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성용일 감독 "크리처보단 아이들에 집중" [인터뷰]
입력 2023. 04.19. 07:00:00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작품을 만들 때 스태프, 배우들과 가장 많이 얘기했던 내용은 '크리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3학년 2반 아이들의 감정에 좀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이야기로 느껴지게 만들고 싶다'였어요. 그래서 3학년 2반 20명이 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다 조명하려고 했죠."

지난달 31일 베일을 벗은 '방과 후 전쟁활동'(연출 성용일, 크리에이터 이남규, 극본 윤수)은 동명의 웹툰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하늘을 뒤덮은 구체(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는 10대들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파트1 공개 이후 3주 연속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하며 티빙 인기 오리지널 콘텐츠 기록을 경신했다. 성용일 감독 역시 열심히 한 만큼 작품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공개되기 전에도 PD들과 나눴던 얘기지만, 우리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할 것 같았어요. '방과 후 전쟁활동'은 강력한 스타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신인들이 등장해요. 그리고 전쟁과 크리처가 혼합된 장르라서 호불호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했죠. 하지만 늘 PD들에게 우리 작품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말자고 말했어요. 우리 모두 열심히 만들었고,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자고 했죠."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1화가 지루하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 특성상 모든 아이들이 잘 보여지도록 만들기 위한 연출이었다고.

"처음에는 작가님에게 주인공, 화자를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극을 확실하게 끌고 갈 수 있는 누군가를 만들어서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작가님께서 '3학년 2반 전체가 주인공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고, 그러기 위해선 1화에서 아이들이 가장 잘 보여야만 했죠. 그래야 이후에 나오는 회차에서도 '얘가 누구였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것 같았어요. 가능하면 많은 아이들이 시청자의 눈에 들어올 수 있게 연출을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죠. 다행히 OTT 특성상 한 번에 오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인기 웹툰을 드라마로 각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웹툰과 드라마의 특성상 다르게 연출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원작 팬들과 새롭게 이 작품을 접하는 시청자들을 모두 사로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각색을 하면서 원작의 시그니처적인 장면, 원작자가 의미를 부여한 장면들은 최대한 드라마로 가져오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웹툰을 드라마화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을 구분 지어서 작업하려고 했어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걱정도 많이 되고,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죠. 웹툰 속 구체의 움직임을 똑같이 표현하기 어려워서 드라마에 맞게 디자인, 사이즈를 부여했어요. 또 지금 시대에 맞게 원작보다 학생 수를 줄여서 캐릭터를 더 잘 보이도록 했고, 아이들이 나빠 보이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서로를 걱정하고 챙기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원작과 달랐던 큰 설정 중 하나는 박은영 선생과 이춘호 중위의 희생이었다.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아이들에게 희생하는 어른 캐릭터가 더욱 눈에 띄었다.

"원작을 보고 아이들 편에 서서 아이들을 대변하고, 보호해 주는 어른들이 많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른들이 안일하게 만든 교육 제도 속에서 피 터지게 경쟁하는 아이들의 심정은 어떨지,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원작 의도였을 것 같아요. 그래서 원작과 다르게 아이들을 위해 도와주는 어른들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선생님이 아이들을 보호해 주는 사람으로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춘호 중위의 역할이 원작보다 강조된 것도 이를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그래야만 아이들이 희생으로 인한 어떤 배움이 생기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의지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방과 후 전쟁활동'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과 비교되는 반응도 많았다. 두 작품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했고,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생의 생존기를 담았기 때문이다. 성용일 감독은 오히려 '지금 우리 학교는'이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지금 우리 학교는'이 나올 때 한창 촬영 중이었어요. 보통 드라마를 보면 '재미있다' 식으로 말할 텐데 당시엔 '정말 고생이 많았겠다'고 동병상련의 느낌을 많이 받았죠. 우리 작품이 공개되고 '지금 우리 학교는'과 비교 된다면 우리 드라마도 꽤나 잘 만든 작품이겠구나 싶었어요. '지금 우리 학교는'의 마지막 대규모 폭파 장면을 보고 VFX팀에게 6화의 대피소 폭파 장면을 의뢰하기도 했어요. 그 폭파 장면이 건물을 무너뜨리는 데에도 도움을 준거죠."

'방과 후 전쟁활동'은 시기가 코로나와 겹쳐 촬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또한 프리 프로덕션 시간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

"일단 크리처 장르가 처음이다 보니 프리 프로덕션 시간이 조금 부족했어요. 촬영은 학교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야 했고, 코로나 시기라서 학교 섭외도 어려웠고요. 그래서 크리처의 디자인 등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촬영을 먼저 들어갈 수 밖에 없었어요. 만약에 조금 더 프리 프로덕션 시간이 주어졌다면 크리처의 액션 부분 등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죠."



특히 '방과 후 전쟁활동'은 3학년 2반 학생 전체를 따라가야만 했던 만큼 단체 신이 많아 촬영이 힘들 수 밖에 없었다.

"단체 신은 그 신 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다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와야 해요. 예를 들어 슬픈 신에 50명이 출연하면, 50명 모두가 슬픈 감정을 표출해야 하는거죠. 그 중 하나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시청자들의 눈엔 그게 보일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그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서 노력했죠. 다른 드라마에서 1시간이면 촬영할 것 같은 신을 우리는 3~4시간 촬영해야 했어요. 촬영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매일매일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할 수 밖에 없었죠. 고된 촬영인데도 잘 적응해 준 배우들에게 정말 고마워요."

성용일 감독은 '방과 후 전쟁활동'을 "아이들이 어떻게 스스로 이겨나가는지, 어른들이 과연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 야할지 고민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개를 앞둔 파트2에 대해서도 "파트2 역시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생존기다. 아이들이 어떤 난관에 부딪히고, 그걸 어떻게 이겨내는지 봐달라"며 귀띔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1(1~6화)은 티빙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파트2(7~10화)는 오는 21일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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