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네리뷰] ‘멍뭉이’, 좀 더 신중했더라면
- 입력 2023. 02.22. 11:12:47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기본적인 설정부터 납득되지 않는다.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하니 공감도 놓쳐버린 채 112분이 흘러간다.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의 이야기다.
'멍뭉이'
민수(유연석)에게는 11년 키운 루니와 3년 사귄 여자친구 성경(정인선)이 있다. 가족의 완성이 목표인 민수는 성경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성경이 프러포즈를 승낙한 후 기쁨도 잠시. 성경은 사실, 가족 대대로 ‘개 침 알레르기’가 있다고 고백하며 루니와 만남이 있을 때에는 약을 먹어왔다고 밝힌다.
결국 민수는 루니를 ‘맡긴다’는 말을 내세우며 사촌 형 진국(차태현)과 함께 집사 찾기에 나선다. 영화는 새 주인을 찾아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일들을 마주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4가구 중 한 집에서 기른다는 반려동물 시대. 공개된 동물보호에 의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인구는 602만 가구, 1306만명(2022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그 중 개, 고양이 수는 약 800만 마리에 육박한다. 그러나 반려 인구가 급증하면서 유기견, 유기묘도 함께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로는 반려동물 유기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다. 반려동물을 데려와 키우기 시작한 데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듯 ‘파양’ 보낸 이들에게도 사정이 있다고 한다. ‘마당이 넓은 집’ ‘지금보다 더 나은 삶’ 등 다양한 이유를 들며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만 ‘파양’은 ‘파양’이다.
많은 유기견들은 민수와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로부터 버려지는 아픔을 겪는다. 그렇기에 영화 ‘멍뭉이’는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루니에게 새 집사를 찾아줘야 하는 이유가 부실하고, 납득되지 않으니 이야기에 집중이 안 된다. 여자친구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꾸려나갈 미래를 약속했다고 하지만, 11년을 키운 루니도 가족이 아닌가.
물론 영화의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극 후반, 민수는 루니도 가족이라는 소중함을 깨닫는다. 하지만 플롯 자체가 관객을 설득시키지 못하니 영화와 보는 이들의 시선은 따로 흘러갈 뿐이다.
배우들의 작위적인 연기도 몰입을 깬다. 유연석, 차태현은 두 형제의 티키타카 케미,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고자 했으나 “크로스!”를 외치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오그라든다. 코믹한 상황 역시 과한 연출로 좀처럼 웃음이 나지 않는다.
답답한 전개 속 숨통을 트이게 하는 구간은 단 하나.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이기에, 제목처럼 곳곳에서 등장하는 강아지들이다. 주인공인 골든리트리버 루니부터 퍼그 토르, 4마리의 믹스견, 그리고 공주까지. 이들이 민수, 진국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면은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이들까지 미소 짓게 만든다. 그러나 이 귀여운 강아지들을 보러 오라고 관객들의 발걸음을 영화관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멍뭉이’는 집사 인생 조기 로그아웃 위기에 처한 민수와 인생 자체가 위기인 진국, 두 형제가 사랑하는 반려견 루니의 완벽한 집사를 찾기 위해 면접을 시작하고, 뜻밖의 ‘견’명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영화다. 오는 3월 1일 개봉. 러닝타임은 112분.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