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니, 문득 떠올리게 되는 '소울메이트'[인터뷰]
입력 2023. 03.16. 12:22:51

전소니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전소니가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마음을 풀어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그를 바라보며 스쳐 지나간 수많은 감정을 전소니는 오롯이 마음에 담았다.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전소니는 극 중 당당하고 자유롭게 사는 미소를 동경하면서도 늘 같은 자리에서 그의 안식처가 돼주는 하은을 연기했다.

미소와 하은은 한 폭의 수채화같이 서로의 인생에 스며든다. 친구라서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과 관계들은 이들을 더욱 옭아매고 때로는 이해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시간이 흘러 벌어지는 삶의 격차에서도 두 사람은 끊임없이 서로를 갈구한다. 이토록 다면적인 여성 서사를 담은 ‘소울메이트’는 관객에게도 배우에게도 오랜만에 만나는 영화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제작사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성 서사 이야기가 너무 오랜 시간에 한두 개씩 가뭄처럼 나온다. 아직까지 ’고양이를 부탁해‘(2001)를 떠올린다는 건 더 많은 보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시간이 지나도 여자 아이들의 사춘기, 흔들림, 관계의 영향을 받는 이야기를 우리가 기다리는 것처럼 관객들도 기다리지 않을까. 우리가 그 영화가 돼주자’는 말을 듣고 확신했다.”

하은은 고요한 모습 뒤 누구보다 단단한 속내를 지닌 인물로 미소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속 깊은 친구다. 전소니는 대본 속 하은의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어가며 접근했다고. 하은이 무언가 실행에 옮기기 전에 조심스러워 하는 망설임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첫 인상으로는 하은이가 단정하고 적극적이지 않고 아무것도 멋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오해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소랑 같이 있을 때 조화로우면서도 서로 다른 게 잘 보였으면 했다. 하은이는 다른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어 하는데 그게 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것보다 같이 있는 사람들이 편한 게 내가 편한 사람이다. 조금 더 상대 입장을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고 익숙해서 몸에 배인 사람이 아닐까.”

전소니는 원작 영화인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7)에 크게 의미부여하지 않았다. 원작은 원작대로 남겨둔 채 전소니가 만난 ‘소울메이트’에만 집중했다.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을 리메이크하는 부담감에 대해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신에 관객들에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때 떨림은 매 순간 느낀다고 말했다.

“책도 읽고 영화도 봤는데 무언가 참고하거나 버리는 건 선택하지 않았다. 작품의 각색은 감독님 몫이라 저희 작품의 대본만을 보고 원작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원래 제가 봤던 좋았던 인상이나 기억에 남는 장면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저도 원작 팬이었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까’에 대한 부담은 사실 어떤 작품을 하든 두렵긴 하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서 보다 저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받아들여지고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은 항상 있다.”

‘소울메이트’에서 미소와 하은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그림이 등장한다. 함께 한 소중한 시간을 담은 그림은 단순한 그림 이상의 의미를 전한다. “똑같이 그리다 보면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보여”라고 말했듯 하은의 그림은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었다. 그리는 대상을 수도 없이 관찰하고 보고 또 봐야지 그릴 수 있는 그림은 사랑 없인 그릴 수 없었다.

“각색된 포인트 중 그림을 메타포로 가져온 게 좋았다. 감독님이 왜 그림을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도 너무 공감가고 이해되게 설명해주셨다. 극사실주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 분들이랑 인터뷰한 이야기도 좋았다. 정말 그린다는 게 사랑의 표현일 수 있겠다는 걸 저희 대본을 보고 ‘왜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지’라고 느꼈다. 로맨틱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더 마음이 갔다.”

하은이가 미처 다 그리지 못한 그림을 미소가 완성시키는 지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다신 만날 수 없어도 남겨진 그림을 통해 두 사람은 여전히 교감했다. 서로를 위하고 가장 사랑하면서도 닿지 않았던 손길이 그림으로 마침내 닿은 느낌이다. 이에 전시회에 걸린 그림 대상들 도 미소와 하은의 관계를 설명해준다. 두 사람이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동안 한 자리에서 둘의 역사를 바라봐준 존재들이었다.

“아름답고 슬펐다. 미소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닌데 하은이 어떤 마음으로 그릴지 짐작했을 거다. 네가 나를 향해 시작한 그림을 나의 방식이 아니라 너의 방식으로 끝맺는다는 게 존중하고 사랑해서가 아닐까. 그리고 정말로 열렬하게 기억해주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예뻤다. 그래서 미소가 그림 앞에 설 때 마음이 아프더라. 그림 자체로 보이는 게 아니라 어떤 시절처럼 보였다. 다신 돌아올 수 없는 행복이 보이는 모습이. 이젠 하은이가 없고 혼자니까 울림이 컸다.”

전소니는 ‘소울메이트’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도 드러냈다. 순수한 우정으로 시작됐지만 미소와 하은은 관계는 시간이 지날수록 애증이 섞여갔다.

“저는 어린 친구들이 고양이 그림을 그리던 신이 너무 좋았다. 왜 어릴 때 어떤 것에 관심을 갖게 Œ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