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스캔들' 전도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을 깬 작품"[인터뷰]
입력 2023. 03.22. 07:00:00

전도연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작품을 선택할 때 '틀'을 깨려고 모험하고 도전하지는 않아요. 계속 작품을 하다 보면 어떤 '틀'이 생기긴 하겠죠. 저는 그 안에 있을 수밖에 없고요. '일타스캔들'은 내가 만든 '틀'이 아니라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틀을 깬 작품이에요."

배우 전도연이 tvN 토일드라마 '일타스캔들'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타스캔들' 종영 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전도연은 "이 작품을 하면서 로맨틱 코미디와 여배우에 관한 선입견에 대해 적나라하게 느꼈다. '아직도 여자라는 성별과 나이를 따지고 어떤 잣대를 만들어 들이대는구나'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젊은 친구들의 전유물은 아니지 않나. 나이 들어서도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일타스캔들'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다. 극 중 전도연은 핸드볼 국가대표 선수 출신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전도연은 '일타스캔들'을 떠나보내며 "배우들과 케미가 정말 좋았다. 진짜 가족 같았다. 가족들과 헤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다. 완전히 못 보는 거 아니지만 힘들더라. 그 인물들을 너무 많이 사랑했다. 떠나보내기 싫었다. 거기서 나오기 싫었었다"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전도연의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드라마는 '프라하의 연인' 후 18년 만이다. 그는 새로운 인생캐릭터 '남행선'을 통해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부터 섬세한 감정 연기까지 자유자재로 선보이며 '믿보' 배우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해 냈다.

오랜만에 '로코물'로 돌아온 전도연은 "솔직하게 말하면 어느 순간 밝은 작품과 밝은 캐릭터가 안 들어오더라. '굿와이프' 때 함께 했던 조 CP가 매번 어두운 작품만 하는 저를 많이 안타까워했다. 그러던 중에 좋은 작품이 있다면서 대본을 줬다. 안 할 줄 알지만 한번 봐달라면서 준 대본이 바로 '일타스캔들'이었다. 제안을 줬을 때 너무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반가운 마음을 컸지만 선뜻 확신을 가지진 못했다. 그는 "재밌게 읽었지만 미안하다고 한번 거절했다. 이 역할을 소화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 양희승 작가님이 작품을 안 하더라도 한번 만나자고 하시더라. 나 역시 놓친 게 있을 수 있으니까 다시 한번 살펴보고 싶은 마음에 작가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작가님이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인물이 떠 있긴 하지만 그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표현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더라. 그 이야기가 와닿아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쉽진 않은 캐릭터였다. '남행선화'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전도연은 "남행선이라는 인물에 들어가기까지가 힘들더라. 텐션이 엄청 높은 친구고 대사도 많고 말도 빨리하더라. 처음에는 호흡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감독님에게 끊임없이 '잘하고 있는 거 맞냐'라고 확인을 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전도연이 아닌 그 캐릭터로 저를 봐주시더라. 그제야 '잘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현장을 즐기기 시작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로코퀸' 전도연의 힘은 컸다. '일타스캔들'은 지난 5일 17.0%(전국 유료가구 기준, 닐슨 코리아)란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국내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의 글로벌 톱 10(비영어)에서 3위까지 오르는 등 사랑을 받았다.

"사실 어린 친구들은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더라. (일타스캔들을 본) 어린 친구들이 '팬'이라고 말하고, 딸 친구 엄마들이 '드라마 잘 보고 있다'라고 말하더라. 이 드라마가 '아이들도 어른들도 잘 볼 수 있는 드라마구나' 생각했다. 저 역시 '일타스캔들'을 재밌게 봤다. '나도 저런 나의 모습을 보고 싶었었구나' 알게 됐다.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더라."

전도연은 '일타스캔들'의 흥행을 예상했냐는 물음에는 "이렇게까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다. 시청률이 17%까지 오를 줄은 더더욱 몰랐지만 끝나고 난 후에는 우쭐했다(웃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전도연이 해냈구나' 그런 우쭐함이 있었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한 것에 대해 많은 사랑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잘했는데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이후에 또 들어오지 않겠나(웃음)"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일타스캔들'로 N번째 전성기를 맞은 '칸의 여왕' 전도연은 "한 번도 영광을 놓쳐본 적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가 없다. 제 작품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다. 어느 작품을 빼놓기 힘들 정도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어떻게, 얼마만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큰 사랑을 받았다고 내가 달라질 건 없다. 해오던 대로 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남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지 않나.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게 솔직하고 싶다. 그게 최선이고 진심이고 진정성이란 생각이 든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매니지먼트 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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