 능력치를 발휘한다.
무엇보다 ‘앤트맨3’의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빌런 캉이었다. 손가락을 튕겨 우주 인구의 절반을 몰살시킨 타노스보다 강력한 MCU 최강 빌런으로 소개된 만큼, 캉의 막강한 공격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였다.
그러나 무시무시한 아우라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캉의 전투력은 어딘가 모르게 허술하다. 타임라인을 지배하는 것 외에는 최강 빌런으로서의 위협감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앤트맨 패밀리와 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핌박사가 이끄는 개미떼에 휩쓸려 가버리는 모습에서는 실소마저 터져 나온다.
마블의 블록버스터라기에 다소 늘어지는 전개도 아쉽다. 앤트맨 패밀리가 양자영역에 떨어진 이후 만나는 새로운 크리처들의 스토리와 개미들의 서사를 설명하는 데만 1시간이 소요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복잡한 세계관을 관통해 이해 장벽이 높은 양자영역은 전 세대 연령층이 가볍게 보기에 무리가 있어 보인다.
MCU가 꾸준히 밀고 있는 멀티버스 사가는 이제 슬슬 구닥다리처럼 보일 정도다.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완다비전’에 이어 ‘앤트맨3’에서도 멀티버스가 등장한다. 하지만 멀티버스 특성상, 캐릭터 복제 이미지는 어떤 신선함이나 새로움을 안겨주진 못한다.
곳곳에 앤트맨 특유의 유머코드를 심어놓긴 했지만 맥없이 흘러가는 영화를 보고 있자면 웃기도 쉽지 않다. ‘몬스터 주식회사’ 마이크가 떠오르는 대런(코리 스톨)의 활약만 인상에 남는다.
앤트맨의 딸 캐시 랭으로 새롭게 합류한 캐서린 뉴튼의 존재감은 빛났다. 10대다운 통통 튀는 매력에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성장사를 그려내며 ‘앤트맨’ 시리즈의 한 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지난 15일 개봉했다. 러닝타임은 124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