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5년 전 엎어진 영화, 넥슨 투자 덕에 제작” [비하인드]
- 입력 2023. 03.31. 15:26:29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장항준 감독이 영화 ‘리바운드’ 제작과 관련해 비화를 전했다.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장항준 감독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리바운드’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리바운드’는 게임기업인 넥슨코리아의 첫 영화 투자작이다. 장항준 감독은 “투자에 난항을 겪을 때 하정우 씨가 넥슨 쪽에 다리를 놓아 시나리오를 전달했다. 넥슨이 영화 투자를 안 할 때인데 굉장히 좋아했다. 얼마 안 돼서 투자를 결정했더라. 저에게는 넥슨이라는 회사가 너무 고맙다. 넥슨이 없었으면 이 영화가 없었을 것”이라고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영화의 백미는 엔딩 장면. 소름과 감동을 유발하는 엔딩 장면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엔딩은 촬영 들어가기 직전까지 없었다. 마지막 각색을 하면서 뭔가 조금 더 실화의 느낌을 줄 수 없을까 싶더라. 처음에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고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관객들이 잊어먹을 것 같았다”라며 “촬영 전, 옛날 부산중앙고 경기 사진들을 찾기 시작했다. 자료가 별로 없다. 고등학교 농구고, 우승팀이 아니기 때문에 자료를 많이 남겨놓지 않는다. 일반인이 찍은 사진을 넣기도 했다. 자료가 없어서. 마지막 뒷모습이 나온 사진은 출처도 알 수 없는 일반인이 찍은 것이었다. 한 장씩 사진들을 선별하고, 저작권을 해결하면서 맞춰 찍었다. 그래서 엔딩 장면을 찍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특히 떼샷 찍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개인샷은 플레이 중에 나온 것들이다. 아무리 사진을 보고 해봤자 할 때마다 동작이 달라지니까”라며 “선수 손 위치도 달라서 맞추는데 테이크를 하나당 20번 갔다. 스태프들도 찍으면서 ‘이렇게까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장면인가?’ 생각했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인의 떼창으로도 유명한 펀(FUN.)의 ‘위 아 영(We Are Young)’이 흐르는 순간, 감동은 배가된다. 엔딩곡에 대해 장항준 감독은 “현장 편집 기사가 제 조감독 출신이다. 촬영이 끝나면 밤새 편집할 테니까 감독님은 봐주시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 같이 편집하면서 어떤 음악을 넣을까 생각했다. 편집 기사가 ‘위 아 영’의 풍으로 하면 어떠냐고 하더라. 곡을 깔았는데 괜찮았지만 살 순 없다는 걸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다른 음악들을 깔았지만 ‘위 아 영’이 제일 잘 맞더라”라고 이야기했다.
또 “촬영이 다 끝난 후 현장 편집한 걸 넥슨분들에게 보여드렸다. 블라인드 시사 할 때부터 점수가 잘 나왔다. 넥슨분들이 보시더니 ‘감독님 저희가 (곡을) 사겠다’고 했다. 이 영화에 이 곡만큼 대안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라며 “곡을 사려면 억대가 든다. 드라마나 방송에서는 쓸 수 있지만 영화는 영사 한 번, 회당 마다 계속 돈을 내야한다. 그래서 영화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팝을 쓸 수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화의) 화룡점정이 됐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한 편 나오려면 수많은 난관, 위기, 노력이 있고, 찰나의 순간 판단이 필요한 운이 작용한다. 그런 면에서 제 능력밖에 있는 일들이 이 작품으로 잘 풀린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영화 ‘기억의 밤’, 드라마 ‘싸인’ 등 영화와 드라마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다. 오는 4월 5일 개봉.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미디어랩시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