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인 응원 김송, 누리꾼과의 설전의 모양새
- 입력 2023. 03.30. 14:13:48
- [유진모 칼럼] 배우 유아인(37, 본명 엄흥식)이 지난 27일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류 4종을 투약한 혐의로 약 12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향후 그를 추가 소환해 정확한 투약 횟수 및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 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송
그러자 2003년 클론 출신 강원래(54)와 결혼해 슬하에 아들 하나를 두고 있는 가수 김송(51)이 그를 공개 응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이 옳지 못하다는 의도로 지적하자 김송이 마치 맞장뜨듯 대응해 더욱 이슈가 되고 있다.김송은 지난 28일 유아인이 "불미스러운 일로 저를 아껴 주시고 사랑해 주신 많은 분께 큰 실망을 드려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올린 사과문에 "기다리고 있어. 첨부터 유아인의 일빠 팬인 거 알지? 의리남!"이라는 댓글을 달아 그를 응원했다.이후 한 누리꾼이 김송에 대해 "정신 나갔다. 마약을 옹호하는."이라고 지적하자 그녀는 "제정신 잘 박혀 있습니다만?"이라는 댓글을 적으며 응수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김송에게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 내고 있다.아직 재판부가 유아인의 죄질 여부를 가린 것도 아니고, 유죄일 경우 그에 대한 형량을 정한 것도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만 놓고 본다면 그는 현행법을 어겼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발표는 차치하더라도 스스로 대중에게 사과한 게 결정적인 증거이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유아인이 김송에게 의리를 지켰거나, 그런 모습을 보여 주었거나, 그렇게 믿게끔 유도했기 때문일 터이니 그런 김송의 생각은 자유이다. 따라서 비록 현재까지 유아인이 범죄자로 낙인찍혔다 하더라도 그를 옹호하고 응원할 수 있다.
단 '개인적으로.'라는 단서가 붙는다. 만약 김송이 유명 연예인이 아니었거나 혹은 유명 연예인의 아내가 아니었다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이번 이슈에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이다. 만약 유아인이 수감되었다면 조용히 찾아가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은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이렇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이 시대의 뉴 매스미디어라고 할 수 있는 SNS에 공개적으로 그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고 지지한 뒤 이를 지적하는 대중과 한바탕 다툴 듯 덤벼 드는 것은 유명 연예인으로서는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만약 그녀가 진짜 유아인의 '일빠 팬'이라면 이렇게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누리꾼과 다투는 것은 오히려 그의 재기를 가로막는 데 일조하는 걸림돌밖에 안 된다. 이런 식으로 그녀가 누리꾼과 대적하면 유아인에게 미운털만 더 박히게 될 따름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결혼 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거의 연예 활동을 하지 않고 있지만 강원래는 드문드문 펼치는가 하면 클론이라는 이름 아래 여러 가지 사회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최근 밴드 송골매가 앵콜 콘서트를 여는 것처럼 언제 클론이 무대에 다시 오를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녀의 이런 무겁지 않은 행동은 그녀가 아끼는 그 누구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당연하고. 제정신과 제 정신은 다르다. 제 정신은 그냥 '자기의 정신'이지만 제정신은 '자기 본래의 바른 정신'이다. 바른.
마약을 투약한 범죄자를 공개적으로 응원하는 것은 사회 통념상 용납될 여지가 전혀 없다. 그런 행위는 직계 가족도 안 한다. 하고 싶어도 못 한다. 나이가 어떤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사회적으로 용납되는 보편타당성이라는 게 있다.
50대의 아내이자 어머니, 한때 방송 활동을 활발하게 펼쳤던 유명 연에인. 이 정도라면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할 수 있고, 그 여러 가지 조건들에 따른 의무와 책임이 있기 마련이라는 게 그렇다. 다수의 연예인이 감정이 없어서 대중 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말을 삼가는 게 아니다.
이러는 게 한때 대마초 합법화를 외쳐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연예인과 다를 바가 뭐가 있을까? 여론은 대중이, 법은 국회가 각각 만든다. 만약 그녀가 유아인을 아끼는 마음과 더불어 현행법에 불만이 극에 달해 그런 심리 상태로 이렇게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라면 매우 위험하다.
[유진모 칼럼 / 사진=김송 SNS, 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