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PD+김용범 CP 재입사, Mnet의 소신 혹은 배짱
입력 2023. 04.04. 13:51:24
[유진모 칼럼]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가 지난해 Mnet에 재입사한 데 이어 최근 안준영 PD도 다시 출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안 PD와 김 CP는 ‘프로듀스 101’ 시리즈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 유료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혜택을 준 혐의로 각각 징역 2년과 1년 8개월을 선고받아 실형을 살고 나왔다.안 PD는 연예 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40여 차례에 걸쳐 4000만 원 상당의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까지 더해져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700만 원의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Mnet은 지난해 “김 CP가 ‘회사와 사회에 끼친 피해를 만회할 기회를 달라.’라고 요청해 수용했다.”라고 다시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에는 “안 PD가 지난 과오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는 가운데 Mnet과 개인의 신뢰 회복을 위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를 전달해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라고 유사하게 해명했다.

Mnet은 정부 기관도, 공영 방송도 아니다. 인사는 자체 사규에 의해서 진행되면 그뿐이다. 타사의 사람들이 내부 인사에 왈가왈부 관여할 수도 없고, 해도 안 된다. 다만 사회적, 문화적 영향력이 큰 데다 특히 청소년에게 끼치는 파급 효과가 엄청난 음악 방송이라는 게 문제이다.

안 PD와 김 CP는 사규를 어긴 게 아니라 현행법을 위반했다. 사규에 어긋났을 경우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징계하면 그만이지만 국가의 법을 어길 경우에는 차원이 달라진다. 그들이 실형을 산 이유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한 회사의 사규는 국법에 비교하면 지극히 국지적인 사안이다.

'회사와 개인의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와 사회에 끼친 피해를 만회하는' 지름길은 조용히 지내는 일이다. 그들의 범죄로 인해 먼저 수많은 시청자들이 상처를 입었다. 특히 경연자들을 응원한, 나약한 마음의 청소년들의 흉터가 아직도 남아 있다. 꿈을 향해 땀을 아끼지 않았던 경연 당사자들의 고통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들로서는 두 사람의 이름을 듣는 것도, 얼굴을 보는 것도 괴롭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아픔을 겪을 수밖에 없을 텐데 그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대기업에 버젓이 출근하며 '명예 회복하겠다.'라고 큰소리를 치고 다닌다. 이게 정의로운 사회일까?

두 사람의 범죄 행위가 드러났을 때 Mnet은 '수익금을 모두 내놓고, 피해를 본 연습생에 대해 책임지고 보상하겠으며, 두 사람에 대한 인사 위원회를 열겠다.'라고 했지만 명확하게 후속 조치가 이행된 보고가 보이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재입사까지 했다.

그래서 사건이 만천하에 알려진 당시의 '몸통은 따로 있지 않느냐?'라는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유료 문자 투표를 유도해 큰 수익을 올렸다. 그런데 그 투표 결과를 안 PD가 조작했다? 그 책임 윗선은 김 CP이다? 과연 그게 다일까?

혹시 안 PD가 '총대'를 맸고, 그 공로로 금의환향한 것은 아닐까?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Mnet뿐만 아니라 모든 오디션 서바이벌 제작사(방송사)는 그런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위험성에 처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해 놓은 룰은 있지만 대중의 인기도, 성공 가능성, 그래서 주최 측이 벌어들일 수익성 등을 고려해 순위를 조작하고 싶은 유혹은 엄존한다.

그런 과욕이 과연 안 PD까지밖에 없었을까? 조작 사건은 제작 현장의 연출자가 과욕을 자제하지 못해 발생했던 것일까? '총대'라는 것은 보스를 대신해 죄를 뒤집어쓰는 폭력 조직에만 있는 게 아니다. 대체적으로 군사 문화의 지배가 강한 대한민국 조직 사회의 전통상 그런 분위기가 만연되고 팽배해 있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는 하다.

[유진오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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