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럽이슈] 사라진 레드카펫→‘에에올’ 新기록, 변화의 ‘아카데미’
- 입력 2023. 03.13. 14:28:5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댓 원스’가 최다, 최초, 최고의 기록으로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이 영화는 작품상을 비롯해 무려 7관왕에 오르며 아카데미의 새 역사를 쓴 것. 아카데미 시상식에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됐다. 국내에서 OCN이 단독 생중계를 맡았고, 이동진 평론가와 방송인 김태훈, 통역사 안현모가 해설을 맡았다.
이날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레드카펫이 아닌, 샴페인 컬러의 카펫으로 바뀌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1961년 제33회 시상식 이후 무려 62년 만이다.
주최 측은 “노을이 지는 해변처럼 부드러운 색깔을 원했다”라고 밝혔다. 진행을 맡은 지미 키멜은 “레드카펫이 아닌, 샴페인 카펫으로 가기로 한 결정은 피를 흘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본격 진행된 시상식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MC를 맡은 지미 키멜은 “여러분 모두, 그리고 저도 안전해야 한다”라며 “만약에 이 극장 안에 계신 분들이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폭력을 행사한다면 90분 동안 발언할 기회를 드리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크리스 록의 얼굴을 때려 논란을 일으킨 바. 당시 장편다큐멘터리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크리스 록이 윌 스미스의 가족을 향해 던진 농담이 폭행의 불씨가 됐다.
이후 윌 스미스는 동료 후배와 시청자들에게 사과했지만 10년 간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 금지 처분을 받았다.
지미 키멜은 “만약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나 폭력이 발생했을 때는 작년처럼 아무것도 하지마시고, 가만히 앉아계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는 “만약 저의 농담을 듣고 화가 나서 제게 오고 싶더라도 쉽지 않을 거다. 왜냐하면 여러분을 막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양자경을 상대해야 하고, 만달로리안, 스파이더맨을 상대해야 한다”라고 이날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인물들을 언급, 주의를 당부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큰 존재감을 보인 작품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다. 10개 부문 11개 후보(여우조연상 2개)에 오르며 최다 노미네이트된 것.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미국 이민 1세인 에벌린(양자경)이 멀티버스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화는 남우조연상 키 호이 콴, 여우조연상 제이미 리 커티스를, 여우주연상 양자경의 수상을 비롯해 각본상, 편집상, 작품상 등을 휩쓸었다.
작품상을 받은 제작자 조나단 왕은 “너무 기분 좋다. 배우들이 없었다면 완성되지 못했다. 아카데미 측에도 감사하고, A28에도 감사하다. 우리에게 몇 년간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라며 “정말 많은 이민자들의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 그래서 저의 아버지가 저에게 알려준 게 중요하다. 수익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연출을 맡은 다니엘 콴 감독은 “여기에 계신 모든 분들 감사드린다. 모두 제게 영감을 주셨다. 자라면서 보니까 혼란의 시간에 서로에게 쉼터가 되어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가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영화를 통한 스토리는 앞으로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최다 수상은 의미가 남다르다. 아시아계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이 영화가 대부분의 상을 받았다는 것은 ‘화이트 오스카’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던 아카데미 시상식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을 꺾고,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은 “감사하다”라며 “오늘 밤 저와 같은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길, 가능성이 되길 바란다. 큰 꿈을 꾸고 꿈은 실현된다는 걸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감격했다. 그러면서 “여성 여러분, 여러분들은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말길 바란다”라고 덧붙여 기립박수를 받았다.
또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이유는 다니엘스 덕분이다. 그리고 훌륭한 배우들과 크루들, 그리고 영화에 참여한 모든 분들 덕분”이라며 “이 상을 엄마에게 바친다. 모든 전 세계 어머니들에게 바친다. 그들이 바로 영웅이기 때문이다”라고 영광을 돌렸다.
국제 영화 중에서는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가 촬영상, 국제영화상, 음악상, 미술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에드워드 버거 감독은 넷플릭스의 지원에 감사함을 표하며 “우리 영화 제작자들, 그리고 여기 좋은 배우 두 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이야기했다.
시상 부문 외에도 다채로운 볼거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을 채웠다. 만삭의 몸으로 무대에 등장한 팝스타 리한나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OST ‘리프트 미 업(Lift Me Up)’으로 故 채드윅 보스만을 추모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로 오른 이 곡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블랙팬서’의 채드윅 보스만을 추모하기 위해 라이언 쿠글러 감독과 리한나가 직접 참여해 만들었다. 리한나의 열창 후에는 시상식에 참석한 모든 배우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또 친중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중화권 배우 견자단이 예정대로 시상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견자단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OST ‘디스 이즈 어 라이프(This is a Life)’ 축하 공연 직전 무대에 등장, “매일 우리는 새로운 선택을 마주하고, 어느 길을 가야할지 알기 어렵다. 이번 곡은 어디로 갈지 알기 위해 멀티버스로 점프하거나 또는 멀티버스를 경험할 필요없다는 걸 알려준다.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라고 소개했다.
견자단은 최근 영국 잡지 GQ와의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는 폭동이었다”라고 친중 성향을 드러냈다. 이에 홍콩인들은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알지’에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견자단을 아카데미 시상식 초청 명단에서 제외해달라는 청원을 게시하며 반발에 나선 바 있다.
아래는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여우주연상=양자경(‘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주연상=브렌든 프레이저(‘더 웨일’)
▲여우조연상=제이미 리 커티스(‘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남우조연상=키 호이 콴(‘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감독상=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편집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각본상=‘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각색상=‘위민 토킹’
▲촬영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분장상=‘더 웨일’
▲의상상=‘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음악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미술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음향상=‘탑건: 매버릭’
▲주제가상=‘RRR’
▲시각효과상=‘아바타: 물의 길’
▲국제 장편 영화상=‘서부 전선 이상 없다’
▲단편 영화상=‘언 아이리시 굿바이’
▲단편 다큐멘터리상=‘아기 코끼리와 노부부’
▲장편 다큐멘터리상=‘나발니’
▲단편 애니메이션상=‘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장편 애니메이션상=‘키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뉴시스, OC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