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옥빈 "'연애대전'으로 연기 스펙트럼 확장" [인터뷰]
- 입력 2023. 02.23. 12:24:51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연기면 연기, 액션이면 액션 차별화된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은 배우 김옥빈이 '연애대전'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 그동안 강렬하고 '센 언니' 매력을 보여줬다면 로맨틱 코미디로 핑크빛 설렘을 전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김옥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 여미란(김옥빈)과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 남강호(유태오)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다. 김옥빈은 각종 무술에 능한 변호사 여미란 역으로 분했다.
그는 "그동안 하던 작품과 다른 장르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적합한 타이밍에 대본을 일게 됐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너무 웃겻다. 그동안 대본을 읽으면서 웃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웃으면서 봤다"며 "20대 때는 낯간지러워서 읽지도 못했다. 또 로맨틱 코미디는 닭살 돋아 해서 나와 맞지 않는 거로 생각하고 멀리했는데 편협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그동안 해온 작품들을 사랑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이뤄졌지만, 다른 걸 하고 싶었다. 망가질 수 있는 나이, 여유가 생긴 거 같았다. 원 없이 망가져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장르적인 걸 좋아했는데, 취향이 계속해서 바뀐다고 느낀 게 영화 좋아하는 취향도 계속해서 바뀐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없는 장르를 보는 것을 선호한다. 살기도 힘든데 무거운 작품보다 라이트한 작품을 선호하게 됐다"고 전했다.
새로운 도전인 만큼 두려움도 있었다. 그는 어쩌면 과한 연기로 보일까 고민이 많았다. 김옥빈은 "레트로와 복고를 그리워하는 시기가 된 거 같다. 가장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하는 시기에서 과거의 향수, 그리워하는 것이 있는데 '연애대전'이 그걸 그려낸 걸로 보였다"며 "내 연기를 보며 '경기를 일으키면 어쩌지', '매장당하면 어쩌지' 생각했다. 저를 못 믿어서 감독님께 계속 물어봤는데, 많이 믿어주셨다"고 말했다.
부족한 부분을 느끼기도 했다고. 그는 "멜로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느낀 게 유사 연애 감정을 느끼도록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이번 촬영을 하면서 '나한테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구나'를 느꼈고, 똑같은 핏을 유지하는 것도 실력이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쾌하고 당찬 매력의 여미란은 실제 김옥빈과 많이 닮아 있었다. 그는 "보여주지 않은 모습일 뿐이지 친구들한테 진짜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남자들한테 지기 싫어하는 부분도 그렇고 온갖 무술에 통달한 것, 털털한 성격도 비슷한 점이 많다. 어렸을 때도 여자애들 괴롭히는 애들과 싸웠다. 지면 분해서 잠을 못 자기도 하고"라고 설명했다.
그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여미란 역을 만들어냈다. 김옥빈은 "여미란이 가진 털털하고 여장부 같은 모습이지만, 애교도 많고 남강호한테는 한없이 무너지지 않나. 멜로와 대장부가 잘 어울리도록 노력했다. 조화가 안 될까 봐 자연스럽게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통으로 생각하지 않고 신마다 쪼개서 생각했다. 신마다 연약거나 최고 섹시하거나 다르게 설정하려고 했다"고 했다.
영화 '여배우들' 이후 유태오와 오랜만에 호흡이다. 김옥빈은 유태오에 대해 "제가 본 배우 중 주름이 제일 멋있는 배우"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벌써 세 번째 만남이다. 유태오의 눈가 주름을 너무 좋아했다. 잘생긴 사람이랑 작품 하게 돼서 너무 좋았다. 또 너무 좋은 배우라고 늘 생각했다. 연기에 대한 자세가 너무 좋고 열정적인 사람이다. 남강호라는 캐릭터는 유태오가 아니면 그렇게 못 살렸을 거 같다"면서 "처음 캐스팅이 되고 고맙다고 했다. 그때는 무슨 의민지 몰랐는데 한국어가 서툴기도 해서 캐스팅 어려움이 있었던 거 같다. 뻔한 연기가 아니라 순수하고 귀여운 허당을 잘 표현한 거 같다. 여기에 유태오가 제격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절친 신나은 역의 고원희에 대해서도 "나은과 미란의 관계가 너무 재밌었다. 남자들한테는 지기 싫어서 맞서 싸우지만, 나은이에게 만큼은 다 져준다. 연기할 때도 그런 부분들을 중점에 두려고 했다"며 "고원희는 유연해서 뭘 해도 받아쳐 준다. 그런 자신감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배우"라고 전했다.
이번 '연애대전'에서 여미란은 로맨틱 코미디만큼이나 액션신도 많았다. 그러나 그동안 갈고닦아온 실력 덕분인지 액션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김옥빈은 "'악녀'라는 거대한 산을 넘은 이후라 따로 배우지 않아도 될 정도의 기초가 쌓여 있었던 거 같다"면서도 "강호에게 애교 부리는 모습이 더 힘들었다. 춤추는 장면을 2주 동안 연습했는데 쑥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뻔뻔하게 하려고 했다. 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고 웃었다.
또한 가감 없이 드러낸 젠더 이슈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자, 남자가 서로가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캐릭터로 드러내는 작품이 있었나 싶었다. 진지하고 무겁게 얘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라이트하고 귀엽게 풀어냈다. 이러한 이슈는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것들이기에 덮어놓고 모른 척할 수 없는 거 같다. 나아갈 방향에 대해 스트레스 없이 얘기할 수 있어야 하는데 '연애대전'이 영리하고 가볍게 풀어낸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연애대전'은 지난 10일 공개 후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TV 쇼 부문 리스트에 진입했다. 2주 차 (13일~19일)에는 2857만 시청 시간을 기록, 아시아는 물론 브라질, 자메이카 등 전 세계 51개국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180도 다른 매력으로 차별화된 연기를 보여준 김옥빈은 현재 tvN '아스달 연대기2'로 또 다른 매력을 전할 예정이다. 그는 "전에 했던 거라 익숙하기도 하고, 이전에 연기한 걸 다시 찾아보면서 감을 찾아야 했다. 웃긴 모습을 보다가 진지한 모습을 보면 아쉬워할 수 있지만, 장르 가리지 않고 다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옥빈은 "'연애대전'은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시켜준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 스트레스 없이 볼 수 있는 로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신여성의 캐릭터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