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는 데뷔 전…몸 던져 일하고 싶다” 박서준의 ‘드림’ [인터뷰]
입력 2023. 04.25. 11:41:33

'드림' 박서준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4년 만에 스크린 복귀다. 배우 박서준이 설렘을 가득 안고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으로 돌아왔다.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서준은 2019년 개봉된 ‘사자’ 이후 4년 만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4년 만에 개봉하는 거라 엄청 많이 설레는 것 같아요. 당연히 걱정되고, 기대도 되지만 설렘이라는 감정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작품이라는 게 촬영하면 많은 관객들을 만나거나 시청자를 만나야 얻어지는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걸 오랜만에 느끼는 것 같아 설레요.”

박서준은 극중 의지도, 계획도 없던 홈리스 축구단 감독을 맡게 된 축구선수 홍대 역을 맡았다. 프로 축구선수 역할을 위해 전문적인 훈련 과정을 거치고, 근육량을 늘려 체형에 변화를 주는 디테일한 노력을 더했다.

“기술이 들어간 장면은 촬영 전부터 디자인을 해주셔서 그것만 연습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틈나는 대로 연습하다 보니 할 수 있었죠. 그 외는 체력을 다지면서 직업에 맞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하체 위주의 단련이 필요했어요.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 많이 느꼈거든요. 잔디에서 뛰어보니까 일반 러닝머신과 맨땅에서 뛰는 게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모래사장은 아니지만 훨씬 더 다리를 잡는 느낌이었어요. 축구선수들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죠. 항상 역할을 맡을 때마다 직업을 느끼면 존경심부터 들어요. 많은 선수들을 응원하게 된 계기가 됐죠.”



‘드림’은 162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영화 ‘극한직업’과 팬덤을 형성했던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박서준은 이병헌 감독을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내기도.

“이병헌 감독님을 너무 뵙고 싶었고, 함께 작업하고 싶었어요. 작품을 너무 좋아했죠. 제안을 주셨을 때 너무 감사했어요. 제 상태도 그랬고,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웠죠. 깊이 있게 생각하기보다 상황을 재밌게 표현하는 게 중요했어요. 그 부분도 재밌게 와 닿았죠. 감독님의 작품을 처음 알게 된 건 ‘스물’이었어요. 그 당시에 영화 시나리오들이 대부분 제 또래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작품이 없었거든요. 그 중에 ‘스물’이 나왔어요. ‘동년배들끼리 재밌게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주신 분이 누구지?’ 하고 봤더니 이병헌 감독님이셨어요. ‘스물’을 굉장히 좋아하게 됐죠. ‘멜로가 체질’과 ‘극한직업’도 재밌게 봤어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이야기, 위트 있는 연출까지. 특히 이병헌 감독의 작품은 ‘말맛’이 살아있다. ‘말’로 웃긴 이병헌 감독의 작품답게 ‘드림’ 역시 특유의 말맛이 가득하다.

“감독님이 좀 많이 믿어주신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 특별한 디렉션 외에는 제가 하는 부분에 ‘오케이’를 빠르게 해주셨죠. 오히려 축구 장면이 아닌 이상, 그날 하루 정해진 촬영은 빨리 끝났어요. 제가 말이 느린 편이라 쉽지 않았는데 익숙해지는 순간부터 재밌게 할 수 있었죠. 감독님께서는 홍대가 최대한 하찮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비속어를 섞은 것이면 좋겠다고 하셨죠. 순간순간에 그런 것들이 있었어요. 대사적인 건 리듬이었죠.”

박서준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로 아시아 전역에 큰 인기를 모으며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했다. 마블 영화 ‘더 마블스’까지 출연하며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기본적으로 제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에 특별히 감정의 변화가 있거나 그런 건 없어요. 그러나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훨씬 많아진 건 있어요. 그건 언제나 늘 감사했던 부분이죠. (관심이) 많아진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릴 수 있을까 늘 생각해요. 좋은 작품으로 돌려드리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많은 사랑을 주신 것에 대한 감사함이 커진 것 같아요.”



2011년 방용국의 ‘I Remember’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데뷔한 박서준은 어느덧 데뷔 11년차를 맞이했다.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데뷔 11년차,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슬럼프는 없었을까.

“데뷔 때가 그랬던 것 같아요. 데뷔 전에는 뭔가 시작이 안 되는 느낌이었죠. 1년 정도는 버틸 수 있었는데 오디션에 계속 떨어지니까 ‘나랑 안 맞는데 욕심 부리는 건가’ 생각이 들었어요. 희한하게 포기할 것 같은 마음이 생기면 뭔가 많이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 오디션 피드백이 좋기 시작했어요. 내가 너무 힘을 주고 있었나, 욕심을 내고 있었나, 독기를 품기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가야만 상대방도 그렇구나 생각이 들었죠. 바로 역할을 맡은 건 아니지만 피드백을 듣고, 다음을 기약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어요. 근래에는 에너지가 많이 떨어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동안 쉰 적 없는데 (작품이) 세상에 나온 게 없으니 정체된 기분이 들었어요. 좋은 평이든 혹평이든 어떤 반응이 있어야 에너지가 되고, 다시 하고 싶은 맛이 생기는데 그게 없이 쌓여만 있으니까. 4년 가까이 되니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드는 찰나가 있었어요. 너무 다행스럽게 개봉하는 날이 와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어요. 세상에 나오는 게 저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의미가 큰 것 같아요.”

박서준은 ‘드림’을 시작으로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 마블스’까지 대중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에게 ‘드림’은 무엇일까.

“저는 매번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안정적인 선택을 하고 싶진 않더라고요.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순간 안주하고, 발전할 수 없을 것 같고, 동기부여도 안 될 것 같았어요. 동기부여가 있어야 이 일을 하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때로는 무모한 도전일 수 있어요. 그게 주어졌을 때 그 순간에 도달할 때까지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기에. 저 같은 사람은 상황을 만들어 줘야 해요. 몸을 던져야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죠. 그래서 선택 자체를 과감하게 하려는 편이에요. 남들이 뭐라고 하던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제가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만 보여도 절반은 성공이니까. 계속해서 안정을 선택하는 사람이지 않았으면 하죠. 제가 여기서 열심히 할 수 있는 게 뭔가 계속 찾아가려 해요. 그렇게 안 하면 후회하니까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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