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 필모 중 가장 사랑하는 '소울메이트' [인터뷰]
입력 2023. 03.11. 08:00:00

김다미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김다미가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청춘의 양면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돌고 돌아서도 결국 맞닿아있는 미소와 하은의 청춘을 김다미는 눈동자에 가득 담았다.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김다미는 극 중 불안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미소로 분했다.

김다미는 해맑은 미소 뒤 자신만의 슬픔을 꽁꽁 숨겨놓은 미소의 복합적인 내면과 심리를 특유의 깊이 있는 감성으로 풀어냈다. 털털하고 자유분방하지만 누구보다 하은이에게는 애틋한 관심을 가진 미소를 김다미는 섬세한 캐릭터로 다가갔다.

“처음에 보고나서 울었다. 워낙 원작을 좋아했다보니까 감독님이 써주신 한국적 정서가 와 닿았고 미소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라서 꼭 하고 싶었다. (미소는) 솔직한 친구고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남한테 보여주거나 그런 의지를 하진 않고 강하게 자기가 풀어내려고 하는 편이 매력적이었고 되게 섬세하다. 하은이가 좋아하는 것도 다 기억하고 하은이의 섬세한 부분까지 알 정도로 섬세한 친구라 반전 매력이라 생각했다.”

미소가 남자친구를 따라 제주도를 떠나면서 미소와 하은은 서로 다른 20대 초를 보내게 됐다. 늘 붙어있던 하은과 거리를 두려고 했던 미소의 속마음은 무엇이었을까. 김다미는 동굴에서 있었던 진우와 미소의 일을 언급했다.

“저는 사실 미소가 진우에 대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는데 미소는 본능적으로 진우가 그런 감정을 느낀 건 알고 있기 때문에 세 사람의 관계에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과 하은이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서일 거라 생각했다. 미소가 바로 그 다음날 제주항에 떠나진 않고 (둘 사이) 더 긴 시간이 더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굳이 말하지 않고 본인이 숨기려고 하는 것도 무섭고 하은이를 사랑해서인 것 같고 복잡 미묘한 감정이었다.”

미소와 하은 사이에 오해가 깊어지게 된 건, 미소가 걸고 있던 진우의 목걸이 때문이었다. 어딜가든 내내 목걸이를 지니고 있던 미소는 하은과 모든 감정을 쏟아내고 나서야 다시 진우에게 목걸이를 돌려준다. 진우에 대한 마음이 없는데도 갖고있던 그의 목걸이는 미소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순수하게 미소는 마음속으로는 자기한테 항상 불행한 일이 닥치고 하은이처럼 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목걸이를 수호신처럼 여기고 살고 싶었다는 마음으로 한 건데 작은 오해가 생기게 된 거다. 그걸 진우에게 돌려줬을 때는 미소도 무언가 다양한 일들을 겪고 이것만으로 의지할 수 없고 이게 하은이와 미소를 갈라놓기도 한 일이니까 더 이상 지니고 다닐 수 없다고 생각해서 돌려준 거라 생각했다.”


‘소울메이트’는 2017년 개봉한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원작으로 한다. 대부분 전개는 원작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일부는 한국적 정서를 녹여내 각색되기도 했다. 리메이크작품인 ‘소울메이트’만의 차별점으로 김다미는 그림과 제주도를 꼽았다.

“여자들의 우정을 다룬다는 게 매력적이고 새로운 포인트였다.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선으로 영화가 이끌어져가는 게 매력적이었고 저희 영화에선 그림이라는 매개체로 10년이라는 생활에서 서로 통하는 지점이 있고 제주도 배경이 너무 예쁘게 그려졌다. 한국적인 정서도 들어가고 특별한 장소도 있는게 원작과 다른 지점이지 않을까.”

미소와 하은을 연기했던 김다미와 전소니는 서로에게 단순한 친구 이상의 존재감을 표현해야했다.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원하는 것을 알고 알아봐주었다는 김다미는 전소니와 진심으로 교감했다. 촬영 내내 마음이 통한 느낌이었다는 김다미는 전소니에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욕실신을 찍을 때 젖으면 머리 말리는데 오래 걸려서 샤워기 뿌리는 걸 한 번 할 때가 중요했다. 사실 마음에 준비가 안 됐는데 일단 해보자고 하는데 언니가 물을 안 뿌리고 괜찮냐고 물어봤다. 아직 준비 안 된 마음을 느꼈던 게 신기하더라. 숨기고 하려고 했는데 상대배우가 알아준다는 자체가 고맙고 이건 마음이 통한 느낌이었다. (전소니는) 진짜 섬세하다. 물음표를 가지고 연기를 한다. 본인이 한 연기가 답이 아니라 생각해서 항상 더 나은걸 생각하는 게 섬세하다고 생각했다. 쉴 때도 고민한다. 너무 열정적으로 보였고 멋있었다. 캐릭터와 작품에 진심으로 임하는 모습을 배웠다.”

2018년 ‘마녀’로 단번에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김다미는 이후 ‘이태원 클라쓰’, ‘그 해 우리는’ 등 출연작마다 큰 사랑을 받았다. 매 작품마다 인생캐를 경신하는 김다미의 안목에도 관심이 쏠렸다.

“운 좋게 그동안 좋아하는 캐릭터를 맡았다. 무언가 항상 작품을 하는 과정이 재밌었으면 좋겠더라. 재밌고 어렵더라도 재미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서 작품을 고를 때도 많이 신중하게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하나 끝내고 나면 다음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도 하고. 운 좋게 그런 작품이 나와서 해주다 보니까 잘 맞았던 것 같다.”

김다미는 ‘소울메이트’를 통해 스스로 성장한 지점도 느꼈다. 자신에게만 집중해있던 때와 달리 이제는 여유롭게주변을 둘러볼 줄도 알게 됐다.

“‘마녀’ 때는 잘하고 싶어서 저한테 밖에 눈을 안 뒀다. 그때는 오로지 혼자서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촬영하면 할수록 많은 것들이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가 나 혼자 해선 되는 게 아니고 모든 사람의 힘이 합쳤을 때 나오는 거라 생각한다. ‘소울메이트’도 그렇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소중해서 눈을 크게 보고 마음을 열고 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올해로 데뷔 5년차 배우인 김다미는 신인 시절부터 남다른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펼치고 있는 그에게도 연기고민이 있을까. 작품을 거듭할수록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김다미에게 늘 숙제로 남아있다고.

“어렵다. 나름 캐릭터에 맞춰서 하긴 하지만 저한테 의문이 들더라. 이게 맞는지. 결국 제 것들을 이용해야했기 때문에 똑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정립됐다보니 새로운 면들을 돌파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온 연기방식도 많이 고민해서 한 거지만 완전히 또 다른 스타일로도 해보고 싶다. 요새 내 방식만 고수하지 않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김다미는 ‘소울메이트’에 유달리 애착을 표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세상 밖으로 나온 만큼 더 소중한 ‘소울메이트’가 더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받길 바랐다.

“제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다. 촬영했던 현장, 장소, 분위기, 사람들이 상상 속 인물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분위기 자체도 제주도 배경이라 신비했고 묘하게 남아있는 느낌이 크다. ‘소울메이트’는 과거 추억과 맞닿아서 감정적으로 캐릭터에 이입이 돼야 볼 수 있는 영화 같다.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좋아하는 영화인데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UAA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