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로제-강동원 열애설, '확인 불가' 화법
입력 2023. 04.17. 15:24:23

블랙핑크 로제

[유진모 칼럼]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와 강동원의 열애설이 불거졌으나 양측 소속사는 '아티스트 개인의 일이므로 확인 불가하다.'라는 화법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로제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연예인의 범죄 행위가 아닌, 열애설이나 결별설 등 사적인 일에는 항상 '아티스트 개인의 일이라 확인 불가.'라는 정해진 답변을 일관되게 지켜 왔다.

지극히 정확한 말이다. 소속 연예인이 어떤 곡을 취입하거나, 어떤 작품에 출연하는 것 등은 당연히 소속사에서 꿰차고 있어야 한다. 소속 연예인이 범죄에 연루되었다면 당연히 알아야 한다. 아니 연루될 듯한 조짐을 보이면 서둘러 막아야 한다. 만약 저질렀다면 앞장서 법의 심판대에 세우도록 하여야 마땅하다.

업무에 있어서도 배우가 훌륭한 작품에 출연하도록 회사의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가수라면 뛰어난 음악을 만들도록, 혹은 받아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최대한의 가창력을 뽑아 낼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곡이 들어올 경우 잘 걸러 내기도 해야 한다.

그러나 사생활은 일일이 간섭하기 만만하지 않다. 세계 정상급 아이돌 그룹을 보유하고 있는 기획사를 예로 들어 보자. 그 멤버들 각자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회사 임직원 중 어떤 자를 제일 신뢰하는지, 지금 회사에서 대우해 주는 데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향후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파악하기 쉽지 않다.

심지어 전속 기간이 만료될 즈음 재계약 의사가 있는지조차 짐작하기 힘들 수도 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그 아이돌이 누구를 사랑하는지, 누구랑 사귀고 있는지 일일이 진실을 털어놓지 않는 이상 차트처럼 보유하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연애 문제는 조금 다르다. 소속 연예인의 건강을 챙겨 주고, 심지어는 가족의 일까지 돌보아 주는 사례가 종종 있는 데서 보듯 명확한 업무 외의 사적인 내용도 관리해 주는 게 회사 주가 관리라든가, 회사를 먹여살려 주는 팬 관리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회사의 수익과 주가는 소속 연예인의 인기와 실적이 좌우한다. 그 인기와 실적은 팬들이 만들어 준다. 즉 연예인과 소속사에 공통적으로 중요한 VIP는 투자자보다 팬이다. 그 팬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스타이다. 그가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작품에 출연하며, 어느 곳을 다니는지 일거수일투족이 첫 번째 관심사이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누구랑 사귀거나, 누구와 결혼하느냐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돈과 섹스가 가장 앞줄에 설 것이다. 사람들은 주변의 사람들의 돈벌이와 직장, 그리고 연애, 결혼, 이혼 등을 자주 화제에 올린다.

그게 제일 궁금하기 때문이다. 일반인에게도 그럴진대 하물며 유명 스타에 대해서는 오죽할까? 연예인과 연예 기획사의 전속 계약에는 '누구랑 사귀는지, 누구와 결혼하는지 팬들에게 알려 줄 의무가 있다.'라는 조항은 없다. 그래서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라는 답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

하지만 팬 서비스 차원에서 볼 때는 무성의의 극치이다. 연예인은 팬에게 누구랑 잤고, 누굴 좋아하며, 누구와 결혼하겠다는 것을 알려 줄 의무는 없다. 하지만 팬에게는 좋아하는 연예인이 누구와 교제하고, 누구와 결혼하는지 알 만한 자격은 있다. 그 연예인의 명예와 수입을 책임져 주기 때문이다.

이런 논리를 근거로 연예 기획사라면, 소속 연예인을 다그치거나 압박을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원만한 대화로 열애설을 확인하려는 노력은 보이는 게 팬에 대한 배려이자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팬들은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연예 기획사 대부분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고 큰 수입을 올리며 웬만한 연예인이라면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 되는 근거이다.

만약 어떤 연예인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소문에 휩싸였다고 하자. 경찰은 아직 나설 의지가 안 보인다. 그렇다면 소속사는 '아티스트의 사생활이라 확인 불가.'라고만 할 것인가?

[유진모 칼럼/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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