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달' 공정환 "욕받이 남편, 신나게 욕 먹어 좋았다"[인터뷰]
입력 2023. 05.17. 08:15:00

공정환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욕받이가 돼서 시청자분들께서 그 나름대로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힐링이 되셨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배우 공정환이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달'이 남긴 의미에 대해 이 같이 답했다.

공정환은 1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종이달'(극본 노윤수, 연출 유종선 정원희)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종이달'은 숨 막히는 일상을 살던 여자 유이화(김서형)가 은행 VIP 고객들의 돈을 횡령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서스펜스 드라마다. 공정환은 남편 최기현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최기현은 명예와 사회적 성공이 인생의 목표이며 고분고분하고 아름다운 아내 유이화를 유용하게 생각하지만, 항상 자격지심이 있는 인물이다.

분노 유발 남편으로 활약한 그는 종영 소감을 묻자 "12월 말에 촬영이 끝났다. 실감이 안 났는데, 방송을 보면서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욕을 신나게 많이 먹었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욕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5주 동안 정말 즐겁게 보냈다. 와이프도 칭찬을 잘 안 해주는 데 이번에 '잘했다'라고 이야기해 줬다. 주변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오랜만에 동료 배우들도 연락이 왔더라. '재밌었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또, 인터넷에 '종이달' 최기현 관련 숏폼 콘텐츠들이 많이 돌아다니더라. 감사할 따름이다."



'종이달'은 가쿠다 미쓰요가 쓴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과는 다르게 각색된 부분이 많았다고. 원작 소설을 정독했다는 그는 "최기현은 원작 속 인물과는 정말 다르다. 최기현은 원래 이화 집 운전사의 아들이다. 그러다 최기현의 엄마가 투자를 잘해서 부를 얻게 된다. 상황이 역전된 최기현 가족이 이화 네 집 빚을 갚아주고, 이화와 결혼한다. 이런 설정들이 원작에는 전혀 없다. 최기현은 이화와 결혼한 후에도 어릴 때부터 있던 자격지심이 있는 인물이다. 부부가 됐을 때 그게 계속 발현되는 거다. 그걸 '사랑'이라고 착각하고 행동하는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최기현은 아내 유이화를 가스라이팅 하는 남편이다. 공정환은 "연기하는 입장이었지만 저 역시 최기현이 이해되지는 않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단순하게 딱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이 사람을 이렇게 쓴다'라고만 생각했다. '평소에는 이렇게 보였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했다. 그것만 가지고 연기했다. 이화는 이화만의 감정을 따라가고, 그 과정에서 최기현은 하나의 장치다. 상황에 따라 달리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고민을 많이 했다. 스트레오 타입 인물로 보이지 않기 위해 감독님과 김서형 선배와 고민을 나누며 찍었다"라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말했다.

최기현을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특별히 신경 쓴 부분에 대해 묻자 "밥 먹는 신만 8~9번 정도 나왔다. 밥 먹는 신을 하면서 다 다르게 표현해야 하지 않나. 밥을 먹으면서 '나쁜'말을 해야 한다. 굉장히 힘들더라. 어떻게 하면 더 더 자연스럽게 보일지, 더 날이 서게 보일지 고민하면서 아이디어를 냈다.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셔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그중에서도 인터넷 상에서 화제가 됐던 신은 최기현과 유이화가 고급 레스토랑에서 '트러플 푸아그라 소스 에스카르고'(달팽이 요리)를 먹는 장면. 최기현은 유이화가 달팽이 요리를 제대로 먹지 못하자 "뭐야 당신. 사람 창피하게"라며 구박한다.

화제의 신에 대해 묻자 공정환은 "김서형 선배가 그 장면에서 '진짜 기분 나쁘다'라고 하시더라. 저 장면에서 최기현이 '씁' 하면서 입으로 소리를 낸다. 대본에 없던거다. 김서형 선배가 그걸 듣더니 '굉장히 기분 나쁘다'라고 하더라(웃음)"라며 촬영장 에피소드를 전했다.

최기현의 얄미운 '반존대'(존대와 반말을 섞는 것) 말투도 공정환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다. 그는 "원래 대본에는 다 존댓말이었다. 15년 같이 산 부부 아니냐. 너무 존댓말로만 하니까 한편으로는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 계속 존댓말을 하는 것보다 '반존대'로 하니까 더 기분 나쁘게 들릴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어떤 남편일까. 공정환은 "실제로는 말 잘 듣는 남편이다. 아내에게 용돈을 받아서 쓴다(웃음). 아이들의 말도 잘 듣는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1994년 모델로 데뷔한 공정환은 1976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 47세다. 2006년 드라마 '소울메이트'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신입사관 구해령' '헤일로' 영화 ‘공조’ ‘창궐’ ‘전우치’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파라마운트+ 오리지널 시리즈 '헤일로'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진출하기도 했다.

"불러준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좋냐. 마음먹은 게 하나 있다. 70세까지 100 작품을 하는 거다. 1년에 네 작품씩은 꼭 하려고 한다. 지금 차근차근 해내고 있다. 웬만하면 안 쉬려고 노력한다."

차기작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사극도 있고 하반기에 드라마도 출연을 확정 지은 게 있다"라고 귀띔했다.

"열심히 자기 일 잘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우리 아빠 배우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스타'가 되고 싶은 건 아니다. 배우를 업으로 하는 '가장'이다. 가족들을 잘 건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행복하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더셀럽 주요뉴스

인기기사

더셀럽 패션

더셀럽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