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로 활짝 핀 차주영 "앞으로 더 기대된다" [인터뷰]
입력 2023. 03.18. 07:00:00

차주영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데뷔 7년 만에 빛을 발했다. 배우 차주영이 '더 글로리'의 '스투어디스 혜정이'로 강렬한 인상을 전하며 대표작을 만났다. 하지만 아직도 목마른 차주영은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파트2 공개 후 단 3일 만에 1억 2,446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단숨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1위뿐만 아니라 영어와 비영어, TV와 영화 부문을 통틀어 전체 1위에 올랐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2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자랑했다.

차주영은 작품이 모두 공개된 이후에도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는 "파트1이 공개되고 나서는 실감하지 못했다. 할 수 있었지만 조금 외면하려고 한 것도 있다. 파트2까지 나와야 완결이라 생각해서 기다렸다"며 "밖에서 느끼는 건 드물었지만 주변 분들이 연락해주시고 촬영 현장에서도 많이 말해주셔서 알게 됐다. 특히 공항에서 촬영하는데 스튜어디스 혜정이라고 바로 알아봐 주셨다"고 밝혔다.

오디션을 통해 최혜정 캐릭터를 만나게 된 차주영은 이 역을 연기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현장을 느끼고 직접 시도하면서 캐릭터를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부담이 너무 되더라. 혜정이를 들어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촬영 직전에 다 만들어놓고 연기하는 편인데, 혜정이는 계속 물음표가 있었다. 어떤 것도 레퍼런스하려고 하지 않았다.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도 없었고, 단순하게 접근하고자 했다. 대본을 보고 텍스트에 집중했다. 현장에서 직접 시도해서 나오는 것들도 있었다."

그렇게 대본에만 집중하며 만들어낸 차주영은 최혜정에게 그대로 녹아들었다. 웃음소리부터 불안정한 심리상태까지 무의식 속 혜정으로 자리 잡은 차주영은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웃음소리까지 제가 다 만들어냈다. 쓰일지는 의문이었는데, 시도해보는 것이 많았다. 감독님은 대부분 믿고 맡겨 주셨고 저도 현장감이 있는 타입이라는 걸 이번에 느끼게 됐다. 본능에 나왔던 것도 있다. 하지만 연필에 목을 찔렀을 때는 목소리를 잃은 분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했고, 찌르는 부위도 정확하게 맞췄다. 또 사실에 중점을 둘지 위트를 섞을지도 고민이 많았다. 캐릭터성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재준이와 티키타카로 조금 틀어서 보여줬던 거 같다."


허영심이 많은 혜정이는 가해자 무리 속에서도 가장 아래 계급에 위치했다. 친구지만, 친구들과 동등하지 못한 위치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고, 박연진(임지연)을 넘어서기 위해 배신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문동은(송혜교)의 망나니는 혜정이가 아니냐고 할 정도로 모두를 몰락시키는 데 일조했다.

"솔직히 이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쉽지 않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저도 그 부분은 인지하지 못했다가 배우들과 얘기했는데 혜정이가 다들 몰락시킨 장본인이라고 하더라. 생각해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하다. 가볍게 흩날리는 인물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이 잘 비춰진 거 같다. 아슬아슬한 선타기를 하면서 어디로 붙을지 모르는 것이 보였으면 했다."

차주영은 악역이지만 거부감이 들지 않는, 궁금증이 생기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악역이라고 해서 거부감이 들거나 하는 건 없다. 악역이지만 보고 싶어지는 역이었으면 했다. 공감도 안 되고 보기 싫어서 외면되는 인물이 아니라 악역임에도 궁금한 것들을 입혀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더 글로리'가 큰 성공을 거두며 차주영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또 전작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 tvN '치즈인 더 트랩' 등이 다시 회자될 정도다. 데뷔 7년 만이다. 차주영은 자신의 바라봐주는 다양한 반응이 반가울 따름이다.

"'이것도 되네',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는데?'라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저라는 배우의 프레임을 넓게 봐준 거 같다. 주어지면 책임감 있게 해내는 편인데, 그걸 깨부수고 싶은 것도 있는 거 같다. 캐릭터성이 강한 역할에 갇힐 줄 알았는데,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다는 반응이 좋은 거 같다."

차주영은 '더 글로리' 촬영 당시 세 개의 작품을 함께 작업했다. 캐릭터 변화에 대한 부담감보다 기대감이 컸다. 그는 "그 작품 속 캐릭터가 저인 줄 모르시더라. 앞으로도 그랬으면 한다. 못해본 것도 많고 기대된다. 좋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하게 했다.

차주영에게 이번 작품은 대표작이라고 할 정도로 큰 활약을 보여줬다. 그는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작품이다. 작품이 잘 된 것도 감사하고 좋은 친구들, 사람들을 알게 해줬다. 연기하는데 아직 답도 없고 자신도 없고 내공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깨지면 어때, 확신을 갖게 해진 작품"이라고 돌아봤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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