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뜻미지근한 '택배기사', 혹평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OTT리뷰]
- 입력 2023. 05.19. 07:00:00
-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한국형 디스토피아물의 한계일까. '택배기사'도 결국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공개와 동시에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쏟아졌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반응도 기대보다는 뜨뜻미지근하다.
택배기사
지난 12일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택배기사'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이후의 세계) 세계관을 다룬다. 250억 원의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이 작품은 '사막화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택배만을 이용해 생존해야 한다'는 독특한 소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런 세계관이 다소 낯설긴 해도 기존의 여러 디스토피아물을 이미 접한 시청자들에게는 그리 어렵게 다가오진 않는다. 더군다나 '택배기사'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세계관을 더 쉽고 단순하게 풀어내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다만 아쉽게도 빈틈이 많아도 너무 많다. 원작 웹툰을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세계관을 한층 더 세밀화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이다. 빈약한 세계관은 온전히 극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인물들의 서사 역시 부족하고, 인물들 간의 관계성과 감정선이 충분히 그려지지 않아 공감하기 힘들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이야기의 연결고리 또한 촘촘하지 못하다. 그런 상태에서 급 발진하는 이야기 전개는 마치 머리채를 잡힌 채 억지로 끌고 가는 느낌을 준다.
일부 시청자들은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가 없다는 점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군 정보사 소령 설이(이솜), 대통령(진경), 블랙 나이트의 일원 '4-1'(이이담) 등 몇몇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나오긴 하지만 구색 맞추기식 정도로만 존재하고 부수적 역할에 그쳤다는 평이다. 원작 팬들은 여성이 주인공이었던 원작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주요 캐릭터들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국내 혹평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성적은 준수한 편이다. 지난 17일 ‘넷플릭스 톱 10 웹사이트’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공개 단 사흘 만에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국가별로는 한국을 비롯,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집트, 홍콩, 필리핀, 브라질 등 65개 나라의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K-콘텐츠에서 많이 다루지 않았던 신선한 볼거리가 해외에서는 좋은 평가를 얻은 모양새다. 배우들의 열연도 한 몫했다. 특히나 전설의 택배기사 '5-8'역으로 활약한 배우 김우빈만큼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았다. 다만, '오징어 게임' 등으로 인해 이미 K-콘텐츠에 대한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진 일부 해외 팬들은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실망감도 큰 법이다. 안타깝게도 '택배기사'는 대작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새로운 시도 자체는 좋았다'라고 무조건적인 박수를 쳐주기엔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됐다.
[셀럽미디어 박수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