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성현, 앞으로가 기대되는 '쿨'한 행보 [인터뷰]
- 입력 2023. 03.06. 17:27:33
-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멋있는 사람이 되자', '쿨한 사람이 되자' 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지금도 쿨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허성현
'쿨한 사람'이 되는 것, 허성현이 삶의 대하는 태도이자 기준이다. 경험에 의해 곡을 쓴다는 허성현의 말처럼 모든 곡에는 그의 음악적 신념, 자신감이 묻어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나다움'을 보여주고자 고민하는 허성현이 보여줄 앞으로의 쿨한 그의 음악적 행보가 기대된다.
첫 번째 정규 앨범 '926' 발매 이후 약 반년 만에 돌아온 허성현은 '미드나잇 로우(Midnight law)'을 선보인다. '쇼미11' 준우승 이후 데드라인에 쫓기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치며 작업한 만큼 애정이 가득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미드나잇 로우'는 직접 작사, 작곡했으며, Skinny Brown과 함께 감성 힙합을 완성했다. 두 번째 타이틀곡 'HDYF'는 허성현과 대비되는 톤을 지닌 Hash Swan의 피처링으로 듣는 재미를 배가한 강렬한 무드의 곡이다. 상반된 분위기의 두 타이틀곡으로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한다.
'미드나잇 로우'를 시작으로 음악적 색깔을 확장해 나갈 허성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허성현의 일문일답.
◆ '미드나잇 로우' 앨범 소개.
더블 싱글 '미드나잇 로우'. 첫 번째 타이틀곡 '미드나잇 로우'는 헤어진 사이에는 밤늦게 전화하거나 술 먹고 찾아가면 안 된다는 법칙 같은 게 있지만 나는 오늘 보고 싶으니까 그걸 깨보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HDYF는 '하우 두 유 필(How Do You Feel)'의 약자인데 제가 원래 이런 식으로 제목을 잘 지어요. '쇼미더머니' 이후 무작정 저를 안 좋게 보거나 이유 없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별 이유 없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난 여기까지 왔고 더 올라갈 준비가 됐다. 너희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곡이다. 모든 곡은 경험에서 쓰는 편이다.
◆ '쇼미11'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처음 내는 곡이라 고민이 많았을 거 같은데 어땠는지.
고민은 평소에 곡을 낼 때마다 한다. 이번 앨범의 두 곡 모두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지금 알게 되는 분들, 주목해주시는 분들에게 어떤 곡을 들려드리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앞으로 제가 할 고민을 담으면 좋을 거 같아서 담아봤다.
◆ 기대하는 반응이나 성적이 있는지?
차트 성적이나 조회수를 목표로 두는 편은 아니다. 왜 두 곡을 왜 같이 묶었는지 알아봐 주길 바란다. 전달하는 방식이 예전보다 더 늘었는데, 곡에 잘 드러나서 잘 알아봐 주길 바란다.
◆ 타이틀곡 두 개로 설정한 이유는?
둘 중에 한 곡이 더 주목받거나 덜 주목받는 게 싫었다. 두 번째 곡에만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집중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를 찍지 않은 곡을 첫 번째로 넣어서 다 주목받기를 원했다.
◆ '쇼미11' 경연 과정은 어땠는지. 우승하지 못해 아쉽지는 않았는지.
미션이 타이트하게 진행됐다. 짧은 3일까지도. 너무 바빠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끝나니까 더 힘든 느낌이었다. 이제는 미션을 하는 게 아니라 제가 주도해서 때문에 어떤 모습을 보여 줘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우승을 못 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쇼미'에 나가기 전부터 2등을 목표로 했다. 아쉬운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2등도 너무 큰 성과라고 생각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의 방향을 센 랩만 하고 싶은 게 아닌데 랩 서바이벌에서 우승했다는 꼬리표를 붙으면 '서바이벌 우승자가 왜 이런 걸 하냐'고 들을까 봐 그랬던 것도 있다. 하고 싶은 음악 방향을 음악에 담았다. '쇼미'는 이번이 세 번째 참가였는데, 전보다 높은 성과를 바라고 갔는데 다음에는 1등밖에 남지 않아서 안 나갈 거 같다.
◆ '쇼미 11' 출연 이후 어떤 부분이 성장했는지.
음악 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됐다. 랩을 하는 사람의 태도 같은 거나 보고 겪은 것을 습득하면서 는 거 같다.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 '쇼미 11' 이후 아메바컬쳐와 전속계약을 맺었는데, 수장 다이나믹 듀오가 조언한 부분은 어떤 건지.
회사가 생기면 음악 외적인 부분에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줄여주는 거 같다. 많이 도움을 주시고 해서 더 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거 같다. '다듀 형들이 내 음악을 들었으면 좋겠다'가 꿈이었는데, 이제는 들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들어준다고 생각하고 만드니까 집중도가 높아진 거 같다. 제 음악적인 방향에 대해서는 터치하지 않는다. 응원해주시는 편이다. 음악 색깔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 19년도에 발매했을 때 가장 나다운 모습을 보여주자 했는데, 그 뒤에도 같은 고민이었고, 지금도 나다운 게 뭘까를 고민하고 있다.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저다운 게 가장 어려운 거 같은데 생각하는 감정, 사건을 겪을 때 의견, 사랑에서 겪은 이별, 아픔 등을 솔직하게 담으려고 한다.
◆ 이번 앨범의 만족도는?
80% 정도다. 하고 싶은 이야기나 비디오에서 표현하고 싶은 것들은 잘 표현된 거 같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시간 내 잘 만들어진 앨범이다.
◆ 'HDYF'는 본인을 싫어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곡이라고 했는데, 관련해 반박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악플을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 친구들과 제 작업실에 모여서 악플 발표회도 하고 하는데 타격이 없다시피 해서 거의 기억에 남는 게 없을 정도다. 악플에 타격을 받지 않는다. 일단은 재밌고, '어떻게 이렇게 생각하지?' 할 정도로 참신하게 욕하는 거 같다. 이런 식으로 욕을 하면 재밌기도 하다. '이렇게 생각하기도 하는구나' 싶다. '건강은 나중에 챙기고 앨범부터 만들라'는 글이 기억나기도 한다.
◆ 랩 보이스와는 또 다른 미성의 보컬. 허성현만의 강점이 있다면?
보컬 할 때, 랩 할 때를 다르게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편하게 하려고 한다. 보컬 연습을 오래 해왔다. 랩보다 보컬을 더 연습하는 거 같다. 보컬 연습을 하면 가장 제 목소리랑 가까운 목소리가 나오면 편한 목소리가 나오더라. 제 목소리 그대로 하려고 하는 게 강점이지 않을까 싶다. 발라드곡은 시기가 맞는다면 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 최근 유명 레이블이 해산하는 등 힙합의 위기라는 이야기. 허성현이 생각하는 힙합은 무엇인지.
시장이 변한 거지 힙합 하는 사람이 변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건 힙합이니까 그대로 하면 될 거 같다. 소비해주시는 분들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지만, 계속 발전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오히려 경쟁할 사람이 줄어서 오히려 제가 할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힙합과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힙합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안타까운 마음에 동의하는 거 같다. 힙합이 안 멋있는 게 아니라 랩이 아니라 힙합은 멋을 중요시하는 문화다. 가장 솔직한 그 사람 자체가 드러날 때인 거 같다. 그 사람의 겉모습과 음악이 매치 될 때나 평소 말투 등이 드러날 때 가장 멋있는 거 같다.
◆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는 춤을 추기도 했다. 스트릿, 비보이로 춤을 즐겨 추다가 집안의 반대로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해 현대 무용을 준비하다가 허리가 안 좋아지면서 그만두게 됐다. 또 저에게 어렸을 때부터 다듀가 최고였고, 노래방에서 랩을 했을 때 다이나믹듀오 노래를 불렀다. 결정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자신감'이었던 거 같다. 근자감이라고 하지 않나. 근거는 없었는데 제가 제일 잘한다고 느꼈던 거 같다. 지금은 어린 마음에 그랬던 거 같은데 크게 재능이 보여서라기보다는 자신감이 컸다. 지금은 자신감이 더 커진 거 같다. 자신감은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다.
◆ 이번 앨범 목표는?
저의 음악적 방향을 사람들이 잘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계획은 단독 콘서트를 하고 싶다.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곡이 없었다. 이제는 곡 개수도 많이 생긴 거 같다.
◆ 래퍼로서 청사진을 그려본다면?
변덕이 심한 타입이라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그때그때 선택을 신중하게 하는 편이다. 저도 미래가 궁금하다. 내일 하는 선택 때문에 내일모레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사람이 되자', '쿨한 사람이 되자' 하는 나만의 기준이 있다. 친구들 사이에서 '너 지금 쿨하냐'고 물어보고는 한다. '스스로 떳떳하냐' '부끄럽지 않게 행동했냐'는 것을 이렇게 물어보곤 하는데, 지금은 쿨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아메바컬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