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화사의 '방탕해지겠다' 선언과 외설 논란
입력 2023. 05.17. 16:28:30

화사

[유진모 칼럼] 걸 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27)가 '예술이냐, 외설이냐?'의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tvN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 촬영의 일환으로 성균관대학교 축제 무대에 올라 매우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였기 때문이다.

핫팬츠를 입고 무대에 오른 그녀는 로꼬와의 듀엣곡 '주지마'를 부르던 중 다리를 벌린 채 앉아 혀로 핥은 손을 특정 부위에 갖다 댔다. 객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온라인을 통해 '직캠'이 퍼지면서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선을 넘었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후 온라인 상에서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화사나 '댄스가수 유랑단' 측은 아직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과연 표현의 자유일까? 과도한 상업적 의도에 의한, 예술을 빙자한 외설 행위일까?

먼저 국내 법에는 공연음란죄라는 게 있다. 공공연하게 음란한 행위를 하는 죄이다. 바바리맨부터 2005년 MBC '음악캠프' 생방송 때 인디 밴드 멤버 두 명이 하의를 벗고 성기를 노출한 사건까지 모두 해당된다. 물론 후자는 더욱 큰 사건이었지만.

화사의 공연은 생방송이 아니고, 편집 과정을 거쳐 윤색될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흥에 겨운 해프닝일까? '인 더 그루브'(음악적 열정이 극에 달함)에 의해 과잉된 감정에서 그런 퍼포먼스가 절로 나온 것일까?

요즘 가수들을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물론 정통 예술가와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데 있어서 뭐가 다르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먼저 단어의 정의부터 살펴본다.



예술은 기예와 학술이다. 기예는 기술과 예술이다. 학술은 학문과 기술이다.(이상 표준국어대사전) 뭔가 말장난 같다. 그런 사전적 정의를 배제한 채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인지하는 예술은 미술, 클래식 음악, 전위 예술, 뮤지컬과 연극 등 각종 클래식 공연의 범주이다.

굳이 대중음악이라고 지칭하는 이유는 전술한 예술적 표현이나 공연과 구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함에 따라 예술의 한계도 변했다. 20세기에 예술 영화와 아트 록이라는 장르가 유행하면서 영화이든 대중음악이든 클래식 못지않은 수준이라면 당연히 예술로 인정해 주는 쪽을 바뀌었다.

21세기 들어 K-팝의 전성기를 맞아 아예 아이돌 가수부터 배우까지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화사의 행위는 예술일까?

한때 국내 영화계에 에로 장르가 창궐할 때 '예술이냐, 외설이냐?'라는 카피가 유행한 적이 있다. 외설은 몰라도 적어도 예술은 아니었다. 스크린에서 나신을 보여 주거나 남녀의 정사 신을 삽입할 때는 감독의 예술적 의도가 분명해야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시의 에로 영화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하고, 성적 대리 만족을 줌으로써 돈을 벌고자 하는 의도가 충만했다. 최소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정도는 되어야 외설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예술적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197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 록 밴드의 콘서트가 전성기를 구가했을 때 별의별 밴드들이 다 있었다. 무대 위에서 새의 머리를 물어뜯는 밴드(오지 오스본)가 있었는가 하면 자위행위를 하는 밴드도 있었다.



그렇다면 화사 정도야 약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당시에는 도덕적 가치관이 지금처럼 확고하지 않을 때였고, 게다가 미국이었다. 화사는 록 밴드도 아니다. 한때 국내외 록 밴드 멤버들 중 다수가 마약에 손을 대며 그 이유를 '인 더 그루브'라고 든 적이 있다.

음감이 좋아지고 창의력이 향상되며 연주력 또한 신기에 가까워진다는 핑계였다. 그것마저도 이제 안 통하는 시대이다. 물론 일반인보다 노래도 잘 부르고, 춤도 잘 추고, 끼도 다분하니 아이돌을 하는 것이다. 그 능력은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날 때부터 스타는 아니다. 옆집 아이들과 똑같은 평범한 신분으로 동등한 인권을 가지고 태어나 어찌어찌하다 보니 오늘에 이른 것이다. 모든 직업에는 도덕과 수위라는 게 있다.

만약 그날 무대가 나이트 클럽이었다면 외설 논란은커녕 아예 회자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대학교 축제였다. 물론 대학생은 성관계를 할 나이이고 안 할지라도 성인 콘텐츠와의 접촉에서 자유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사가 과했던 이유는 그게 '학교' 축제 무대였다는 것이다. 성관계 파트너를 찾기 위해, 혹은 젊음을 불사르기 위해 찾는 클럽이 아니라 학문의 전당에서 청춘을 찬양하고 공부의 스트레스를 풀자는 축제였다.

그녀의 그동안의 의상과 SNS 활동을 볼 때 '방탕해지겠다.'라는 선언은 새삼스럽지 않다. 가수도 연기해야 하니 그 콘셉트의 지향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대중에게 즐거움을 준다면 칭찬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신성한 아카데미에서는 아니었다.

[유진모 칼럼 / 사진=셀럽미디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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