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아이유 “가수·배우, 불붙기까지 오래 걸려…책임감 커졌죠” [인터뷰]
입력 2023. 04.27. 15:52:03

'드림' 아이유 인터뷰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은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스크린 첫 데뷔작이다. 지난해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먼저 개봉했지만, 상업영화에 도전장을 내민 건 ‘드림’이 처음이다. 아이유는 “모두의 걱정보다 재밌게 잘 나온 것 같아 설렘과 기대를 안고 기다리고 있다”라며 설렘 반, 긴장 반 소감을 전했다.

“아무래도 제작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저도 단 한 번도 이런 적 없고, 감독님도, 누구도 코로나를 막지 못하는 상황을 겪었어요. ‘드림’이 처음으로 크랭크인 한 작 품인데 개봉은 ‘브로커’가 먼저였죠. 여러모로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다들 걱정이 있긴 했어요. 그러나 끝까지 ‘으›X으›X’ 해보자는 마음으로 개봉까지 오게 됐죠.”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로 연기력을 쌓은 아이유가 스크린 데뷔작으로 ‘드림’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때 당시 드라마를 사연 많은, 울 일도 많고, 약간 어두움 베이스인 캐릭터를 연달아 연기했어요. 사연 없고, 심플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을 때 너무 운 좋게 소민 역에 제안을 받았죠. 작품을 읽었을 때 소민 역할 뿐만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매력 있고, 메시지에도 공감이 갔어요.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죠.”



‘드림’은 162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극한직업’과 팬덤을 형성한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작품 출연을 결정하는데 이병헌 감독의 몫도 컸다고.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을 재밌게 봤어요. 감독님은 좋은 분인 것 같아요. 유쾌하고, 시니컬함이 있거든요. 감독님 대사가 그렇잖아요. 재밌고, 미소 지어지는데 어딘가 쿨함이 느껴졌어요. 제가 예상했던 것과 훨씬 더 섬세하고, 빽빽하게 계획을 세우시는 분이더라고요. 현장에서 믿고 따라가는데 믿음직스럽고, 든든했어요.”

이병헌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아이유는 그동안 쌓아온 연기력을 바탕으로 밝고, 당차면서도 현실적인 소민 역할로 완성해냈다.

“감독님의 디렉션에 많이 의지했어요. 리딩 때나 혼자 대본을 읽으면서 준비한 호흡보다 속도감 있는 걸 원하시더라고요. 현장에서 계속 배우들과 연습하고, 혼자 구석에 가서 연습하기도 했죠. 현장에서는 멘붕이 오는 순가도 있었어요. 말을 빨리해야하고, 잔동작도 있어야 했거든요. 소민이가 말하지 않을 때도 시끄럽고, 부담스럽게 움직이는 게 있었어요. 그날 현장에 가서 활용하는 과정이 신선하고, 어렵기도 했죠.”



소민은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사회생활 스킬 만렙인 현실파 캐릭터다. 그런 소민의 특징과 톤을 잡는데 이병헌 감독의 디렉팅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전작과 비교하면 ‘브로커’의 소영이는 어두운 캐릭터였어요. 하지만 소민이는 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소민의 텐션이 소영이의 텐션을 유지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웠죠. 이병헌 감독님의 도움이 컸어요. 그래서 어려움은 크게 없었죠. 상상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사연 없는 역할을 맡고 싶었는데 막상 사연이 아예 없으니까 오히려 만들게 됐어요. 상상해가면서 알게 모르게 성격을 조금씩 반영해가면서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아이유는 ‘드림’을 통해 처음으로 박서준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호흡이 어땠냐는 질문에 아이유는 “박서준은 진짜 매력적인 배우”라며 칭찬을 이어갔다.

“사담을 나눌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먼발치에서 볼 때마다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긴 호흡을 같은 텐션으로 유지하면서 한 번도 쳐지거나 그런 걸 본 적 없거든요. 유지하는 모습에 대단함을 느꼈어요. 연기할 때도 시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갑자기 요구하는 디렉션이 있는데 저는 헤매는 편이거든요. 서준 씨는 바로 캐치해서 ‘오케이’를 받아내는 편이었어요. 그걸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나중에는 저를 도와주시기도 했죠. 순발력과 재치를 보면서 정말 매력적인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본 적 없고요. 단 한순간도.”



아이유는 2011년 방송된 드라마 ‘드림하이’를 통해 연기에 발을 내딛었다. 스크린 도전장을 내민 작품은 ‘드림’으로, 지난 10년간 걸어온 배우로서 길과 비교했을 땐 어땠을까.

“‘드림’을 하면서 크게 배운 건 제가 준비해 온 연기에 기대면 안 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코미디 장르가 처음이기도 하고, 이병헌 감독님의 현장도 특성이 있는 것 같았죠. 호흡이 빨리 진행되기에 제가 예상한 것과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준비한 것에 기대어 있으면 ‘나만 늦어지는구나’를 느꼈어요. 준비는 하지만 현장에서 과감하게 버릴 수 있어야하더라고요. 무대 위는 사고가 안 나야하기에 여러 달을 거쳐 준비된 것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줘요. 현장에서는 제가 예측할 수 있는 대로 벌어지지 않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여러 경우의 수를 준비한다고 해도 여러 배우진들이 나오는 작품에서는 상대방의 대사 톤까지 예상하고 올 수 없잖아요. 상대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할 것인지 열려있어야 리액션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코미디가 가미되어 있기에 더더욱 그런 것 같았어요. 반드시 순발력이 있어야하는 구나를 느꼈죠.”

2008년 데뷔한 아이유는 다양한 곡들로 사랑 받으며 가수로서 최정상 위치에 있다. 배우로서도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그에게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실제 연차로 비교해도 가수를 일찍 시작한 것도 있어요. 그러나 데뷔하고 나서 불이 붙는데까진 (시간이) 걸렸거든요. 가수도 그렇고, 드라마 입성했을 때도 그렇고요. 그것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어요. 가수 생활을 했을 때도 무명시절이 있었고, 점차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성취감도 컸어요. 영화의 경우, 유독 운이 좋게 바로 첫 작품에 이병헌 감독님과 했고, 다음 작품에선 고레에다 감독님을 뵀어요. 같이 호흡을 나눈 동료, 선배들 또한 마찬가지죠. 운이 좋게 시작한 것 같아요. 더더욱 책임감과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셀럽미디어 전예슬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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