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비’ 조진웅 “해웅 역, 감독님과 작전 짜며 만들어” [인터뷰]
입력 2023. 03.06. 14:15:02

'대외비' 조진웅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변화무쌍하다. 동시에 제 옷을 입은 듯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으로 변신한 배우 조진웅이다.

영화 ‘대외비’(감독 이원태)는 1992년 부산,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과 정치판의 숨은 실세 순태, 행동파 조폭 필도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비밀 문서를 손에 쥐고 판을 뒤집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범죄드라마다.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제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관객분들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그런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싶었죠. 본인 스스로도 한 번 중간점검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본인의 철학을 대비해 나아가는 사고를 가질 수 있고, 나를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거죠. 그래서 초반에 감독님과 작전을 잘 짜야겠다 싶었어요. 관객들이 해웅을 잘 따라오게 만들고, 간접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서 작전을 디테일하게 짰죠. 계속 수정하고, 선택하면서 해웅을 만들어갔어요.”

조진웅은 극중 금뱃지를 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만년 국회의원 후보 해웅으로 분했다. 국회의원 총선에 베팅을 건 해웅은 인간적인 모습에서 권력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인물. 특히 연설 장면은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포인트다.



“패턴을 읽어야 했어요. 연설이라는 게 강의와는 결이 다르거든요. ‘절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아닌, 나 아니면 안 되게끔 하는 것이에요. 국회의원 연설 하는 걸 참고할 수밖에 없었죠. ‘저를 뽑아주십시오’가 아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면 망한다’는 식으로 해야 했어요. 당선된 후 연설은 또 다른 톤이었죠. 연설문도 받아서 단순히 읽는 게 아닌, 본인이 각색을 하고, 자신만의 호흡으로 바꿔야했죠. 호소할 땐 호소하고, 호소하며 다가갔다가 이끌어가는 패턴들이 있더라고요. 또 92년도 당시만의 화법이 있었어요. 그런 것들을 많이 찾아봤죠.”

해웅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자기 운명이 타락으로,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역할이다. 금뱃지를 달기 위해 점차 변해가는 양가적인 인물을 소화해야 했던 조진웅. 그는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려 했을까.

“단순한 연기 표현으로 갈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어려운 캐릭터였어요. 작업하면서 해웅을 느끼는 지점이 있었어요. 그게 참 재밌었죠. 동료배우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바둑이 끝나면 복기를 하잖아요. ‘대외비’도 복기 작업이 굉장히 중요했어요. 시퀀스에 에너지 레벨을 잘 책정해야 했죠. 감정을 잘 분배하면서 촬영을 했어요. 놓치는 경우도 많아서 쉽지 않은 작업이었죠.”



해웅을 공천에서 탈락시키고, 그의 정치 인생을 짓밟는 정치판의 숨은 권력 실세 순태 역은 이성민이 맡았다. 조진웅과 이성민은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비롯해 ‘보안관’ ‘공작’에서 호흡을 맞춘 바. ‘대외비’를 통해 네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이다.

“성민이 형은 편하게 해주시는 것에 특화된 분이에요. 저와 인연이 꽤 오래됐어요. 초창기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만났는데 말하자면 ‘듣보잡’ 시절이었죠. 그때부터 참 오래됐어요. 너무나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죠. 이야기가 전혀 필요 없었어요. 시사회 전날 성민이 형이 나온 ‘형사록’을 봤거든요. 디테일한 연기하며 택록 역할이 너무 멋있게 느껴졌어요. 캐릭터를 잘 잡았더라고요.”

함께 호흡을 맞춘 행동파 조폭 필도 역의 김무열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열 씨는 엄청 고생했어요. 사투리 연기를 너무 열심히 해서 네이티브 수준이었죠. 뉘앙스를 알고 있더라고요. 감독님이 마산 분이고, 성민 형은 경남, 저는 부산사람인데 김무열 씨의 연기를 보고 ‘사투리가 안 어색한데?’라고 했어요. 진짜 고생을 많이 했을 거예요. 하는 일이 많았거든요. 액션도 해야 하고, 살도 쪄야 하고, 사투리도 해야 했으니까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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