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전도연 “연기 원동력=나 자신, 안 보여준 것 많아요” [인터뷰]
입력 2023. 04.07. 17:06:46

'길복순' 전도연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일단 신나고 너무 좋네요. 극장 개봉을 하면 관객 동원 수 때문에 노심초사하거든요. 넷플릭스는 그런 게 없을 줄 알았는데 1위를 해서 뛸 듯이 기쁘고 통쾌하네요. 하하.”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이 여성 원톱 액션물,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으로 돌아왔다. 숱한 작품을 통해 변주와 변신을 꾀했던 그이지만 정통 액션 장르에 도전한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변 감독님이 제안했던 작품을 거절하고, 언젠가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씀한 적 있어요. ‘지푸라기’를 보시고, 다른 식의 액션을 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저의 그릇을 넘을 수 없는 작품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푸라기’를 보고 이런 면이 있다는 걸 아신 거죠. 액션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좋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야기가 구체적이진 않았죠. 변 감독님이 봤을 때 일할 때 전도연과 집안에 있는 전도연의 모습에 간극이 재밌다고 생각하셨더라고요. 영화 쪽에서는 제가 대선배잖아요. 감독님이 보셨을 땐 집에 가면 그런 모습 하나 없이 아이에게 쩔쩔 매고, 어떻게 키워낼지 모르는 엄마의 모습이 재밌다고 하셨죠. 그런 이야기들을 ‘길복순’에 녹여내신 것 같아요.”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전도연이 연기한 길복순은 청부살인 업계 최고의 회사 MK ENT. 소속 킬러이자 10대 딸 길재영(김시아)을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다.

“길복순의 캐릭터 이입은 다른 자품에 비해 수월했던 것 같아요. 제 상황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아이와 어떻게 소통해야하지 고민이 담긴 작품이라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어렵진 않았죠. 액션이 부담스럽고, 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액션을 위해 몸을 만드는 준비는 4개월 정도 한 것 같아요. 웨이트를 하면서 식단조절도 했고요.”



킬러 길복순은 도끼부터 장검, 유리컵, 밧줄, 총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시킨다. 다이내믹한 액션을 소화한 그는 액션 배우로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며 ‘역시 칸의 여왕’이라는 감탄을 자아낸다.

“솔직히 말하면 저 스스로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전도연’ 하면 액션이 아닌, 드라마의 감정, 드라마에 강한 배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액션에 도전하고 싶어’는 아니었지만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런 것도 할 수 있는 배우가 저 스스로는 확장되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저 자신과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걸 깨기 위해 ‘길복순’을 선택한 건 아니지만 내 몸이 부셔져도 해내야겠다는 마음으로 했어요.”

오로지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자신을 채찍질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전도연의 연기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얼만큼 하느냐에 따른 인정이 아닌, 저 스스로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인 것 같아요. 이만하면 된 게 아닌, 안 해본 게 많은데 사람들은 정점이라고 생각하고, 더 뭐가 있겠냐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 자신은 보여주고 싶은 게 많고, 안 한 게 많다고 생각해요. 저 자신에게 비롯된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전도연에게 ‘길복순’의 첫 촬영은 황정민과 액션신이었다. 해당 장면은 영화의 오프닝에 등장, 두 사람의 강렬한 매치로 눈길을 사로잡고, 몰입하게 만든다. ‘찢었다!’라고 한 장면 역시 이 장면이라고.

“첫 장면, 오프닝부터 찢지 않았나요? 하하. 찍을 땐 몰랐는데 잘 나온 것 같아요. 세트도 멋있고, 이안에서 그림이 채워져야 했거든요. ‘어떻게 할까’ 겁부터 났지만 잘 나온 것 같아요. 황정민 씨와는 ‘너는 내 운명’을 찍고 그 후로 겹칠 수 있는 게 없어서 다른 길을 갔어요. 이번에 굉장히 오랜만에 봤죠. 좀 신기했어요. 그 신을 찍으면서 모니터를 보는데 한 화면에 있는 게 합성한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죠. 다음에 다른 작품이 있으면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희성 역으로 출연한 구교환과의 호흡, 케미도 빼놓을 수 없다.

“되게 재밌는 분이더라고요. 보고만 있어도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아이 같기도 하고,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함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뵙거나 하면 어떤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겠는데 제가 목격한 바로는 독특하고, 봐도봐도 신기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밌는 배우였죠. 제가 그 배우의 팬이었어요. ‘꿈의 제인’을 보고 그분이 이분인지 몰랐거든요. ‘메기’도 봤는데. 진지함도 장착하고 있지만 엔터테이너란 생각이 들었어요.”

1990년 CF로 데뷔한 전도연은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밀양’ ‘너는 내 운명’ ‘무뢰한’ 등 작품에서 활약하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최근에는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길복순’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람들이 ‘제2의 전성기’라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게 아니라 자존심 상하더라고요. 하하. 물론 전작의 흥행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좋은 작품을 찍고, 좋은 배우로 잘 성장해가고 있는데 시청률이 조금 잘 나왔다고 해서 일약스타처럼 이야기하는 게 조금 자존심 상했어요. 그러나 저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해요. 기분 좋은 것도 즐기고, ‘뭐가 될 거야’는 아니지만 계속 해오던 대로 하려고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전도연은 ‘좋은 연기자’로 남고 싶은 고민은 없을까.

“솔직히 거국적이거나 거창하진 않아요. 지금 와서 저의 과거 작품들이 회자되고, 그런 작품을 찾아보면서 ‘이 배우가 그전에는 이렇게 했구나’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하죠. 최근에 ‘길복순’ GV를 하면서 팬레터를 받았어요. 팬레터를 주신 분들이 17살~20대 초반이더라고요. 대학교에 들어가서 사회초년생이 되는 친구들이었어요. 감사했죠. 예전에 찍은 작품들을 보고, 회자되는 게 기분 좋더라고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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