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디' 풋풋한 사랑의 기억에 스며든 장동윤[인터뷰]
입력 2023. 05.02. 16:11:46

장동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배우 장동윤이 약 9개월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말 대신 과묵한 액션연기로 승부를 봤던 전작 ‘늑대사냥’(감독 김홍선)과 다르게, 사랑에 빠진 싱그러운 청춘으로 변신해 돌아왔다. 풋풋한 설렘부터 웃픈 모습까지 연애를 할 때 불안하고 행복한 20대의 현실을 가감 없이 그려낸 장동윤은 관객들에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오는 1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롱디’(감독 임재완)는 서른을 앞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5년차 동갑 커플 도하와 태인의 언택트 러브 스토리. 장동윤은 극 중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이자 사랑꾼을 자처하는 태인의 남자친구 도하 역으로 분했다.

촬영 이후 1년 여의 시간이 지나서 ‘롱디’를 본 장동윤은 흡족해했다.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상적인 이야기인 만큼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자신감을 내비췄다.

“후반작업 시간이 꽤 걸렸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기대됐고 궁금증이 컸는데 재미있게 봤다. 제가 재밌다고 느껴야 자신감이 생기니까. 기대 이상으로 나온 것 같고 주위 반응도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영화가 어렵지 않고 무겁거나 심각하고 날카로운 주제를 다룬 게 아니라 일상에서 공감을 할 만한 로맨스 코미디이지 않나. SNS나 인터넷 문화를 통해 공감을 살 수 있는 것도 많이 재밌었고 매력있게 다가왔다.”

한국 영화 최초로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시도한 ‘롱디’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린 기기 속 화면만으로 전개돼 관객들에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이에 배우들도 기존의 현장과는 다른 촬영 기법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에 찍힘을 당하는 입장에서 장동윤은 직접 아이폰이나 고프로 등 디지털 기기를 들고 촬영하고 상상력을 동원해야하기도 했다.

“훨씬 더 어색했고 당위성을 찾아야하는 것이 숙제였다. 왜 노트북 화면을 닫지 않고 잠에 드는가. 노트북 화면을 보여주기 위한 하나하나의 이유를 찾아야했다. 영화적 허용이 돼서 넘어갈 순 있지만 격차를 줄이고 어색한 걸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카메라 구도는 어설픈 느낌으로 해야 더 리얼한 느낌이 나올 때도 있더라. 다른 영화를 찍을 때 더더욱 그렇지만 스크린 라이프는 얼굴이 화면에 꽉 차서 나오다 보니 감정선이 튀지 않게 잡아가려고 했다.”


영화에서는 편집 작업을 거쳐 이질감 없이 보이지만, ‘롱디’에서는 배우들이 오롯이 혼자서 연기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 상대의 반응 없이 혼자서 장면을 소화할 때는 어색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그럼에도 실제로 비슷한 나이대의 도하를 연기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장동윤이다.

“사전에 리허설하고 영상통화를 연습한 상태였는데 대사가 한쪽이 맞춰줘서 해야 하지 않나. 아무도 없는데 뭐라고 할지 상상하면서 했다. 아무도 없는 리액션이 또 적응되면 편할 수도 있겠지만 현타도 왔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다. 연기가 아니라 리얼한 현실을 보여준 것 같다. 촬영 방식에서도 촬영하듯이 조명 세팅하는 것보다 리얼하게 하다보니까 연기도 자연스럽게 날 것으로 나오게 되고 그런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롱디’에서는 SNS의 순기능 뒤 가려진 사회적 문제도 등장한다. 도하는 뜻하지 않게 한 사건에 연루되면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모습들이 SNS상에 박제되고 신상이 까발려지면서 난감한 상황을 겪게 된다. 이와 관련 장동윤은 도하와는 사뭇 다른 대처 방식을 언급했다.

“제 기억에 없는 거라면 무서울 것 같다. 도하도 영화에서 자기가 필름이 끊겼기 때문에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이 없으니 무서워하는데 결국에 비하인드가 밝혀지고 오해가 풀렸지만 저는 영상을 지우려 한다기보다 진실을 파헤칠 것 같다. 처음부터 그 영상에 찍힌 건 나 맞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찍은 사람을 찾을 거다. 처음에 도하는 본인이 술 취해서 그런 줄 알고 감추려고 했는데 저라면 감추지 않을 것 같다. 감출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당당하게 저 맞는데 어떤 부분에서는 오해가 있다고 해명할 것 같다.”


부정적인 이슈일지라도 SNS를 통해 유명세를 얻으면 인플루언서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된 요즘. ‘롱디’는 도하를 통해 원치 않은 관심을 받게 된 이후 웃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이에 장동윤은 SNS에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배우로서의 활동과 일상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짓고 싶다는 그의 굳은 신념을 엿볼 수 있었다.

“호재로 생각할 수 없는데 요즘은 워낙에 이슈화되는 것이 곧 돈이 된다. 이슈몰이를 하면 구독자가 늘어나기도 하고 그런 요즘 세대를 반영한 게 아닐까. 개인적으로 저는 호재는 아니라 생각하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SNS 활동은 더더욱 하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겼다. 사생활 공개를 정말 싫어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사적인 걸 활용해 무언가 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취어야한다. 장점만 취할 순 없지 않나. 책임도 져야하니까 단점을 생각했을 때 내 관점에선 안 하는 게 맞더라. 활용을 잘하시는 분들은 부럽고 존경스러운데 저는 아닌 것 같다.”

5년 간 사랑을 키워온 도하는 오랜 열애 끝에 태인에게 프러포즈를 할 계획도 세운다. 장수커플의 다음 단계는 당연히 결혼이라고 여겨오듯이 이들도 순탄히 결혼에 골인할 것 같았지만 둘의 상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에 장동윤은 자신의 결혼관과 연관 지어 이야기를 이어갔다.

“주위 환경 탓인지 종교적인 이유인지 모르지만 항상 결혼을 꿈꿔왔다. 다음 달에 한 살 많은 친형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 어릴 때부터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싶었다. 아기랑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가정을 일구는 게 인생 최대의 꿈이다. 주위에 그런 사람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그런 꿈을 꿔왔고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았다. 건강하게 가정을 이루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고민이 있다면 일적으로 더 쌓고 싶다. (결혼은)신중해야하기 때문에 아쉽지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그렇다고 일부러 무리해서 미루고 싶은 생각도 없다.(웃음)”


올해로 데뷔 7년차를 맞은 장동윤은 끊임없이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하며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상업영화, 독립영화, 드라마 등 장르와 작품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하는 장동윤은 늘 그래왔듯 배우로서의 자부심, 책임감을 드러냈다. 끊임없이 자아성찰과 자기검열을 하면서도 아직 ‘성장’을 판단할 때가 아니라는 장동윤. 그는 앞으로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예고했다.

“아직 성장을 점검한 단계가 아니라 생각한다. 부족함이 많아서 점검할 생각을 안 해봤다. 저한테는 작품 선정 기준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기준 뿐만 아니라 복합적으로 스케줄, 컨디션, 다른 캐스팅 상황 등등 수십 가지 수백 가지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지금은 제가 가지고 있는 기준들을 토대로 작품을 열심히 해서 내가 조금 더 성장하고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는 때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많이 하려고 하고 있다. 저는 대중문화예술을 하는 사람이니까 대중들을 기쁘게,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최대 목표고 그럴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롱디’는 완연한 봄을 느끼기 좋은 날씨에 때맞춰 개봉한다. 장동윤은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롱디’가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봄처럼 따뜻한 영화가 되길 바랐다.

“어렵고 복잡하지 않은 영화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영화를 통해서 나의 사랑은 어떠했는가, 내 사랑은 지금 어떠한가. 한 번 더 풋풋한 사랑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현재 사랑하는 사람들은 점검하면서 재밌게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가볍고 귀여운 영화니까 재밌게 웃으면서 보셨으면 좋겠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트웰브져니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