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거제→대전, 미역·바지락장떡·토하·민물새우탕[Ce:스포]
입력 2023. 05.25. 19:40:00

'한국인의 밥상'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작다고 허술하지 않은 존재들 크지 않아서 더 친근한 녀석들. 뭉치고 의지하는 우리네 인생처럼 야무지게 살아내는 미물들을 만나다.

25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609회에서는 '맛의 재간둥이, 작지만 야무지다! 자잘하고 깊은 맛의 습격! 민물새우 '토하'의 풍미 한 상' 편을 그린다.

생태계라는 촘촘한 먹이 사슬은 작고 연약한 녀석들로부터 고리를 이어 나간다. 작을수록 똘똘 뭉쳐 포식자에게 저항하는 녀석들의 모습은 강인한 생명력에 대한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작은 몸집에 저마다의 맛과 향을 꽉 채우고 있으니 ‘옹골차다’ 할 수밖에!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작지만, 야무진 녀석들이 우리의 밥상 위에서 어떤 재주를 부려 제 몫을 해내는지 살펴본다!

견내량 해협을 지켜온 자잘한 것들!– 경상남도 거제시

견내량 해협은 이순신 장군이 거센 물살과 좁은 지형을 이용하여 통쾌한 승리를 거둔 한산대첩의 무대가 된 장소다. 임진왜란 당시에 병사들의 일용한 군량이 되어 준 미역은 여전히 지역민들의 소중하기 그지없는 수입원! 견내량 해협을 따라 자리한 광리마을의 주민들은 20일간의 짧은 미역 철이 찾아오면 ‘틀잇대’라고 부르는 전통 어구를 이용한 미역 채취에 나선다.

9m 길이의 장대를 거센 조류에 넣어 손수 미역을 감아올리는 전통 방식의 작업은 온 힘을 사용해야만 하는 고된 노동이다. 기계를 사용할 때보다 채취량도 적지만 전통과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광리마을 주민들이 대를 이어 지켜온 방식이다. 그 덕에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 채취어업은 국가 중요 어업 유산에 지정되었다.

광리마을의 미역 채취어업이 이어질 수 있게 해준 버팀목, 갯벌에 사는 바지락은 깊은 바다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개체보다 크기는 작지만, 아직까지 쏠쏠한 벌이가 되어 주는 고마운 녀석들이란다. 특히 반찬 마련할 시간조차 없는 미역 철에는 할매들이 캐온 바지락이 귀중한 찬거리가 된다. 쫄깃쫄깃한 바지락을 한가득 넣고 짭조름한 된장으로 간을 한 바지락 장떡은 만들기도 쉽고 영양분도 풍부해 일하는 사이사이 밥 대신 먹기 제격이다. 그리고 갓 채취한 생미역에 담백하고 고소한 공멸조림 한 숟가락이면 하루종일 선창과 바다를 종횡무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단다. 적고, 작은 것들의 소중함을 알고 귀하게 여기는 광리마을의 옹골찬 밥상을 만나본다.

거제도 부부의 행복 모아 태산! – 경상남도 거제시

어스름한 궁농항, 박행석 선장은 남들보다 일찍 파도를 깨우며 뱃길을 달린다. 박 선장이 서둘러 도착한 곳은 바다 가운데 펼쳐놓은 멸치잡이 어장. 박 선장이 하는 정치망 어업은 전통 죽방렴과 같은 원리로 생선을 손상 없이 수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어장에 무엇이 들지는 알 수 없다는데. 오늘도 역시 박 선장의 어장에 뜻밖의 손님이 방문했다. 멸치의 포식자 전갱이부터 멸치와 비슷한 생김새의 정어리까지. 예상치 못한 손님으로 배를 가득 채운 박 선장이 만선의 뿌듯함을 나눌 1순위는 뭍에서 기다리는 아내 둘순 씨다!

남편의 무사 귀환을 기도하며 기다리던 둘순 씨, 가득 쌓인 생선이 들어오자 가공작업을 도맡은 둘순 씨의 손이 바빠진다. 배에서 내린 즉시 삶아서 말리는 것이 신선도를 유지하는 비법이기 때문이다. 이어 둘순 씨는 흔들리지 않는 기둥처럼 곁을 지켜준 남편 행석 씨를 위해 애정 듬뿍, 감사함 가득 담아 한 상을 차린다. 새벽 조업의 고단함 달래주는 멸치배추된장국에 행석 씨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인 산초멸치젓갈무침까지 올리면 남편 입에서는 “최고” 연발! 소주와 땡고추를 갈아 넣은 대멸치튀김은 행석 씨를 위해 개발한 별미라는데. 소소한 행복을 쌓아 큰 기쁨을 누리는 거제도 부부를 만난다.

작은 몸에 숨긴 짙은 흙내음! – 대전광역시

민물새우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 토하! 씹으면 입안에 퍼지는 기분 좋은 흙내음은 토하라는 이름에 걸맞은 풍미를 자랑한다. 1급수에만 사는 귀한 녀석들을 기르기 위해 30여 년간 생육환경을 가꿔온 오택환 씨 역시 토하의 매력에 푹 빠진 한 사람이다. 건축업에 종사하던 중 추락사고를 겪고 만난 작은 녀석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채워주는 동시에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 힘이 되어 주었다. 그렇게 토하에 매달려 보낸 세월이 30년, 이제 새우탕은 눈감고도 끓일 수 있다는데. 토하로 낸 시원한 국물에 수제비 뚝뚝 잘라 넣으면 온 가족이 달려들어 해치운다는 택환 씨표 민물새우탕 완성이다.

토하가 맺어준 소중한 인연도 있다. 오택환 씨 부부에게는 이제 딸이라는 호칭이 더 편해진 박서은 씨다. 코로나로 인생의 위기를 맛본 서은 씨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민물새우 전문점을 열면서 알게 된 세 사람. 판매자와 구매자로 만난 사이지만 열심히 살아보려 애쓰는 서은 씨에게 따뜻한 도움을 건네며 택환 씨 부부와 서은 씨는 가족의 정을 쌓게 되었다.

종종 양식장에 놀러 오는 서은 씨는 택환 씨 부부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토하로 음식을 만들어 드린다는데. 토하 하면 빠질 수 없는 토하젓! 소화에 탁월해 소화젓이라는 별명도 있다는 토하젓에 서은 씨의 비법을 더하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내는 토하젓무침 완성! 영양덩어리인 마를 갈아 토하를 잔뜩 넣고 부쳐내는 산마토하전은 농사지으랴 새우 키우랴 언제나 바쁜 아버지, 택환 씨를 위한 보양식이다. 뭉치면 힘이 되는 자연의 법칙을 인생살이에 녹여내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셀럽미디어 김희서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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