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킬링 로맨스’ 마라맛? 민초맛? 취향은 확실 [씨네리뷰]
- 입력 2023. 04.14.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이것은 마라맛인가, 민초맛인가. 낯설지만 묘하게 중독되는, 중독되면 그 맛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런 영화의 탄생이다. 107분의 러닝타임 동안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로 관객들의 멱살을 끌고 가는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다.
'킬링 로맨스'
대한민국 오천만 국민 모두를 ‘여래바래’로 만들었던 톱스타 황여래(이하늬). 드라마, 영화, CF 등을 종횡무진 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던 그가 발연기로 한순간에 조롱거리로 전락한다. 여래는 아무도 모르게 휴가를 떠나고, 남태평양 콸라섬에서 조나단 나(이선균)를 우연히 만난다.
조나단은 자수성가한 재벌. 콸라섬에 휴가 온 여래와 만난 조나단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된다. 이후 여래가 자신의 사업에 필요한 존재임을 알게 된 조나단은 끊임없이 여래를 구속한다.
결혼과 동시에 연예계를 은퇴한 여래는 식습관부터 몸무게까지 모든 걸 통제받는다. 복귀는 꿈조차 꿀 수 없던 여래는 조나단의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기 위해 여래바래 팬클럽 3기이자 고독한 사수생 범우(공명)와 조나단 제거 계획을 세우는데.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는 이원석 감독의 말처럼 ‘킬링 로맨스’는 그동안 한국 영화계에 없던 새로운 장르의 영화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남자사용설명서’를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특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뜬금없는, 어쩌면 근본 없이 느껴지는 장면은 ‘킬링 로맨스’의 관전 포인트다. 로맨스에서 스릴러로, 그러다 뮤지컬로 급변하는 장면들은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허물어버린다.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퍼지는 H.O.T의 ‘행복’과 비의 ‘레이니즘’을 개사한 ‘여래이즘’은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중독되어 있음을 느낄 터.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다. 이하늬는 코믹, 감정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까지 소화하며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뽐낸다. 2016년 방송된 ‘SNL7’에서 ‘헤이 모두들 안녕, 내가 누군지 아니’를 사랑스럽게 부르던 당시 이미지도 떠오른다.
필모 사상 가장 파격 변신이라는 이선균은 말 그대로 내려놓은 연기를 선보인다. 헤어스타일, 가짜 콧수염, 화려한 패턴의 트레이닝복 등 과감한 스타일을 온전히 소화해 내며 조나단 자체로 분했다. 그가 아니었으면 조나단 역을 과연 누가 소화해낼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공명 또한 순수하고, 엉뚱한 범우로 완벽하게 스며들었다.
‘킬링 로맨스’는 단순한 스토리 라인과 ‘병맛’ 유머 탓에 분명 취향을 타는 영화다.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선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마라맛, 민초맛처럼 호불호가 갈릴 이 영화에 관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증이 높아진다.
오늘(14일) 개봉. 러닝타임은 107분. 15세이상관람가.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