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하인드] '모범택시2' 이단 감독 "신재하, 양의 연기를 잘하는 사람"
- 입력 2023. 04.23. 10:57:18
-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이단 감독이 배우 신재하를 아낌없이 칭찬했다.
신재하
이단 감독은 최근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 연출 이단·장영석) 종영을 기념해 셀럽미디어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 지난 15일 마지막 회 시청률 21%(전국가구기준/닐슨코리아 제공)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감독은 신재하에 대해 “저와 작가님이 생각한 이미지와 딱 맞아서 첫 만남부터 흥분됐다. 외로울 수도 있었는데, 늘 웃으면서 최선을 다해 임해주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액션 신 준비를 위해서 일찌감치 현장에 와서 합을 연구하고, 바쁜 스케줄을 쪼개 액션스쿨에서 훈련을 하고, 결국 액션신 촬영하다가 인대가 늘어났는데도 마지막 옥상신에서도 최선을 다해 임해주어 현장 스탭들을 모두 감동의 도가니에 빠뜨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탭들이 신재하 배우를 정말 좋아했다. 신재하 배우와는 이야기를 조금만 나누어도 캐릭터를 이해하는 깊이와 내공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가운데 날카로움을 잘 표현해주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우 선한 영혼을 가진 배우, 그릇이 큰 배우라고 생각했다”라고 애정을 표했다.
온하준은 무지개 운수를 비롯해 김도기를 위기에 몰아넣는 악의 하수인으로 길들여진 인물이었다. 이에 온하준은 자신이 맡은 일 마다 수포로 돌아가게 만든 김도기에 대한 열등감과 격렬한 공격성을 마지막까지 폭발시킨다. 온하준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킨 배경으로 이 감독은 “시즌2를 끌고 가는 안타고니스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도기의 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온하준과 김도기의 대결구도에도 “무지개 운수에는 설계자이자 해결사 김도기가 있다면, 대칭적으로 금사회에는 설계자이자 살인병기로 온하준이 있다. 늘 싸움에서 승리하는 불사신 같은 존재인 김도기에게도 힘 겨뤄 볼만한 적수다운 적수가 나타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도기와 온하준은 똑같이 영리하고, 싸움도 잘하는데 어떤 차이가 영웅과 빌런을 만드는 지 찾아가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신재하는 선과 악의 눈빛을 오가며 속내를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모습으로 빌런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 감독은 이미 촬영 전부터 신재하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그는 “신재하 배우가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라는 이중성을 잘 연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캐스팅했고, 결과적으로 저희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곁을 잘 내어주지 않는 김도기를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잘 파고들어야 했기에 겉으로는 부드럽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사는 이미지를 가진 배우가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신재하 배우는 목소리도 곱고, 인상도 좋고, 따스한 매력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나쁜 사람들은 겉으로는 세련되고 예의 바른데 내면이 소름끼치게 차가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시나. 그런 섬뜩한 연기도 신재하 배우가 잘 해내 주었다고 생각한다”라며 “배우들의 스타일을 음의 연기와 양의 연기로 구분한다면, 제가 느끼기에 신재하 배우는 양의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에너지가 밖으로 향하는. 그것이 김도기 기사와 부딪혔을 때 어떤 매력이 보일까도 궁금했다”라고 털어놨다.
온하준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구축하기 위해 제작진은 어느 캐릭터 보다 신중하게 심혈을 기울였다고. 드라마 말미, 온하준의 서사와 그동안 꼬여져있던 매듭들이 하나둘씩 풀리면서 빌런인 그에게도 동정 어린 시선이 이어졌다. 신재하의 캐릭터 표현력에 이 감독은 경의를 표했다.
그는 “온하준의 마지막 장면, 영하의 겨울날 차가운 바닥에서 신재하 배우가 눈물을 흘렸을 때, 그가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사실을 증명해냈다고 생각한다. 촬영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었는데도 단숨에 슬프고 안타까운 하준이의 마지막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해주었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역시 쉽지 않았다. 더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온하준의 서사를 드러내는 시기도 정교하게 계산 했어야 했다. 제 부족한 디렉팅에도 신재하 배우가 연기를 잘 해주었기 때문에 마지막 회에 시청자들이 온하준의 마지막 죽음에 같이 눈물 흘려주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신재하 배우가 너무나 잘해주었다고 생각하고, 만약 시청자 여러분들께 아쉬움이 느껴진 부분이 있다면 그건 결국 제가 연출을 잘못한 탓이지 배우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