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음악감독 정재일, 첫 마음의 기록 [종합]
입력 2023. 02.24. 12:08:24

정재일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음악감독 정재일이 내면의 깊은 목소리를 담은 '리슨'을 발매했다.

정재일은 24일 오전 서울 혜화동 JCC아트센터에서 레이블 데카 데뷔 앨범 '리슨(LISTEN)' 발매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정재일은 이번 앨범에서 자연과 인류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피아노 중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펼쳐냈다.

정재일은 "항상 무대 뒤에만 있다가 혼자 무대에 서게 될 줄 몰랐다. 2004년 쯤에 싱어송 라이터 꿈을 갖고 눈물꽃이라는 앨범을 발매했다. 아직 역량이 안되나 보다 하고 꿈을 접었다"고 밝혔다.

이어 "무대 뒤에서 다른 예술가들을 보필하는 역을 해오다가 클래식 레이블 데카라는 곳에서 '당신만의 곡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셨다. 싱어는 못하고 라이터를 하려고 한다"며 "처음에는 '하지 말까' 하는 마음이 컸다. 지난 20년동안 쌓아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음악만을 위한 음악을 해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세계적 레이블 데카와 함께 하게 된 정재일은 "처음에는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뒤에서 음악을 만드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앞섰다. 시간이 지나면서 데카가 클래식한 레이블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제 음악이 알려질 수도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선공개된 'The River'를 비롯해 'Listen', 'Ocean Meets The Land', 'Incendies', 'Anesthesia', 'Esthesia' 등 총 7곡이 담겼다.

특히 현악 사운드에는 '기생충'과 '옥자', 정재일의 앨범 'psalms(시편)' 작업에 참여했던 부다페스트 스코어링 오케스트라와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타이틀곡 '리슨'에 대해 그는 "듣고 싶었고 저는 원래 듣는 사람이고 다른 예술을 위해 들어왔기 때문에, 내 안에서 뭐라고 하는지도 듣고 싶고 사람들의 말도 듣고 싶고 지구의 말도 듣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듣지 못해서 팬데믹도 겪고 전쟁도 겪고 있구나 싶은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악과 서양음악을 어우르는 시도를 보여준 바. 정재일은 한국 음악과 많이 협업했는데 어려서부터 한국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한국음악을 너무 사랑해서 그저 아름답기 때문에 학습하고 탐닉하고 협업했던 거 같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분야이기도 하다. 이번 앨범에서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음악으로 가기로 했다. 다음 앨범에서는 다양하게 담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넘나들며 활약해온 그는 17살 나이에 밴드 긱스 베이시스트를 시작으로 패닉, 박효신, 아이유 등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했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지만 시작은 노동이었다. 지금도 사실 예술이라는 것이 수많은 노동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근면함이나 책임감이 더 필요한 거 같다. 이번 앨범을 내긴 했지만 무대 뒤에서 서포트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것을 듣고 저의 나름대로 음악을 통해 통역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음악은 저의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재일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영화 '기생충' 음악감독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1년 '미국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The Hollywood Music In Media Awards, HMMA)'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인 최초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소주 한 잔'은 영화 '기생충'의 엔딩 타이틀이다. 가사는 봉준호 감독이 쓴 것이다. 기생충이라는 필름 때문에 많은 기회가 주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을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은 거 같다. '기생충', '오징어게임'을 통해 영화 음악이 무엇인지,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고 사랑에 빠지게 된 거 같다. 이런 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변화인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유퀴즈'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정재일은 "유재석, 조세호와의 대화는 따뜻했다. 대본에도 없는 즉흥 연주도 시키고 했지만 뜬금없지 않고 재밌었다. 저는 말하는 게 굉장히 두려워 하는데 따뜻하게 이끌어줬다. 유년 시절을 떠올리면서 회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앞으로의 음악 계획에 대해서는 "'리슨'이 처음이기 때문에 내밀하고 편안한 악기를 고르고자 했다. 가장 편한 언어로 시작해보자 해서 피아노를 선택했다. 피아노는 저의 모국어나 다름없을 정도"라며 "저는 말하는 거보다 피아노로 하는 게 더 편하다. 첫 음반이고 첫 음악이고 더 깊은 얘기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했을 때 오롯이 이렇게 편성하려고 했다. 앞으로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고 싶은 소망도 있다"고 밝혔다.

또 "생계도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무대 뒤에 있을 거다. 거기에서 얻는 예술적 희열, 도움이 있기 때문에. 이번 앨범을 냈다고 해서 유럽 투어를 하는 건 아니다. 일단은 제 마음을 기록해봤다. 이거를 바탕으로 제가 뭘 할 수 있을지 학습하고 구상하고 앞으로를 나아가고 싶다. 그동안 안해봤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재일의 데뷔 앨범 '리슨'은 오늘(24일)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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