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가 필요합니다” 안재홍, ‘리바운드’ 대본에 쓴 ‘슬램덩크’ [인터뷰]
입력 2023. 04.07. 10:39:32

'리바운드' 안재홍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체중 증량, 실존 인물과 흡사한 눈빛, 행동, 손동작 싱크로까지. ‘코치’ 그 자체로 분했다. 다시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을 예고한 배우 안재홍의 이야기다.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다.

최약체 농구부가 만들어낸 기적 같은 실화를 전하기 위해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한 장항준 감독은 안재홍이 가진 인간미와 강양현 코치와의 높은 싱크로를 보여주기 위해 그를 선택했다. 안재홍은 출연 결심 후 일주일 만에 체중을 증량, 실제 강 코치와 흡사해진 외모로 나타나기도.

“‘멜로가 체질’ 때 살을 뺐던 때였어요. 그때보다 10kg을 찌웠죠. 실제 인물이었던 강양현 코치님의 체형을 똑같이 하고 싶었어요. 강양현 코치님의 실제 2012년 경기 당시 영상을 보면 굉장히 체격이 있으시거든요. 체격이 있고, 살집이 있는 사람이 코치석에서 진두지휘할 때 느껴지는 역동성이라든지 에너제틱함을 가져오고 싶었어요. 뭔가 더 주눅 들지 않고, 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몸집이 있으면 더 잘 표현되고 선명하게 보일 것 같아 최대한 모습을 일체화시키려고 했죠.”

당시 모든 경기 영상, 인터뷰, 기사 자료를 샅샅이 분석한 안재홍은 안경, 헤어스타일 등 외적인 표현에 디테일은 물론, 눈빛과 행동, 손동작까지 완벽에 가까운 싱크로를 보인다.

“헤어스타일도 똑같이 하고 싶어서 머리를 길렀어요. 뒷머리만 길러서 똑같이 커트를 했죠. 의상도 완전 똑같이 입었어요. 그 당시에 유행했던 스포츠 팔찌라고, 컨디션 팔찌라고도 하는데 똑같은 모델로 구입했죠. 지금은 잘 안하는 추세인데 구입해서 촬영하고, 안경도 비슷한 모델로 샀어요. 최대한 눈에 보이는 모습들의 싱크로를 높여 이뤄쟀을 때 관객들이 조금 더 몰입있게 농구장으로 모셔올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죠. 실화이고, 드라마 자체가 강력했기 때문에 실제의 열기를 구현하고 싶어서 노력했어요.”



영화 제목의 ‘리바운드’는 농구에서 슈팅한 공이 골인되지 않고 림이나 백보드에 맞고 튀어 나오는 일을 일컫는다. 실수와 실패를 만회하려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어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영화는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 6명의 엔트리로 출전한 최약체 팀이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코트 위에 파란을 일으킨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실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화인 줄 몰랐어요. 실화면 보통 시나리오 첫 장에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하였습니다’라고 명시해 놓는데 그걸 안 해놓으셨더라고요. 강 코치가 공익근무요원으로 문을 열면서 이야기 속으로 훅 들어가는 구성이었어요. 끝날 때 모든 게 실화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시나리오도 끝이 났죠. 마지막장을 덮었을 때 흥분이 됐어요. ‘이게 실화라고?, 이런 일이 있었다고?, 이런 드라마가 있었다고?’ 싶을 정도로 흥분감이 밀려왔어요. 바로 검색을 했더니 진짜 있었던 일이더라고요. 저희 영화가 실화를 과장되지 않게 이야기 자체가 드라마틱하니까 그걸 생생하게 전달하는 영화로써 이런 이야기가 있다는 것에 놀랐어요.”

‘리바운드’는 실패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다시 해볼 수 있는 용기와 희망,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 이야기는 이 시대 모두에게 하는 뜨거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온전히 바라보기란 쉽지 않잖아요. 지금을 놓치고 가거나, 희생하면서, 참으면서, 견디면서 가는 저도 마찬가지에요. 우리 모두에게 ‘지금 이 순간은 한 번 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메시지와 울림이 저희 영화에 강력히 담겨있죠. 또 다른 지점은 농구에요. 직관도 많이 갔는데 농구만큼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는 없는 것 같아요. 몇 초 만에 승부가 바뀌어버리더라고요. 3~4초 만에 경기가 뒤집어지고, 몰입을 가진 스포츠에요. 이렇게 빠른 스포츠가 있나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굉장하죠. 극장에서 보시면 더 재밌을 거예요. 또 스포츠 경기는 같이 봐야 재밌잖아요. 스포츠 영화도 함께 봐야 재밌습니다.”



생동감 있는 농구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경기의 생생함과 동시에 배우들의 감정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안재홍은 특히 극중 재윤(김민)의 3점슛을 언급하며 장면의 감동을 전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리바운드’를 던지고 싶어요. 농구가 저희 영화의 강력한 영화적인 순간일 것 같아요. 어떤 스포츠보다 보는 재미가 있고, 쾌감이 있다고 생각하죠. 이 영화를 촬영했던 사람이고, 연기한 배우로서 모든 장면을 다 알지만 영화를 보면서 한 경기 치러나갈수록 슛을 넣을 때마다 주먹이 쥐어지더라고요. 특히 재윤의 3점슛 성공 순간은 아는 장면인데도 울컥하는 힘이 있었어요. 높은 스코어를 득점해서라기보다는 재윤이라는 식스맨이 얼마나 농구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느껴졌기에 그 골이 터지는 순간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죠.”

최근 극장가에는 ‘농구 열풍’이 분 바.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장기 흥행을 속 440만 관객을 돌파,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농놀 신드롬’을 ‘리바운드’가 감동 실화로 그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저도 예전에 농구를 아주 좋아했어요. 요즘에는 찾아보거나 그렇진 않지만요. 학교 다니면서 농구를 많이 하고, 운동도 좋아했어요. 사실 저의 인생 만화가 ‘슬램덩크’에요. 벽에 포스터가 붙어있었죠. 지금은 더 좋아하게 됐어요. 길을 가다가도 농구 골대가 보이면 많은 분들이 농구를 하고 계시더라고요. 신기하고, 재밌는 것 같아요. 또 저는 대본에 메모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슬램덩크’에서 안 선생님이 강백호에게 ‘단호한 결의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해요. 모든 작품이 마찬가지지만 이 인물, 이야기, 이들이 해냈던 멋진 기적을 정말 생동감 있게 살려내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이 말과 함께 밑에 쓴 말이 ‘그럼에도 유쾌함을 지켜낼 것’이라고 썼죠. 현장에 나갈 때도 그 말을 되뇌었어요. 멋진 드라마를 기분 좋게, 재밌게 전달하는 게 저의 지향점이었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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