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균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이하늬, 우연 같은 ‘킬링 로맨스” [인터뷰]
- 입력 2023. 04.19. 07:00:00
-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파격 변신이다. 20년 간 쌓아온 필모그래피 중 가장 강렬한 비주얼이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텐션과 얼굴의 배우 이선균의 이야기다.
'킬링 로맨스' 이선균 인터뷰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선균이 분한 조나단 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남태평양 콸라섬으로 입국한 여래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재벌이다. 자기애로 똘똘 뭉친 광기와 집착의 아이콘 조나단을 표현하기 위해 이선균은 헤어스타일부터 가짜 콧수염, 화려한 패턴의 트레이닝복 등 외형적으로 파격 변신에 나섰다.
“어정쩡하게 하지 말고, 확실히 하자고 생각했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독님과 너무 잘 맞더라고요. 친해져서 둘도 없는 베프가 됐어요. 친한 친구처럼 편하게 말할 상대가 됐죠. 여러 의견을 내는 것에도 막힘없이 하다 보니 생각하지 못한 것, 대본에 없던 것도 표현하게 됐죠.”
조나단은 자존감, 자존심, 자신감 등으로 똘똘 뭉친 인물. 여래와 사랑으로 만나지만 이후 그녀가 자신의 사업에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게 되면서 수년간에 걸친 가스라이팅을 시도한다.
“현실적인 인물이 아니라고 해서 나르시시즘을 많이 생각했어요. 공간도 조나단을 표현하는데 도움을 준 것 같아요. 일단 굉장히 튀잖아요. 광기 같은 모습을 보일 때 ‘시계태엽 오렌지’에 나오는 광대 같으면서 광기 어린 모습을 생각했어요. 유튜브를 보면서 독특하고, 재밌는 게 있으면 감독님과 서로 톡을 주고받았죠. 일반적이지 않은 것들은 다 넣었어요. 대본대로 한 것도 별로 없었죠. 이때까지 맡은 다른 역할들은 서사를 끌고 갔다면 이건 즐거운 경험? 캐릭터만 보고 갔어요. 상황만 보고 연기했죠. 감독님의 디테일, 치밀함 보다는 현장이 너무 유쾌하다 보니 자유롭게 됐어요. 외형적인 것도 레퍼런스를 많이 교환했죠. 감독님 패션도 굉장히 독특하잖아요. 더 과하게 생각을 했어요.”
‘킬링 로맨스’는 오정세의 ‘명짤’을 탄생시킨 로맨틱 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와 조선시대 로맨스 사극 ‘상의원’을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신작이다. ‘뷰티 인사이드’의 박정예 작가가 각본을 썼다.
“처음부터 호불호가 있을 거라곤 생각했어요. 이원석 감독님표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도 있으니까요. 처음만 과장된 캐릭터와 이상하게 전개되는 신만 극복하고, 오픈마인드로 봐주셨으면 해요. 닫힌 마음으로 보면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되니까요. 캐릭터에 몰입하면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어요. 이원석 감독님의 영화는 뭔가 재밌잖아요. 독특하고. (출연에) 하늬의 영향도 있었지만 감독님 영향도 컸어요.”
이선균은 2019년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에 갔다 온 후 차기작으로 ‘킬링 로맨스’를 택했다. 당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기에 차기작 선택에도 부담이 뒤따랐을 터. 그렇기에 이선균에게 ‘킬링 로맨스’는 어떤 작품으로 다가올까.
“사람들을 얻었어요. 너무 친한 친구들을 얻었죠. ‘기생충’ 때문에 어떤 고민이 되는 건 없었어요. ‘기생충’은 저에게 너무 큰 기쁨이었고, 큰 영광이었죠. 그러나 저의 연기적인 선택과 고민에서 ‘기생충’은 없었어요. 오히려 사람들이 관심 있을 때 다른 걸 해볼까 싶었거든요. 이것도 저에게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미국에 갔을 때 카페에서 하늬를 우연히 만났고, 그래서 우연처럼 느껴진 작품이죠.”
‘킬링 로맨스’는 지난 14일 극장 개봉됐다. 4월 극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등극한 이 영화는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이선균을 비롯해 이하늬, 배유람, 이원석 감독 등이 2주차 무대인사에 나선다.
“과장된 캐릭터들이 초반부터 나오니까 갸우뚱 하실 거예요. 오픈마인드로 보시면 독특함에 매료되지 않을까 싶어요. 한 번 보고 뱉는 게 아닌, ‘이거 뭐지?’ 하실 거예요. ‘킬링 로맨스’는 정의를 내리지 못한 영화에요. 이원석 감독님과 닮아있는 영화죠. 모든 영화는 감독님이 투영되어 있는 것 같아요. 독특하고, 귀엽운 감독님의 모습이 ‘킬링 로맨스’에 많이 닮아있죠.”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