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대' 서지혜 "배우로 나아가는 과정 중" [인터뷰]
입력 2023. 06.07. 16:02:14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연애 리얼리티 '하트시그널'로 먼저 얼굴을 알린 서지혜. 이제는 '배우' 타이틀을 내걸고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순수한 매력의 이순애 역으로 그대로 녹아들어 주연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그다.

KBS2 월화드라마 '어쩌다 마주친, 그대'(극본 백소연, 연출 강수연·이웅희/ 이하 '어그대')는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로 과거 연쇄살인 사건의 진실을 찾아 나선 윤해준(김동욱)과 백윤영(진기주)이 서로 목표가 이어져 있음을 깨닫고 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서지혜는 극 중 윤영의 젊은 시절 엄마이자 순수한 매력의 문학소녀 이순애 역을 맡았다. 그는 "이 작품은 스릴러지만, 다른 스릴러들과 차별화됐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사건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기획 의도에서 '사건보다는 사람이 남기를 바란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며 "범인이 누군지 찾는 게 중요하지만, 캐릭터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은 작년 11월에 끝났다. 시간이 지나고 완성된 작품을 보는 게 새롭고 신기하다. OST도 너무 좋아서, 음악이랑 합쳐지니까 새로운 걸 보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연쇄살인이 발생하면서 마을 내 범인 찾기가 중심 내용으로 흘러가지만, 엄마와 딸 그리고 가족 간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면서 따뜻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엄마와의 장면을 보고 울컥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엄마의 어린 시절을 한 번도 상상하지 않았는데, 아름다워서 더 슬펐다. 작품을 하면서 엄마의 소녀 시절을 생각하게 됐다. '엄마의 꿈은 뭐였을까' '엄마는 무엇을 좋아했을까?' 등. 엄마도 '잘 보고 있다'고 했는데, 보면서 좋아하셨을 거 같다. 윤영의 시선으로 엄마를 보는 장면이 있는데 엄마가 제가 표현한 순애를 더 이입해서 본 거 같다. 그래서 더 애틋함이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서지혜에게 순애는 첫 주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노력을 많이 했다. 순애는 사랑을 처음 느껴보는 거라, 하나하나 그대로 다 받아들이려고 했다. 저도 그동안 느껴보지 않은 그런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더 나이보다 풋풋하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또 80년대 시대상을 반영하기 위해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썼다고. 서지혜는 "순애가 치마를 많이 입는데 어떨 때는 색이 조화롭기도 하고 부조화롭기도 한다. 색깔 핀을 많이 활용했는데 이런 아이템이 귀여웠다. 저도 어렸을 때 엄마가 핀을 많이 찔러줬는데, 그때 유행이 그랬나 보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옛날의 생활이나 문화가 매체를 통해 많이 노출되기도 했고, 제 나이가 엄마와 MZ세대 사이에 있어서 과도기를 지난 거 같다. 모래에서 인공 잔디밭이 되고 슬라이드 휴대전화에서 터치가 되고, 다 봤던 것들이라 추억이 됐다"고 덧붙였다.

노력처럼 서지혜는 이순애 그 자체였다. 특히 배우들과의 합도 몰입감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그는 "성향도 비슷하고 다들 선한 사람들이 모여서 너무 좋았다. 아직도 연락하면서 지낸다"고 귀띔했다.


모녀로 만난 진기주와 호흡에 대해선 "모든 면에서 몰입도를 높여 주는데 감사한 분"이라며 "현장에서도 같이 붙어 있다 보니까 많이 친해졌다. 언니랑 통화도 자주 했는데, 고민을 많이 들어주곤 했다. 댓글에서 이지현, 진기주는 물론 자매로 나오는 홍나현과 닮았다고 하더라. 우리 케미가 좋아서 그랬나?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로맨스 케미를 보여준 희섭 역의 이원정과는 "나이 차이가 좀 나서 혹시라도 이입이 안 되고 방해가 될까 봐 걱정했는데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형, 누나들이랑 잘 어울리더라. 그래서 고마울 만큼 편했다. 평소에도 저를 많이 챙겨줘서 희섭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지혜는 채널A 연애 예능 '하트시그널 시즌1'을 시작으로 '내 이름은 강남미인', '크라임퍼즐',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등으로 배우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는 이번 작품을 맡으면서 '신인 배우'라기보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로서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서지혜는 "주연이라는 느낌은 사실 모르겠다. 너무 감사하고 큰 역할인 건 맞지만, 아직 작품을 이끌어나가는 자리라기보다 배울 것이 많은 거 같다. 선배님들의 도움도 굉장히 컸고 하나씩 하나씩 나아가고 있는 과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들을 보면서 주, 조연이라는 게 무색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캐릭터마다 매력이 넘친다. 선배님들이랑 같은 배우로서 함께 호흡 맞추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컸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그는 캐릭터로서 기억되는 자체가 좋았다. 서지혜는 "'하트시그널' 이후 6년 만에 다시 언급되는 거 같아 신기했다. 이전에는 지우고 싶은 수식어였다. 괜히 내가 튀면 피해가 될까 봐 지나가는 역할로만 봐줬으면 했다. '크라임 퍼즐'부터는 잘 못 알아보시는 거 같아서 좋았다. 극 중 캐릭터로 잘 녹아들었나보다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제 배우로서 시작한 느낌"이라는 서지혜는 "부모님이 처음에는 반대하셨다. 허락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서 학교도 갔다. 정말 자신할 수 있는 건 어떻게 그렇게 살았지 싶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어그대'는 최근 방송된 12회 시청률이 전국 가구 기준 4.6%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총 16부작으로 현재 4회만을 남겨 두고 있다.

서지혜는 "많은 분이 현실에 치이면서 힘들게 살고 있는데, 나만 챙기기에도 여유가 없는 상황 속 이 드라마를 통해서 우리 가족을 비롯해 모든 관계에 대해 둘러보게 되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 각자의 시선에서 이입되는 작품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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