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돌아온 이나영 "모든 게 완벽했다"[인터뷰]
입력 2023. 06.09. 08:00:00

이나영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배우 이나영이 돌아왔다. 강렬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소소하고 담백한 '박하경 여행기'로 4년의 공백기를 꽉 채웠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극본 손미, 연출 이종필)는 사라져 버리고 싶을 때 토요일 딱 하루의 여행을 떠나는, 국어 선생님 박하경(이나영)의 예상치 못한 순간과 기적 같은 만남을 그린 명랑 유랑기다.

"감독님이 '8편의 앨범, 영화 같다'고 했을 때 왜 그렇게 예쁘게 말했는지 알겠더라. 두고두고 꺼내볼 수 있을 거 같다. 쉬우면서도 같이 교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어 주셨다. 모든 게 완벽했다. 짧은 미드폼의 구성도, 요즘 시대에 맞는 러닝타임, 과하지 않은 담백함이 있다."

처음 접한 구성의 작품은 그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오는 소소함과 공감 가득한 각 에피소드는 이나영은 물론 시청자들의 몰입을 더 높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큰 힘은 '공감'이었다.

"거한 느낌보다 재밌어 보였다. 모든 인물이 주변에 있는 사람들 같아서 첫눈에 반했다. 매회 분위기와 주제가 달랐는데, 마지막 회에서 진솔과의 과거를 떠올리며 여행이 쓸모없다고 생각했지만, 느끼는 감정들이 있다고 했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동네 친구를 시간이 지나 이제는 볼 수 없다는 것 등 많이들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떠난 여행 중 예상치 못한 만남과 대화는 모두에게 짙은 여운을 남긴다. 공감 포인트가 많아서였을까. 이나영 역시 연기하는 내내 감정이 올라와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선우정아와 바위에 앉아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눈을 보고 있기만 해도 울컥했던 거 같다. 모든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 많이 느껴졌던 거 같다. 오히려 더 정해지지 않아서 감정이 올라온 거 같다. 한예리가 '라구라구'라고 외치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나서 계속 감정을 덜어냈다. 길해연 선생님과 했을 때도 많이 쏟아졌다. 캐릭터를 생각해서가 아닌 사람을 통한 감정이 있었던 거 같다."

이나영이 박하경 역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은 여백이었다. 자연스러운 행동, 감정이 필요했고, 이렇게 정해지지 않은 감정을 통해 상황 속에 그대로 녹아들기를 원했다. 그래서 더 이나영 같은 '박하경', '박하경' 다운 이나영으로 완성됐다.

"거하게 캐릭터를 잡은 게 없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은 박하경이라는 캐릭터가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서사가 깊은 캐릭터를 해왔는데, 박하경은 국어 선생님이라는 것 외에는 없었다. 특별한 장치가 없어서 어려웠지만, 현장에서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완성됐던 거 같다. 그래서 더 재밌기도 했고 신기했다."

특히 영화제를 방불케 하는 특별출연 배우 라인업이 화제를 모았다. 매회 각기 다른 캐릭터와의 만남을 통한 이야기로 따뜻한 힐링을 선사했다. 길해연을 비롯해 구교환, 박세완, 박인환, 서현우, 선우정아, 신현지, 심은경, 조현철, 한예리 등과 호흡에 이나영은 '행운'이라고 표현했다.

"너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캐스팅될 때마다 팬심으로 보게 됐다. 연기 호흡은 각자 너무 달라서 뭔가 화학작용이 있었다. 케미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고, 어색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


특히 로맨스 호흡을 맞춘 구교환과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을 연상케 하며 설렘을 전했다. 마무리되지 않은 두 사람의 이후 이야기를 더욱 궁금케 했다.

"구교환에게 치명적인 매력을 요청했다. 다른 데서는 보지 못한 치명적인 아이콘으로 보이도록. 단순한 어떤 것이 아니라 이상한 무언가 나와야 했다. 답은 없었지만, 긴장감이 있었다. 구교환과 긴 대화 장면을 보고 주변 사람들이 '너랑 얘기하는 거 같다'고 해줬다. 어색함 없이 잘 흘러간 거 같아서 다행이다. 워낙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라 비슷했던 거 같다."

지난 2019년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이나영. 긴 공백기를 의도한 것은 아니다. 항상 준비하며 인연이 되는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딱 맞는 타이밍에 '박하경 여행기'를 만나게 된 것.

"정해놓고 작품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꾸준히 시나리오를 읽고 기다리는 것들이 있다. 서로 잘 맞아야 되니까 항상 준비하고 있다. 저는 단순한 사람이라서 보고 꽂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나를 자극하거나 재밌겠다 싶은 것들을 좋아한다. 열어두는 편이다. OTT라고 해서 별다른 건 없다. 연기하는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다."

'박하경 여행기'는 이나영에게도 만족스러운 여행이 됐다. 8번의 동행을 통해 많은 경험과 감정을 느끼게 됐다. 해남부터 군산, 부산, 속초 등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며 일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풍성한 볼거리로 대리만족과 힐링을 선사하며 시즌2에 대한 기대를 자아낸다.

"많은 경험과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감사하다. 촬영하느라 몰랐지만, 정리되고 하니까 저도 즐겁고, 느끼게 해줬다. 감정들이 채워지면서 살아 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시즌2에 대해 다행히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감사하다. 재밌게 보게 된 거 같다. 내가 박하경인데 해야되지 않을까 싶다. 제목을 그렇게 만들어서."

[셀럽미디어 허지형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웨이브,더램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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