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풍선' 홍수현 "연기 욕심 多…계속 성장하고 싶어요" [인터뷰]
- 입력 2023. 02.27. 11:21:44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홍수현이 ‘빨간풍선’를 끝마친 소회와 함께 배우로서의 목표, 각오 등을 전했다.
홍수현
‘빨간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아슬아슬하고 뜨끈한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모든 게 완벽해보이지만 남모를 아픔을 견뎌낸 한바다의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행복한 삶을 살다가 한순간에 시련을 겪는 한바다의 서사에 초점을 뒀다는 홍수현은 흡입력 있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캐릭터에 대해 혼자 생각하고 연구했던 것 같다. 바다라는 캐릭터가 단순히 부잣집 금수저가 아니라 출신은 그렇지만 아버지 사업이 결혼식 날 망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큰 사건을 겪고 내면과 외면이 다른 인물이라는 것을 잘 표현해야겠다 싶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홍수현은 악의 없이 순수하고 속 깊은 한바다가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단순한 분노보다는 믿었던 이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고독해지는 등 풍부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의 깊이감을 더했다.
“겉모습만 보면 금수저고 얄미워 보일 수 있는데 바다가 겪은 슬픔을 조금씩 연기에 담아서 했다. 금수저라는 캐릭터라는 건 겉모습으로 최대한 표현하려고 했고 힘들고 아픈 과거, 아버지 빚과 엄마가 아프고 홀로 남아있는 건 감정을 통해서 표현해내려 했다. 내 친구와 남편이 불륜 저지른 것에 대한 분노에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런 것에 대한 슬픔을 가미해서 했기 때문에 공감을 얻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 특성상 홍수현은 절제와 폭발하는 복합적인 감정으로 열연을 펼쳐야 했다. 극적인 감정신을 연기하는데 힘든 점은 없었을까.
“꾸준히 운동해서 그런지 체력은 좋은 편이다. 소리 지르는 건 힘들긴 한데 반대로 카타르시스도 느껴져서 집에서 연습 안하고 최대한 모아 놓았다가 한다. 그런 작업이 사실 연기할 때만 하지 평상시에는 못하니까 재밌던 기회였다. 촬영 막바지에 들어가면선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얼마 안 남았다는 심정으로 했다. 끝나면 에너지 쏟을 때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일반적으로 불륜, 복수는 드라마에서 흔히 쓰이던 소재다. 자칫하면 진부하게 보일 수 있지만 ‘빨간 풍선’은 그 이상의 메시지들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은강이(서지혜)와 바다의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관계는 전 연령층에게 설득력 있게 그려져 공감대를 높였다.
“은강이가 어려운 집안에 흙수저라서 바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있다. 단순 불륜이라 하기엔 고차원을 좋아한 것도 있지만 바다 것을 뺏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해서 남의 것을 뺏으면 안 되지만. 그런 점이 단순한 불륜과 복수랑은 차별화가 됐었던 것 같다. 또 은강이를 응원하는 분들도 있고 당해도 싸다 할 수도 있는데 캐릭터 마다 사람들이 공감하는 캐릭터가 있어서 다양한 연령층이 좋아할 수 있는 것 같다.”
바다가 차츰 복수해가는 과정은 통쾌하게 그려졌지만 결말은 밋밋하게 마무리됐다. 법적으로 응징은 하지만 바다는 은강이에 대한 감정을 오래 가지고 있다고 해서 통쾌함을 느끼진 않는 인물이었다. 홍수현도 지금 당장의 복수심을 풀기보다 더 멀리 바라보고 선택한 바다의 용서를 존중했다.
“만족한다. 응징을 했고 용서도 했고 바다의 큰 마음으로 용서도 했기 때문에 저는 만족하는 결론이다. 어떻게 보면 다 해피엔딩이다. 아예 응징만 할 수도 있는데 복수해도 마음이 안 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바다의 마음으로 용서해준 것 같다. 힘든 일을 겪었으니까 단단해졌지 않을까.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온다 생각하고 바다는 커리어를 되찾고 사업도 잘 된다. 바다 정도면 누구든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
홍수현은 드라마의 결말과 바다의 용서가 마지막 회의 반전이라고 표현했다. 모두가 파멸로 치닫는 대신 바다는 이해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바다가 복수로 하니까 이제 복수는 끝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10분 남겨놓고 화해해서 반전이다. 응징, 용서에 대해 생각해봤다. ‘나도 할 만큼 다 하고 복수도 했는데 내 마음이 하나도 안 편해’라는 바다 대사에 공감이 가더라. 그렇다고 잘못을 했는데 응징을 안 할 순 없으니까. 법적으로 잘못은 받게끔 하되 마음적으로는 끊어낼 것 같다. 작가님이 이런 부분까지 생각하고 만드신 것 같다. 보시면 시청자분들은 왜 용서해주냐 반응이 있을 것 같고 엇갈리지 않을까.”
‘빨간 풍선’을 통해 홍수현은 드라마의 인기 요인에 대해서도 고찰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빨간 풍선’의 인기도 예상했다는 홍수현은 어느 정도의 감도 믿지만 무엇보다 함께하는 사람들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대본을 보면 잘될지 안 될지는 판단한대로 잘 맞는 것 같다. 그런데 드라마라는 게 어떻게 잘 될지는 열어봐야 한다. 삼박자가 다 맞아야하는 것 같고. 모두의 노력이 다 돼야만 잘되는 것 같다. 뭐 하나가 느슨하면 안 되고 스태프들의 열정도 분명히 있고 운도 작용하는 것 같다. 저희 드라마 같은 경우는 다들 열심히 하셨다. 열정적으로 해주셨고 덕분에 배우들도 열정적으로 할 수 있었다.”
1999년 SBS 드라마 ‘고스트’로 데뷔한 홍수현은 어느덧 데뷔 24년 차 배우가 됐다. 지금가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으로 홍수현은 원초적인 재미와 성장욕을 언급했다.
“재밌어서 한다. 제 스스로 연기에 확장이라고나 할까. 확장됐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연기가 늘었다는 건데 그런 것들을 확장시켜서 시청자들에 감동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기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단순히 연기 잘하는 그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홍수현은 배우로서의 바람도 밝혔다. 한 작품을 끝마칠 때마다 스스로 성장하는 순간을 느끼고 있다는 홍수현은 앞으로도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갈망했다.
“단순한데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인간 홍수현으로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배우로서는 작품을 하면서 성숙해지고 더 성장해서 좋은 연기를 계속 보여드리고 싶다. 연기적으로 욕심이 많아서 계속 성장해나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FN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