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과 후 전쟁활동' 작가진 "'지우학'과의 차이점? 캐릭터들의 성장"[인터뷰]
- 입력 2023. 04.21. 07:00:00
-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기억에 남는 평은 아이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는 내용이에요. 쓰면서 캐릭터 한 명 한 명 정이 많이 가기도 했고, 배우분들이 준비하고 연기하는 것을 보면서도 정이 많이 들었거든요. 10부까지 보면서 아이들이 성장하고 바뀌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느껴주셨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죠."
'방과 후 전쟁활동'
"모든 드라마를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그럴 수 있다'예요. 원작은 웹툰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있듯이 드라마라서 가능한 부분들이 있죠. 그래서 웹툰과 다르게 드라마에서의 공감 포인트를 찾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웹툰은 정지되어있다 보니 원작에 비어있는 부분을 캐릭터, 스토리 등으로 채워 넣는 작업에 신경을 많이 쓰기도 했죠. 원작이 워낙 재미있고,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괜찮아서 그 부분을 살리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이남규 작가)
작품에서는 입시 전쟁에 뛰어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등장한다. 수능을 앞두고 불만을 털어놓는 장면에서 이를 직접적인 대사로 풀어내 일각에서는 '오글거린다'는 평이 있기도 했다.
"수시가 폐지되고, 대학만이 목표인 고3 아이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학원, 학교, 독서실만 다니는 아이들이라면 가산점을 위해서 충분히 훈련에 참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윤수 작가)
"많은 아이들이 나오니 그만큼 대사도 많아요. 그래서 직접적인 대사 전달로 인해 오그라든다는 반응도 많더라고요. 이야기를 풀다 보면 전체적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작품은 빨리 구체가 나와서 전쟁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대사로 풀어낸 게 많았죠. 또 수시가 외국에서는 잘 모르는 개념이기 때문에 설명을 해줘야 했어요. 드라마를 위해 불가피한 장면이라는 생각하고, 오그라들지만 뒤를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이남규 작가)
'방과 후 전쟁활동'은 3학년 2반의 모든 학생들이 주인공이다. 20명이 넘는 배우들이 모두 주연으로 등장한다.
"캐릭터는 정말 많이 고민하고 디벨롭을 했어요. 원작에 있는 캐릭터를 다 쓰지는 못했죠. 감독님은 사실 메인 캐릭터가 처음에 있었으면 하셨는데, 저는 3학년 2반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주장했어요.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고, 그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디테일하게 기본적인 성격부터 콤플렉스, 사고방식, 좌우명, 이상형 등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사를 디테일하게 설정해야 했죠. 캐리어 안에는 뭘 가지고 왔을지, 탄피 주머니에는 뭐가 들어 있을지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생각했어요."(윤수 작가)
'방과 후 전쟁활동'은 앞서 공개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과 웹툰 원작, 학생들의 생존기라는 점에서 비슷한 설정을 가지고 있다. 두 작품이 비교되고 있는 가운데, '방과 후 전쟁활동'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우리는 캐릭터의 성장물이라는 것을 끝까지 잊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크리처물에서는 상대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없앨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는 구체가 어떤 존재인지 보다는 거기에 놓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죠."(윤수 작가)
"'지우학'과 저희 모두 생존기는 맞아요. 하지만 '지우학'은 좀비를 피해 학교 밖으로 도망치는 이야기라면, 우리는 여전히 학교 안에 머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이야기죠. 좀비, 구체 등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인 것은 같아도 무엇 때문에 싸워야 하는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해요."(이남규 작가)
작가진들은 전체적인 배우 캐스팅은 감독님에게 많이 맡기고 진행했다고 전했다. 두 작가는 원작과 최고의 싱크로율을 보여준 배우를 꼽기도 했다.
"애설 캐릭터의 캐스팅을 보고 우려한 부분이 있었어요. 생각했던 캐릭터보다 조금은 강한 마스크였거든요. 하지만 이연 배우의 연기를 보고 나서는 최고의 싱크로율이라고 생각했죠."(윤수 작가)
"유난히 눈에 띄는 건 김수겸 배우의 권일하 캐릭터였어요. 저런 악역을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소화를 잘했죠. 신현수 배우도 생각했던 것보다 탄탄하게 연기를 해주셨어요. 사실 처음에 캐스팅 됐을 때는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감독님과 배우들이 그걸 맞춰주시면서 모든 친구들이 싱크로율이 잘 맞았다고 생각했죠."(이남규 작가)
이남규 작가는 담임선생님의 임세미를 언급하며 "사실 처음에는 감독님과 캐릭터 해석에 의견이 달랐다"고 말했다.
"저는 담임선생님도 일반 어른처럼 아이들을 버리고 비겁하게 도망가는 캐릭터로 만들자고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은 아이들을 걱정해 주는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그런 어른이 담임선생님, 이춘호 중위, 김원빈까지 병장 3명이에요. 원작과 서사가 달라져서 좋았는데, 모든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았죠."(이남규 작가)
파트1이 공개된 후, 전체적인 작품의 전개가 빨라서 작품의 속도감이 빠르다는 평도 많았다.
"전개의 속도는 '방과 후 전쟁활동' 드라마 특성상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저희는 크리처물보단 성장물에 초점을 맞추고 썼지만, 시청자들은 장르의 특성상 빠른 전개를 바랄 거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빠르게 구체가 낙하하고, 전투를 시작하게 했어요."(윤수 작가)
"설명을 다 하고 진행을 하는 것보다 사건을 먼저 던져주고 거기서 이야기를 뽑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원작이 방대해서 드라마로 압축하는 과정에서도 스피드가 생겼고요."(이남규 작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는 질문에 이남규 작가는 1부 에필로그를 꼽았다.
"저는 1부 에필로그에서 영훈과 치열이 나누는 대화 장면이 가장 마음에 와닿아요. 작품에서 영훈이가 공부만 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는데, 그 부분의 대사를 보면 놀고 싶은 것들을 다 죽인 채 어쩔 수 없이 공부에만 매달린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래서 그 장면이 저희 드라마의 핵심이라고 봐요. 아이들은 입시 공부 말고도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이 많은데 결국은 입시에만 올인할 수밖에 없는 거죠. 대본을 만들면서도 그 부분이 가장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이남규 작가)
고3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작품 자체는 청소년관람불가 분류를 받았다. 이에 작가진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작품에 고어한 장면이 많아서 등급 분류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해요. 다만 아이들이 봤다면 '아직 너희 입장을 이렇게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위로가 됐을 것 같은데, 그걸 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긴 하죠."(이남규 작가)
파트2 공개를 앞둔 가운데, 두 작가는 남은 회차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도 전했다.
"파트2는 이제 완전히 아이들만의 생존기예요. 지금보다 더 많이 갈등하고,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요. 더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고, 더 불안한 상황이 많아지죠. 파트2에서는 아이들 개개인의 갈등과 고민을 알 수 있고, 우리가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이 드라마를 봐왔는지, 이 드라마를 왜 만들게 됐는지의 의미가 잘 드러날 것 같아요."(이남규 작가)
"주인공들의 변화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예요. 캐릭터들 간의 관계성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죠. 아이들끼리 구체를 제거하는 작전을 하면서 보이는 액션들도 하나의 볼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윤수 작가)
'방과 후 전쟁활동' 파트1(1~6화)은 티빙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파트2(7~10화)는 오는 21일 공개된다.
[셀럽미디어 정원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티빙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