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이해' 유연석 "사랑은 아직 '노이해', 또 다른 멜로도 하고파"[인터뷰]
- 입력 2023. 02.24. 08: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반듯하지만 차갑거나 건조하지 않다. 툭툭 내뱉는 말이 유머러스하고 따뜻하다. 아부하는 법도 변명하는 법도 없다. 그저 자신의 몫의 일을 넘치게 잘 해낸다. 이는 '사랑의 이해'의 남자 주인공 '하상수'를 설명하는 문장들이다. 이 캐릭터를 곰곰이 들여다보면 배우 유연석이 겹쳐 보인다. '맞춤옷'같은 하상수를 만난 유연석은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고 편안해 보였다.
유연석
유연석은 극 중 사랑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가 아닌 어떤 조건에도 일정한 값을 유지해야 하는 상수라고 믿는 KCU 은행 영포점 종합상담팀 3년 차 계장 하상수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주변에서 재밌게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는 배우들, 감독님들도 재밌게 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기분 좋고 뿌듯했다."
이 작품은 이혁진 작가의 동명소설 '사랑의 이해'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을 먼저 접한 유연석은 "원작은 더 현실적인 대사들이 많다. 작가님이 드라마에도 공감되는 대사들을 많이 넣으셨다. 원작에 워낙 좋은 글귀와 대사가 많으니까 그걸 살리기 위해 노력하셨다고 하더라. 감독님 역시 그 부분에 신경을 쓰셨다. '대사의 맛'이 원작보다 뒤처진다는 말을 듣기 싫다고 하셨다. 그런 부분 때문에 한편으로는 드라마지만 소설을 보는 느낌이 들 때도 있으셨을 거다. 섬세한 연출 덕분에 그런 점들이 잘 살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사랑의 이해' 애청자들은 주인공들에게 각각 '과몰입'하며 열띤 토론을 펼치기도 했다. 유연석은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랑 이야기라던가 극적 상황들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지 않나. 굉장히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이야기였다. 주변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들도 많았고. 그래서 더 시청자 분들이 공감하시면서 열띤 토론을 하셨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메인 커플인 하상수(유연석)와 안수영(문가영)이 이어질 듯 엇갈리는 이야기가 반복되자 '고구마 전개다', '답답하다'라는 시청자 반응도 잇따랐다. 유연석은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게 당연한 드라마다. 누구의 입장으로 보게 되면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겠나.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면 그 주인공 입장에서 잘 따라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연석은 시청자들이 '하상수'라는 인물을 이해(理解)하도록 노력했다기보다 오직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상수의 감정 상태를 온전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으니까. 물론 상수의 행동들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했다. 설득하고 이해시키려고 한 적도 없다. 그저 감정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유연석은 문가영과 금새록 두 배우와 멜로 연기를 했다. 그는 "문가영 씨는 어릴 적부터 연기를 했던 친구라 연기 경험이 많더라. 순간 집중력이 좋고 감정 표현이 섬세하면서도 능숙했다"라고 평했다. 이어 금새록에 대해서는 "멜로 주인공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일상에서도 저를 '상수'로 대했다. 사석에서도 계속 선배라고 부르면서 드라마의 호흡을 이어가려고 노력하는 게 보였다. 드라마 후반부 상수와 헤어질 때 실제로도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다. 시청자 분들도 그런 진정성을 느끼지 않으셨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사랑의 이해'는 유연석이 30대 마지막 작품으로 고른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여태껏 멜로 장르를 하긴 했지만 정작 정통 멜로를 해본 적은 없더라. 30대에 굳이 장르를 고르자면 '멜로'가 하고 싶다. 그래서 멜로 장르를 찾아달라고 했다. 만약에 또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멜로물을 하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도 재밌을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유독 유연석은 극 중 '외사랑'을 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특유의 멜로 아우라가 터지는 경우가 많았다. '사랑의 이해' 하상수에 앞서 그의 출세작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의 칠봉이를 비롯해 tvN '미스터 션샤인'(2018) 구동매 캐릭터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상수처럼 '외사랑'을 해본 적이 있다. 팬분들도 제가 맡은 캐릭터가 짝사랑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더라. 꽁냥 거리는 것보다 아파하는 모습을 연기할 때 좋아하시더라. 저 역시 그런 캐릭터에 더 연민이 가는 것 같다. 연기할 때도 재밌다."
그렇다면 작품 제목대로 '사랑'을 이해하게 됐을까. 유연석은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사랑을 이해를 했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제 대답은 'NO'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안되더라. 시청자분들도 '사랑의 노이해'라고 하더라(웃음). 잘 모르겠다.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게 맞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은 유연석은 영화, 드라마, 공연, 예능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대중과 만나고 있다. 데뷔 초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그는 어떤 틀에 갇혀있기보다는 시야를 열고 새로운 소통을 해나가려고 노력 중이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방향성'을 잡았다.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고르고 또 표현해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더 플랫폼도 다르게 해보기도 하고 드라마, 영화, 공연도 했다. 그래왔던 것처럼 지금도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하게 되더라. 올해로 벌써 20주년이다. 앞으로 10년은 더 잘해야겠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